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세좋고 물 맑기로 이름난 경남 산청의 웅석봉은 높이 1,099m의 준봉이다. 지 리산의 남쪽 자락에 터를 잡고있어 멀리서 보는 산의 모습부터가 가까운 부산 경남 근교의 낮은 산들과는 달리 자못 준수하다.웅석봉은 남쪽에서 지리산 종주를 시작할 때 출발점이 되는 봉우리이기도 하다.
그만큼 민족 영산 지리산을 올려다보는 장관이 막힘없이 열린다. 구름에 가려 자태가 보일듯 말듯한 천왕봉 모습에서는 신령스러움마저 느껴진다. 산청 군 지정 군립공원으로 지역 산악동호인들의 사랑을 받고있는 웅석봉은 계곡도 빼어나고 등산로도 다양하다.이번에 다시찾는 근교산팀이 찾은 코스는 지곡사 에서 올라 청계방면으로 하산하는 길. 산행시간은 5시간30분-6시간 정도 소요 된다. 지리산 일대의 산세를 막힌 곳 없이 조망하고, 맑은 계곡길을 따라 긴 하산길을 걸을 수 있는 산행로다. 산행기점은 산청군 내리 웅석봉군립공원 입구에 자리한 사찰 지곡사로 잡는다. 산청읍 버스합동정류장에서 지곡사까지 먼 거리는 아니지만 노선버스가 없어 택시로 들어가야 한다. 요금은 5천원으로 일행이 몇사람만 된다면 그리 부담스 러운 액수는 아니다.
왼쪽으로 맑은 계곡을 끼고 콘크리트길을 2-3분 정도 따라 가면 길이 오른쪽 위로 이어진다.(지금은 이 콘크리트길에 공사가 진행중이다.) 이 길을 무시하 고 맞은편 비포장길로 직진한다. 5분 정도를 더 가면 비포장길이 180도로 휘어 지는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산사면으로 올라붙는 소로가 열린다.
계곡을 따라 오르는 이 길에 접어들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 셈이다. 이 등 반로는 길은 또렷한 편이지만 웅석봉에 닿는 능선안부까지 바로 이어지는 길인 만큼 1시간 정도 산행을 해야한다. 이 계곡로는 2월 하순정도까지 눈이 얼어붙 어 있어 산행에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길 초입부에서 왼쪽으로 웅석봉 정상 을 바라보며 오르기 시작하지만 산길로 접어들면서 정상은 가려서 보이지 않게 된다. 산의 품에 안긴 계곡 경관은 매우 깨끗하다. 완만하기도 하고 가파르기 도 한 산길을 땀 흘려 올라서면 능선안부의 삼거리에 올라선다.
이곳에 `웅석봉 2.3Km 밤머리재 3Km' 표지판이 있다. 웅석봉은 왼쪽이다. 오른 쪽 밤머리재 방향은 웅석봉에서 지리산 종주산행을 시작할 경우 이어지는 길이 다. 안부에 올라서는 순간 펼쳐지는 조망의 맛이 기가 막힌다. 남쪽에서 올려 다보는 지리산의 웅장한 모습,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이곳 만족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왼쪽으로 활처럼 휜 등성이를 따라 간 다. 사방이 뚫려 있어 바람이 세차지만 길 하나는 또렷하고 넓다.
20여분 더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면 휴식을 취할만한 봉에 올라선다. 올라온 방 향으로 시야를 부리면 왕등재 밤머리재 쑥밭재 왕산 필봉이 연이어 눈에 들어 온다. 정면 가장 멀리로 운무에 가릴듯 말듯 어른거리는 산이 천왕봉이다. `과 연 영산이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능선안부에 올라선 이후부터 웅석봉 정 상까지 그리 힘든 코스는 없다. 두세번 가량의 오르내림 구간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 된다. 처음 올라선 능선안부 삼거리에서 시간계산을 한다면 40-50여분 걸 려 정상 바로 아래의 헬기장에 도착한다. 이곳 삼거리에 표지판이 한 곳 더 서 있다.
`웅석봉 0.3Km 내리 5.0Km 청계 6.8Km'다. 이 지점에서 웅크린 곰형상의 웅석봉 정상을 한번 바라보는 것도 운치가 있다. 300여m 더 순한 오르막을 오 르면 무전송신탑 3기와 산불감시초소가 서 있는 곳이 정상이다. 정상에서 바라 보는 산청일대와 경호강, 지리산의 조망도 시원하기 그지없다. 정상에서 북쪽 정면으로는 황매산 정수산 둔철산 등의 산군이 자리했다. 정상에서는 하산길 3 개의 하산길 표지가 있다. 어천이라고 적힌 곳으로 하산길을 잡는다.
20여분 경사 급한 산길을 내려서면 임도. 임도 반 대편으로 내려서는 좁은 길로 잠깐 걷다보면 헬기장이 나온다. 이 헬기장은 어천과 청계로 갈라지는 실질적인 갈 림길이다. 오른쪽 청계로 이어지는 샛길을 택한다. 7Km거리. 아늑한 계곡쪽인 데다 통행이 적었던지 무릎까지 차오는 낙엽길이 무척 푹신하다. 15분쯤 후부 터 펼쳐지는 청계계곡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물이 풍부하고 수정처럼 깨끗하 다. 80분 정도면 하산완료. 하산지점 대한촌마을에 내려서면 용수공사를 위해 산을 온통 깎고 뒤집어버린 공사현장을 목격한다. 산악동호인들에겐 가슴 아픈 광경이다.
# 교통편
산청까지는 서부(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이용한다. 오전 5시40분부터 운행하는 함양행 버스를 타면 되지만 오전 8시부터 9시40분 사이에는 차편이 매우 뜸하다. 이 시간대에는 `8-20분 간격 운행'이라는 터미널의 안내를 믿을 수 없다. 오전 7시30분 이전 차를 타는 편이 안전하다. 이 차를 놓쳤다면 진주 까지 시외버스로 가서 산청행 버스를 갈아타는 편이 현명하다. 하산해서는 하 산지점과 가까운 청계리의 청계휴게소(매점)앞 버스정류소에서 차를 탈 수 있 다. 오후에는 3시와 6시에 진주행 버스가 있으니 시간대를 잘 감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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