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주·선박회사 연결 운송주선사
- 코로나 딛고 작년 매출 540억
- 무차입 경영으로 외풍에도 대비
물류는 흔히 국가 경제의 대동맥이라 한다. 특히 해운은 부산을 키워온 핵심 산업 중의 하나이다. 부산의 활발한 해운업을 바탕으로 물류의 최일선에서 복합운송주선업을 하는 향토기업 서도상선이 10일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서도상선을 창업하고 이끈 문정형 회장을 부산 중구 충장대로 서도상선 본사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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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형 서도상선 회장이 집무실에서 국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
문 회장은 부산상고(현 개성고), 부산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첫 직장은 한국조선공사였다. 조선공사가 부도 나자 천경해운에 입사해 독일계 선박회사인 노라시아 라인 대리점 업무를 맡아 해운업을 배웠다. 이후 1993년 서도상선을 창업했다.
서도상선은 NVOCC(무선박운송업체)이다. 선박을 보유하지 않고 화주와 선박회사를 연결하는 운송주선업체이다. 이 업종은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에만 5000여 개의 업체가 활동한다. 이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서도상선은 최근 수년 사이 퀀텀 점프를 이뤄냈다. 남들은 그렇게 어려웠다는 코로나19 시국을 헤쳐나오며 2021년 매출이 3배 급증한 49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매출은 540억 원으로 증가했다.
비결이 뭘까. 문 회장은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겸손하게 말했지만, 그의 무기는 바로 ‘신뢰’였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늘 고객사를 먼저 생각했습니다. 내가 조금 덜 벌더라도 고객사가 만족하면 다음에도 우리를 찾을 거라고 믿었죠. 그렇게 믿고 맡길 수 있는 회사라는 이미지 구축에 힘썼던 게 오늘의 서도상선을 만들었다고 봅니다.” 대기업부터 이름만 대면 알만한 부산의 기업들은 모두 서도상선의 고객이다. 서로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올해는 영업 전망이 좋지 않다고 한다. “해상운임이 코로나 시국 때와 비교하면 10분의 1로 떨어졌습니다. 해운업이란 게 워낙에 경기 사이클을 많이 타는 업종입니다. 예전에는 4~5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이 왔다면 지금은 사이클이 빠르면 6개월 만에도 찾아옵니다.” 그래도 그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서도상선은 채무가 없다. 문 회장이 철저하게 무차입 경영을 했기 때문이다. “빚이 없어야 극심한 외풍이 닥쳐도 견딜 수 있습니다.”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기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문 회장의 스타일이 탄탄한 회사를 만든 원천이다. 직원도 30명에 불과하다. 계열사는 선박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를 하나 두고 있을 뿐이다.
이제 수년간 급성장한 실적을 바탕으로 서도상선은 새로운 노선 개척에 나섰다. “유럽과 미주행이 80% 정도인데, 중동 쪽 노선을 확장할 겁니다. 특히 전쟁 중인 러시아를 대체할 만한 곳으로 이란에 눈이 갑니다.” 이 밖에도 냉동 냉장 화물 운송의 강점을 살려 농수산물 물류 쪽으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칠순을 넘긴 문 회장은 아들 희찬 씨와 공동대표로 있다. 왕성한 활동을 할 나이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이만큼 했으면 됐어요. 이제 직원들이 회사를 더 키울 수 있게 든든한 뒷배 역할이나 하고 싶습니다. 실질적인 대표 업무는 아들에게 맡기고 사회 봉사활동과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인생 후반을 보내려고 합니다.”
그의 사회 봉사활동의 첫걸음은 이미 정해졌다. 울산 출신인 문 회장은 울산향우회 차기 회장으로 내정돼 내년부터 향우회를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