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사이로 요리조리 잔재미 많아

이번 주 산행코스는 부산에서 가까운 김해 무척산(無隻山.702.5m)과 석룡산(石龍山.493.3m)으로 잡았다.

산행을 위해 부산서 오고 가면서 낙동강과 모심기에 한창인 김해들판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기쁨이다. 무척산은 김해 중앙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가락국의 전설도 서려있다.

일반적인 무척산 산행코스는 생림면 생철리에서 시작, 모은암을 거쳐 정상에 올랐다가 백운암으로 해서 여차리 학운동이나 백운동으로 빠진다. 하지만 취재팀은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길이 있는 듯 없는 듯한 곳으로 산행을 했다. 즉 생철리에서 시작, 암벽마니아들이 즐기는 탕건바위를 거쳐 바로 정상에 올랐다가 시루봉 여덟고개를 거쳐 석룡산을 등정, 되돌아 나오다 나전리 마당재쪽으로 빠졌다. 이 코스를 타는데 오전8시부터 오후4시까지 꼬박 8시간 걸렸으나 산이 크게 높지 않아 오르락 내리락 하는 잔 재미가 있어 지겨움이 없고 적당량의 땀도 흘릴 수 있어 산행할 만하지만 초보자라면 산행경험자와 타는게 편안하고 재미가 더 있다.

우선 부산서 김해시외버스터미널로 가 삼랑진행버스를 타면되는데 이 방면 버스는 오전7시10분, 9시30분에 있으며 40분가량 걸린다. 하차지점은 생철리 석굴암입구. 여러명이라면 터미널에서 택시를 타는게 편리하며 요금은 1만원. 차에서 내려 모은암 석굴암표지판을 보고 시멘트포장길을 15분가량 오르면 기도원입구와 등산로표지판이 있는데 여기서 50m 지나 길이 꺾어지는 지점에서 곧장 산으로 접어들어 산행을 시작한다. 리본이 잘 달려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처음부터 오르막이므로 땀 좀 흘릴요량으로 바짝 산행을 한다. 오르막이라도 막막하지 않고 바위사이를 요리조리 거쳐가 잔재미가 있으며 얼마가지 않아 탕건바위가 우뚝 나타난다. 이 바위엔 평일에도 클라이머들이 오르고 내리며 스릴을 만끽한다. 정상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 조금씩 휴식을 가지면서 타도 3시간여면 도달한다.

정상에 서면 낙동강 건너 천태산 장군봉 고당봉 등 여러 능선들이 긴 공룡처럼 강과 평행하게 늘어서 있어 자세히 보면 정말 장관이다. 배산임수형인 화명동 만덕동 구포동 삼락동 등의 동네가 아파트숲을 이뤄 자연과 부조화를 이루지만 역시 부산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정상은 더우므로 여덟말고개로 내려가면서 점심을 먹는다. 이 코스는 물을 채울 곳이 없으므로 미리 식수를 준비해야 한다. 여덟말고개로 가는 산행로는 대부분 처녀지이며 때로는 묵은 길이 나오기도해 정글을 걷는 느낌. 산행로를 확장하려는지 길을 따라 베논 나무가 발목에 채이거나 길을 막는바람에 불쾌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나무가 자라 자연스럽게 고사하도록 놔두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다. 길은 등산객들이 다니다 보면 자연히 넓어지는 것인데 무참히 잘린 나무가 성목이 되려면 얼마만큼의 세월이 다시 흘러야 할지.

3시간 가량 산행을 하면 여덟말고개가 시멘트로 포장중에 있다. 이 고개길을 건너 30m앞에서 오른 쪽으로 산길을 잡아 석룡산정상으로 향한다. 산꾼들은 거의 이 산을 타지 않고 간혹 산나물을 뜯는 아주머니들이 다니는 길이 있다.

30분 바짝 오른다. 오른 편엔 신어산이 골재채취로 허리가 허옇게 패여 흉물스럽다. 정상표지가 별도로 없고 정상 봉우리가 300m 간격으로 2개 있다. 정상에서 15분쯤 되돌아나오다 너른 무덤에서 리본을 보고 아랫길로 잡아 하산한다. 하산길은 아주 평이하고 막바지에서 잡목으로 애를 좀 먹는다.

산행객들의 발길이 없어서 인지 산짐승을 잡기 위해 설치해 놓은 올가미에 자주 발목이 걸리니 조심해야 한다. 나전리까지 쭉 내려가면되고 도로에서 30m 아래에 김해로 들어가는 버스정류소가 있다. 일요일이라면 김해로 가는 도로가 막히므로 여기서 삼랑진으로 가 기차를 이용, 부산으로 돌아오는 길이 편하다.

시간이 있다면 산행을 시작한 생철리에서 삼랑진쪽으로 5Km지점인 성포부락에 있는 `지네먹인닭'(0525-35-8929)요리를 맛보아도 좋다. 이 집에선 삼랑진역까지 바래다 주는 차편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