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함산(吐含山·745ｍ) 정상에서 맛보는 산의 정기는 예사롭지 않았다. 신라 오악(신라시대 지정한 나라 안의 다섯 개 주요 봉우리)의 명성이 허명(虛名)은 아니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산정에서 시야를 부리자 주변의 산세는 한 눈에 들어왔고 동쪽으로 펼쳐지는 동해의 수평선이 도시생활에 찌들린 산행자의 마음을 한결 편하게 해 주었다.

　경주 토함산은 추령고개를 거쳐 멀리 함월산(664ｍ)까지 능선이 이어진다. 함월산은 고찰 기림사를 품고있는 경주의 명산이다.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은 이 2개 봉우리를 2회에 걸쳐 연결해보기로 했다. 첫 코스는「마동마을∼토함산∼추원마을(모차골)」이다. 이 경로는 따로 떼어 놓고 보아도 토함산을 올라가는 색다른 별개의 등산로라 부를만 하다. 그만큼 접근성, 조망, 길 상태 모두 양호한 편이었다.

산행경로는 마동큰마을 버스정류소∼경주코오롱호텔 뒷길∼시민휴게소(수퍼마켓)∼마동3층석탑∼구정공원묘원 통과∼토함산정상∼438ｍ봉∼철탑∼추령휴게소(하산길 열림)∼(맞은 편 능선으로 산행 계속)∼추원마을 하산으로 이어진다. 산행시간은 4시간∼4시간 30분 소요.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불국사행 버스를 이용해 마동큰마을 정류소에 내린다. 정면 내리막길로 접어들자마자 왼쪽으로 꺾어 굴다리밑을 통과하면 코오롱호텔 방향이다. 「한국관」이라는 대형입간판 앞에 닿으면 개울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야 한다. 개울을 왼쪽에 끼고 몇 분 걸어가면 코오롱호텔 뒤쪽에 닿는다. 여기서 「골프장」이라고 적힌 표지석 뒤의 짧은 다리 하나를 더 건너면 수퍼마켓인 「시민휴게소」앞이다.

　이 가게 앞길을 따라 마을로 진입한다. 40ｍ 뒤 청기와가옥 앞에서 오른쪽으로 휘던 길은 이내 비포장 흙길로 바뀐다. 이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토함산농원 상황버섯재배단지」 입간판을 잇따라 만나는데 20분 만에 마주치는 세번째 간판(다른 것들과 달리 전화번호가 기재되어있지 않음)지점이 뚜렷한 갈림길이다. 왼쪽 길로 접어들면 구정공원묘원이다. 이 공원묘지에서 진행방향을 기준으로 해 오른쪽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토함산 정상으로 통한다. 산행로가 좋은 걸로 보아 옛날부터 이용하던 길임을 알 수 있다. 정상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면 넉넉하다. 큰 고비는 없지만 때때로 웃자란 잡목과 오르막 길로 이어져 체력소모는 감수해야한다.

　토함산 정상에는 큰 돌탑과 표지석이 있다. 정상 바로 아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석굴암이 터잡고 있는 탓인지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다. 석굴암까지 왔다가 지척인 토함산 정상을 버리고 그냥 돌아가버린 사람들에게는 토함산 정상 등산을 꼭 권한다.

　표지석 뒷면을 기준점으로 12시 방향 멀리로 함월산이 보이고 그 아래 황룡사지가 보인다. 4시 삼태봉, 6시 치술령도 뚜렷하게 시야에 잡힌다. 7시 방향에 경주 남산, 8시로 오봉산 단석산이 앉았다. 6시 방향 가장 뒷능선이 영남알프스다.

　정상에서 정면의 억새밭으로 들어서자마자 만나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은 헬기장을 거쳐 석굴암 방면으로 하산하는 길이다. 이곳에서는 직진해야 한다. 정상에서 내려서면 잡목이 꽤나 성가신데 정신을 바짝 차려야한다. 이번 산행에서 가장 중요한 갈림길을 곧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약 10분만 내려가면 희미한 갈림길과 마주치는데 반드시 오른쪽 길을 찾아 산행을 이어가야 한다. 취재팀은 국제신문리본 2장으로 입구표시를 해두었다. 만약 이 입구를 찾지 못했다면 정상에서 출발한 지 약 15분만에 첫 무덤을 만난다. 여기까지 왔다면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이므로 갈림길까지 되돌아가야 한다. 이 지점부터는 능선산행로인데 산길이 매우 뚜렷하다. 다른 산행팀들의 리본도 자주 눈에 띈다. 잘 뚫린 능선 위 외길을 타고 1시간만 가면 커다란 송전철탑을 거쳐 추령휴게소에 닿는다. 길은 훌륭하지만 휴게소에 내려설 때까지 토함산 정상과 같이 「드라마틱」한 조망은 열리지 않는다.

추령휴게소에서 추령터널 방향(왼쪽)으로 꺾어 도로를 따라가면 경주행 버스가 서는 정류소까지 갈 수 있다. 하지만 꽤 멀고 터널을 통과해야 한다.

　취재팀은 도로를 건너 맞은 편 산길입구로 접어들었다. 이 능선의 초입은 사람의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으며 잡목과 수풀이 이를데 없이 사납게 자라 한발한발이 쉽지 않았다. 도로와 가장 가까운 첫번째 산마루에 올라서서 그 뒤 첫번째 봉우리에서 길이 갈라진다. 하산길을 잡기 위해서는 꽤 중요한 포인트다. 능선을 따라 직진하지 말고 왼쪽으로 크게 꺾어 내리막 잡목숲을 타고 가야한다. 국제신문리본을 잘 참조해 도로에서 올라선지 50분만에 형태가 뚜렷한 고개에 도착한다. 이곳이 하산지점이다. 왼쪽으로 꺾어 산비탈길을 따라 15분 정도면 추원마을 외딴집 앞으로 하산할 수 있다. 진행방향 기준 왼쪽으로 30분 계속 내려가면 추원마을 버스정류소에 닿는다.

▲산행정보 문의〓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051─500─5150∼1) 이창우산행대장(백두산장 대표 051─852─0254 backdusj＠yahoo.co.kr )


# 교통편

산행은 불국사 못 미쳐 경주코오롱호텔 뒷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시작된다. 경주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 버스정류소에서 불국사행 10번, 11번 좌석버스를 타고 코오롱호텔앞(마동큰마을 버스정류소)에 하차하면 된다. 1천50원. 30분 소요. 부산에서 경주까지는 부산 명륜동 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10분 간격 시외버스 운행. 3천3백원.

　하산길은 두갈래다. 추령휴게소에서 곧장 하산하는 방법과 취재팀의 경로 대로 봉우리를 한차례 더 넘어선 뒤 추원마을로 내려오는 방법이다.

　추령휴게소에서 곧장 하산할 경우 도로를 따라 진행방향 기준 왼쪽으로 내려서면 추원마을 버스정류소에 닿는다. 추령터널을 통과해야하고 30분 이상 걸리는 먼 거리여서 썩 좋은 방법은 아니다.

　추원마을로 하산했다면 마을 콘크리트 도로까지 내려와 왼쪽으로 꺾어 20분 더 가면 추원마을 버스정류소에 닿는다. 경주시외버스터미널까지 1천4백원. 이 차는 경주∼감포 사이를 운행하는 노선버스다.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