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아래로 화사한 벚꽃이 자태를 뽐내고 있는 요즘 때묻지 않은 무명의 능선 위엔 자생 진달래가 무리지어 망울을 틔운다.

문복산(文福山.1013.5m)은 1천m 가 넘는 덩치로 영남알프스의 주봉반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준봉이 다. 하지만 주위의 가지 운문산등 영남알프스 `대표주자'들의 명성에 가리고 교통편마저 시원찮아 산세에 비해 찾는 발길은 적은 편이다.

이번 산행로는 경주시 산내면에서 시작해 문복산 정상까지 남쪽으로 길게 이어 진다. 이 산행로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아 문복산을 오르는 전혀 새로운 길이 라고 부를 수있다.

하지만 문복의 산세를 꼭 고려하지 않더라도 전체적으로 드 물게 깨끗하고 숲이

울창한 훌륭한 워킹산행로다. 숲이 울창하다 보니 산 짐승 들의 흔적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고도가 줄곧 서서히 높아져 제법 땀을 흘려야 한다는 점도 감칠 맛을 더 한다.이번 산행의 기점은 경주와 언양을 잇는 921호 지방도 상에 있다. 산행경로는 기점-지리고개-뒤미산(516m)- 살미등(615m)-아부터재- 579.1m봉-837.4m봉-문복산 정상을 거쳐 청도군 신원동 삼계리쪽으로 하산이다.

7시간 소요. 하산길은 중 말쪽, 또는 운문령을 거쳐 석남사방면으로도 열리지만 각각 교통편이 극히 불 편하거나 하산시간이 지나치게 길어 여의치 않다.

경주시 산내시외버스터미널서 하차하면 오른쪽에 사거리가 보인다.

사거리 왼 쪽 길을 택하면 2차선 아스팔트도로가 나온다. `송원식육식당'앞을 지나 마을 쪽으로 접어들었다가 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 마을을 빠져나오면 `밀양 68Km 언 양 28Km'를 알리는 도로표지판이 있다.




표지판 앞으로 난 오른쪽 콘크리트 오 르막길이 산행의 시작점이다. 길 안쪽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통과하는 직진으로 난 큰 길 말고 왼쪽으로 난 샛길을 택한다.또렷하고 완만하지만 잡목가지가 성가신 길을 가다보면 20여분만에 지리고개에 도달한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90도 방향을 꺾어 능선 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20여m 더 가다 보면 묘지가 1기 보인다. 무덤의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른 다. 이 지점에서 10분 가량 길을 가다보면 어느새 능선에 올라선다.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가야 한다. 참한 솔숲과 꽃나무들의 능선이지만 꼬불꼬불한 구간이 많다. 안테나가 서있는 지점을 지나 5분만에 갈림길을 만난다.

약간 내려서는 듯한 왼쪽길이 옳은 방향이지만 아직은 험한 잡목구간이다. 하지만 국제신문 산행팀 리본이 길을 안내하므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푹신푹신한 솔가리 쿠션길을 10분동안 완만하게 오르내리다 능선을 바꿔타는 지점에 올라서면 행로는 오른 쪽으로 꺾이는데 이곳이 뒤미산 정상이다. 여기 서 살미등까지는 20여분 거리. 살미등에 오르면 단석산 조례봉 낙동정맥능선 고헌산등의 조망이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지금까지 온 길도 쾌적했지만 앞으로 가야 할길은 더 더욱 멋지다. 발의 피로 마저 풀어주는 듯한 낙엽이 때로 종아리까지 빠질만큼 푹신하다. 살미등 정상 을 내려서자 마자 오른쪽으로 꺾어야 다음 목적지인 아부터재 방향이다. 낙엽 이 짙게 깔려 길을 놓치고 직진할 우려가 있으니 리본을 잘 살펴야 하는 구간 이다. 하지만 자생 두릅군락지와 진달래 구간은 산행을 더욱 상쾌하게 해준다. 이곳에서 아부터재까지 약 25분 거리.아부터재부터 문복산까지는 계속 오르막 길이다.

그렇지만 길만 따라가면 되므 로 불안감을 버려도 좋다. 아부터재서 출발해 제일 처음 오르는 봉우리가 579.1m봉. 이 봉우리에서 거대한 송전철탑아래를 지나 출발 50여분 만에 또 다 시 올라서는 곳이 837.4m봉이다. 올라서기 직전에는 경사가 급하고 잡목마저 짙은데다 낙엽 덮힌 길이 희미해 초심자라면 악전고투하게 된다. 여기선 앞쪽 으로 웅장한 문복산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까지 가기위해 거쳐야 하는 3곳 가량의 새끼봉우리들도 훤하다. 산행 후반부에 해당하는 코스라 모두 체력 소모가 만만찮은 봉우리들이다.

837.4m봉을 내려서 50여분이면 철탑 1기를 더 거쳐 문복산 바로 아래 도착한다. 정상이 가까와 올수록 명산의 풍모가 느껴진 다. 특히 문복산 닿기 직전 마지막 오름 길은 경사가 급한 바위지대여서 주의 를 게을리해선 안된다. 봉우리의 오른쪽 면으로 쑥 들어가 가파른 바위지대를 올라선후 20여분만 지나면 문복산 정상에 도달한다. 과연 사방조망이 막힌 곳 이라곤 없다. 영남알프스의 준봉들이 한눈에 몽땅 잡힌다.하산은 봉우리 오른쪽길로 내려서 걷기 힘든 계곡 바위길을 1시간10분 이상 걸 어야한다.

# 교통편

경주까지는 명륜동 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10분 간격으로 버스가 있다. 요금 3천1백원. 1시간 정도 소요.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산내면행 시외버 스로 갈아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오전 7시, 7시25분, 9시35분, 10시55분등 하루 10회 운행. 요금 1천9백원. 삼계리쪽으로 하산하면 청도군 동곡행 버스가 하루 4회. 막차가 6시 30분이므로 반드시 이 시간 이전에 하산을 완료해야한 다. 깊은 산골이라 막차를 놓치면 낭패다. 삼계리 계곡은 수정같이 맑고 풍부 한 계곡수가 매우 인상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