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래부사접왜사도 등 1만여作 보유
- 레저·관광 연계, 아카데미 개설도

“우리 민족의 전통과 얼을 소중히 간직하고 역사의 폭을 넓힐 기회를 제공해 부산이 문화도시로 거듭나는 데 조그만 힘이라도 보태고 싶습니다.”

해성아트베이 김종신 회장이 ‘조선을 만나다’ 특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해성아트베이 김종신(72) 회장은 평생 수집한 미술품을 시민과 함께 나눌 기회를 갖게 된 것이 감격스럽다고 밝혔다. 해성아트베이는 부산 남구 옛 용호만 유람선 터미널을 리모델링해 지난 1월 복합문화공간으로 문을 열었다. ‘해성(海成)’은 김 회장의 아호로, 해양도시 부산의 바닷가에 전시공간을 만들어 우리 문화예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겠다는 김 회장의 의지가 담겼다.

해성아트베이는 삼국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고미술품 1만여 점을 보유하고 있다. 모든 작품은 김 회장이 60여 년간 국내는 물론 중국과 미국 등 전세계에서 수집한 것이다. 김 회장은 “고미술 애호가였던 부친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선조들의 숨결을 배우는 것을 좋아했다. 세계 유수의 경매회사를 통해 구입한 작품도 있고, 사정상 미술관 설립을 포기한 컬렉터로부터 기증받은 예술 작품도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성아트베이가 여느 전시공간과 다른 점은 시민이 손쉽게 고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여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1층에는 갤러리 카페와 아트숍을 마련해 차를 마시며 작품을 감상하고, 우리 문화재와 결합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2층에 마련된 전시공간 ‘해성아트홀’에는 근현대 미술작품이 상시 전시돼 있다. 현재는 ‘조선을 만나다’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데 ‘동래부사접왜사도’ 등 부산의 역사가 담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전통다실 ‘향인정’에는 김홍도의 ‘해금강산수도’, 정선의 ‘수문천석산수도’, 18세기 백자 달항아리 등 쉽게 접하기 힘든 고미술품을 배경으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 있다. 3층에는 루프탑 카페와 포토존, 야외무대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김 회장은 “누구나 편하게 고미술을 접하도록 공간 배치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강조했다.

해성아트베이는 미술품 경매를 계획하고 있다. 경매사업을 통해 시민과 해성아트베이의 소장품을 공유하고, 수익금은 불우이웃돕기 등을 통해 사회에 환원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국제적인 해양관광도시인 홍콩에는 아트옥션시장의 양대 산맥인 소더비와 크리스티의 주요 거점이 있다. 전세계 부호들이 입찰을 위해 모여들고 자연스레 해양레저와 관광산업이 발전했다”면서 “대한민국 해양수도인 부산도 홍콩처럼 문화예술과 해양관광이 결합된 도시로 발전할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부산관광공사 등과 협업해 연계투어코스를 개발해 스탬프 투어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해성아트베이는 앞으로 지역 갤러리와 협력해 유명작가 및 신진작가 기획전시를 개최하고, 문화예술아카데미를 개설해 시민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교육도 진행한다.

경남 하동 출생인 김 회장은 홍익대 미술대학 대학원에서 현대미술을 전공했다. 한국고미술협회 감사와 감정위원, 홍익대 미술대학원 동문연합회 명예회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부산시 미술생활문화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