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중견 건설회사 ㈜동일서 인수
- 복지관 건립·상징 변경으로 새출발

조선 도시인 경남 거제시의 유일한 대학이자 조선·해양 특성화 교육기관인 거제대학교가 다음 달 2일 새 이사장 취임식을 하고 새롭게 출범한다. 대학을 인수한 부산의 중견 건설사 ㈜동일의 학교법인인 덕부(德阜)학원이 대학 운영을 맡는다. 덕부학원의 초대 이사장으로는 김형수(55) 골드워터 코리아 대표가 선임됐다.

거제대 김형수 이사장이 대학 발전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야구로 따지면 재단은 구단주로서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구단은 좋은 감독, 코치, 선수진을 찾고 이들이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구단이 감독, 코치 일을 하려 해서는 안 되죠.” 김 이사장은 “학교 발전 계획이나 학사 과정 등을 시대 흐름과 학생 선호에 맞게 개편해 나갈 계획인데, 이것은 총장님과 교직원, 학교의 몫”이라며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자율성을 줄 것이며, 재단은 튼튼하게 재정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인 학생을 만족시키고, 교직원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우선 거제 앞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교내의 제일 전망 좋은 곳에 학생과 교직원을 위한 복지관을 새로 건립할 계획이다. 학교 상징도 젊고 미래지향적으로 새롭게 바꿀 방침이다. 그는 “재단과 학교가 호흡을 맞춰 나가면 거제대학이 서부 경남의 중추 대학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재단 산하에 있는 거제국제외국인학교도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글로벌 이미지에 맞게 명칭부터 ‘애서튼국제외국인학교’로 변경한다. 애서튼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산업 혁신의 상징과 같은 곳이다. 김 이사장은 “한국 경제를 이끌어 나갈 리더를 키우는 산실로 성장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거제시와의 상생도 강조했다. 거제시, 거제시의회, 대우조선해양과 거제대 발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을 재단은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였다. 이를 통해 지역 중추 기업과 시민에게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경제·문화를 발전시켜 나가는 데 대학이 적극적으로 이바지하겠다는 의지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가 어려운 상황에서 학교 운영에 뛰어든 이유가 궁금했다. 김 이사장은 “㈜동일 창업주인 김종각 회장님의 결심”이라며 “빈손으로 시작해 부를 이룬 만큼 세상에 다시 돌려주겠다는 아버님 뜻을 거스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김 회장의 장남이다. 덕부학원의 이사장을 맡았을 뿐 ㈜동일에는 어떤 직책도 갖고 있지 않다. 새로운 법인인 ‘덕부’는 김 회장의 호를 따랐다. ‘덕의 언덕’이란 의미로 거제지역 인재 양성에 이바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았다.

김 이사장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해 기획재정부, 국무조정실 등 부처의 여러 요직을 거쳤다. 울산시 경제부시장을 지냈고 2019년 명예퇴직했다. 이후 부동산 개발과 컨설팅을 담당하는 ‘골드워터 글로벌’을 창립했다. 현재 골드워터 코리아 대표를 맡고 있다. 기업가로 변신한 이유에 대해 그는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 보고 싶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