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 쑥쑥 빠지는 낙엽길 '낭만 가득'

영남알프스 산군에 속하지 않는 단산이면서도 영남알프스 산군의 가운데 끼여있는 옹강산은 산꾼의 발길이 전혀 닿지 않아 지금도 원시의 깨끗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옹강산은 그런만큼 산길이 험하고 군데군데 산길이 끊어지는 등 산행자를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산행을 마칠 때까지 10여개의 봉우리를 오르고 내려야 하며 허벅지까지 빠지는 낙엽길을 지나는 등 산행의 재미만은 듬뿍 느낄 수 있다.

물이 가득찬 운문호를 발아래 두고 그 위의 능선을 걷는 기분 또한 남다르다.능선의 첫봉우리에 오르면서부터 눈에 들어오는 호수의 푸른 물이 도시생활에서 찌든 산악동호인들의 몸과 마음을 싱그럽게 해 준다.



산행코스는 청도군 운문면 오진리 숲안마을의 `오진리 복지회관'에서 시작해 첫봉우리 전망대-송전탑-제2전망대-605m봉-오리골 정상-옹강산-계곡길-임도-청도군 운문면 오진리 소진마을로 하산하면 되는데 산행시간은 7시간정도 걸린다.

산행기점인 숲안마을까지는 청도-운문사를 오가는 완행버스를 타고 오진리 `금곡 십리골식당' 앞에서 하차, 운문호 상류지역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콘크리트도로를 따라 가면 된다. 산행기점이 되는 오진리 복지회관까지는 도로에서 10-15분이면 닿는다.

산길은 복지회관 못미쳐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돌아 콘크리트 포장로를 따라가다 다시 만나는 3거리길에서 가옥 전면에 보이는 노랑 푸른색 탱크쪽으로 담벼락을 끼고 오르면 왼쪽위로 열린다. 희미한 산길을 나선형으로 돌아 오르면 곳곳에서 산길이 끊어지는데 지금부터 첫봉우리 전망대까지는 국제신문 `다시 찾는 근교산팀'의 노랑색 리본을 따라 오르는 것이 좋다.

산길이 가파른데다 산행로까지 분명하지 않아 힘이 들기는 하지만 봉우리 전망대에 서면 모든 피로가 일시에 풀린다. 잡목과 소나무숲을 30여분 가다 암반을 끼고 돌아 오르는 지점에서 산행로를 벗어나 봉우리쪽으로 올라서면 운문호가 한손에 잡힐 듯 눈에 들어 온다.

운문호 너머로 용각 선의산이, 그너머로 팔공산의 능선이 시야에 잡히고 고개를 돌려 남서쪽으로 올려다 보면 운문산 억산 구만산 육화산으로 연결되는 내륙알프스의 능선이 선명하게 들어온다. 다시 산행로로 복귀해 2-3분이면 송전탑을 지나고 봉우리를 올라 서면 제2전망대에 선다.

전망대에서 산길은 내리막길로 바뀐다. 지금까지 오른 산길을 `까먹는' 셈이다. 낙엽깔린 가파른 산길을 30여분 내려서면 임도를 만나는데 이곳을 건너 반대편 능선으로 올라가면 산길이 이어진다.능선으로 올라 왼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경사가 심해진다. 숨을 몰아 쉬며 25분쯤 오르면 605m봉에 선다. 이곳에는 20-30여명이 자리할 수 있는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바람이 불어도 영향이 적어 식사장소로는 그만이다.605봉에서 옹강산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능선을 갈아 타야한다. 봉우리의 중심에서 오른쪽으로 90도(4시방향) 돌아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이곳에서도 산길이 불분명해 리본을 촘촘히 달아 두었다. 그러나 능선개념을 머리에 넣어 두면 산길을 찾는데 그리 어렵지는 않다.

2개의 봉우리를 넘어 주위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3번째)까지는 40여분이면 닿는다.전망대를 지나면서부터는 낙엽이 허벅지까지 잠기는 `낙엽밭'을 지나야 한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소음'으로 들릴 만큼 크게 난다. 그러나 기분만은 그만이다.

전망대에서 10여분이면 송전탑을 지나게 되고 눈앞의 봉우리를 치고 오르면 15분쯤 더 걸린다. 이 봉우리에서도 옹강산까지는 3-4개의 봉우리를 더 지나야 하는데 이곳에서는 산행의 묘미를 듬뿍 느낄 수 있다. 올랐다 내렸다 하기를 3-4번 해야 하는데다 고도 차(差)도 심해 땀을 듬뿍 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거리는 얼마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 산길을 지나는데는 70분정도 잡아야 한다.

옹강산에서 하산 길은 진행방향의 반대편으로 열린다. 정상에서 15-20분 내려가다 오른쪽으로 틀면 오진리 소진마을로 가진다. 산행로의 왼쪽으로 물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2-3곳에서는 계류를 건너야 산행길이 열린다. 이 물은 식수로 쓰이는 물인 만큼 깨끗하게 사용해야 한다. 임도까지는 20-25분, 임도에서 소진마을까지는 20여분이 걸린다.


# 교통편

옹강산을 찾으려는 산악동호인들은 열차와 버스편을 함께 이용해야 한다. 부산역.구포역에서 청도를 경유해 대구나 서울로 가는 열차를 타고 청도역에서 하차, 역전의 시외버스터미널로 가 운문사행 완행버스에 몸을 실으면 된다. 산행기점이 되는 청도군 운문면 오진리는 운문호 최상류 지점에 터잡고 있는데 오진리 `십리골식당'앞에서 내려 철조망과 `십리골식당'의 가운데 길로 들어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길을 따라가면 `오진리 복지회관'이 자리한 숲안마을에 도착한다.하산해서는 콘크리트도로를 따라 나와 왼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오전에 왔던 길로 되돌아 나오게 되는데 `십리골식당'에서 청도로 가는 완행버스를 타고 나와 열차를 이용하면 된다. 특히 이번 산행은 기점과 종점이 1Km정도밖에 떨어져 있지않아 승용차를 이용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