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구청장 불출마… 정계 은퇴 선언
- 안창 노후목욕탕 재개장 성과 꼽아

8대 부산시의회에서 가장 먼저 지방선거 불출마와 정계 은퇴를 선언한 김종한(63·동구2) 의원이 최근 ‘김종한의 멋진 인생’이라는 저서를 내고 8년간의 의정활동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재선인 김 의원은 4년 전 부산시의회에 유일한 무소속으로 입성해 활동하다 지난해 말 정계 은퇴 의사를 밝히면서 화제가 됐다.

부산시의회 김종한 의원이 밝은 표정으로 정계 은퇴 이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6일 만난 김 의원은 “인생에 있어 첫 번째 기회가 회사(무성토건)를 설립한 것이었다면 두 번째 기회는 지역 주민의 성원으로 정치에 입문한 것”이라며 “주민에게 받은 은혜로 회사가 성장하다 보니 이를 다시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일념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했다가 시의회에 두 번이나 입성하는 큰 영광을 얻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난 8년을 있게 해준 주민의 과분한 사랑을 만족스러운 성과로 보답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지난 8년의 의정활동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일로 안창마을의 노후 목욕탕 재개장을 꼽았다. 그는 “지역의 서민과 어르신을 위한 복지 확대가 의정활동의 0순위였다”며 “5억 원가량의 예산 편성을 이끌어 냈는데, 한 주민에게 ‘김 의원, 고맙고 수고했다’는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핑 돌 만큼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치인이기 전에 봉사 활동으로 유명하다. 그는 국제라이온스협회 355-A 부산지구 회원으로 20여 년 봉사활동을 하다가 2012년에는 총재에 당선돼 부산라이온스를 이끌었다. 김 의원은 또 교정시설 등에서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했다. 그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시의회 재선에 성공한 뒤 곧바로 탈당해 무소속으로 남았다. 특히 동구청장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김 의원이 정계 은퇴를 선언한 이후 여야를 불문하고 모든 후보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지만 이번 지방선거와는 선을 긋겠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김 의원은 “제가 특별한 사람도 아니고 훨씬 능력 있고 참신한 후배들도 많이 나타나 원도심인 동구에 활기를 불어넣길 바란다”며 “그런 후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감탄할 수 있길 바라고, 뒤에서 지켜보면서 마음껏 그들을 응원할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중견 전문건설업체인 무성토건㈜ 대표이사로 돌아가 회사 경영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부산시의원이라는 이유로 부산시 발주 공사 수주를 못 해 본업에 타격도 컸지만 주민의 성원에 보답하는 의정활동을 이어가는 게 사명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어느덧 나이가 들어 귀가 열리고 말이 들리니 순리에 따르고 싶어지더라. 평생 직장이자 천직인 회사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음으로 양으로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의 고마움을 빚으로 여겨 모두 갚아나가고 나 한 사람을 위한 가족의 희생도 이쯤에서 정리하고 싶다”며 “이제는 ‘정치인이니깐 표 받으려고 봉사하겠지’라는 오해도 받을 일이 없어 마음 편히 하고 싶은 봉사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지난 8년을 인생에서 정말 행복하고 감사했던 ‘아름다운 외출’로 기억하고 간직하겠다”고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