- 영화는 음악 등 종합 교육 매체로
- 공동체·민주주의도 배울 수 있어
- 여러 기관 협력으로 보편성 높여
- 영화도시 부산 이어갈 원천 기대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BIKY)가 지난 13일 15번째 여정을 마쳤다. BIKY에게 제15회 영화제는 여러모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한 상태로 영화제를 치른 것은 물론 민간 이사장 체제로 전환한 후 첫 행사였기 때문이다.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BIKY) 곽노현 이사장이 BIKY의 가치와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선출 후 첫 영화제를 무사히 치른 곽노현(66) 이사장은 최근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에도 BIKY를 즐기러 오신 ‘BKIK팬’들이 많았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님, 선생님 같은 성인 관객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영화와 교육이 함께하는 BIKY의 가치를 알아보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는 최고의 종합 교육 매체입니다. 시나리오·주제곡·영상·기술만 생각해도 국어·음악·미술·과학 같은 과목을 포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접할 수 있는 것은 기본이고요.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도덕과 윤리를 만난다는 것입니다. 관객은 영화를 보면서 등장인물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지 혹은 어리석게 구는지 계속해서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곽 이사장은 공동체 교육과 민주주의 교육 역시 영화를 통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는 나 홀로 만들고 즐기는 것이 아니다. 15분짜리 단편 영화 하나를 만들려 해도 전체 학급이 동원돼 함께 고민해야 한다. 또 영화 감상 후 토론은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배울 기회”라며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만 있어도 쉽게 영화를 보고 또 누구나 찍을 수도 있는 세상이기에 관련 교육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부각될 교육 가치 역시 ‘공동 선’이라는 게 곽 이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코로나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All for One, One for All’이다. 개인이 모두를 위하고, 모두가 개인을 위하지 않으면 안전하지 못한 세상”이라며 “이타적인 마음과 공공성에 대한 교육이 가속 페달을 밟을 때”라고 했다.

BIKY와 부산을 영화 교육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부산은 성인을 위한 BIFF, 아이들을 위한 BIKY가 있고 영화 제작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 부산의 영화인이 지역 학생과 만나는 영화 교육이 보편화 되도록 다양한 기관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은 BIKY’를 만들어 전국 각지의 학생들이 영화 교육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목표”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곽 이사장은 “BIFF보다 BIKY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하지만 BIKY를 통해서 영화 꿈나무를 기를 수 있다. 이것이 BIFF와 영화도시 부산을 이어갈 수 있는 원천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보다 큰 응원과 관심을 보내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 출신인 곽 이사장은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서울시교육감 등을 지냈다. 2016년부터는 징검다리교육공동체 이사장을 맡아 민주 시민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BIKY 초대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