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승당 선착장~진두마을 7.5㎞
- 완만한 흙길능선 피톤치드 샤워
- 정상 오르면 한려해상 조망 황홀
- 임란·이순신 장군 관련지명 많아
- 산행 후엔 충무사·수루 가볼 만
행정안전부와 한국섬진흥원이 ‘2023년 찾아가고 싶은 봄 섬’에 인천 옹진군 장봉도, 전남 신안 반월도·박지도, 진도 관매도, 여수 하화도, 경남 통영 한산도를 선정했다. 꽃과 트레킹 등 봄 계절에 맞는 테마에 잘 어울린다는 이유다.
이에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찾아가고 싶은 봄 섬에 선정된 데다 충무공 탄신일(4월 28일)을 앞둔 시점을 고려해 부산과 가까운 통영 한산도 망산(望山·296.3)을 소개한다.
■올봄 찾아가고 싶은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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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한산도 망산 정상에 서면 북쪽 조망이 시원하게 열린다. 왼쪽에 솟은 미륵산에서 시계방향으로 벽방산 거류산 철마산과 통영과 거제도 사이 해협인 견내량이 보인다. 미륵산 앞이 학익진을 펼쳐 승리한 한산만이며, 오른쪽 산은 소라고동을 불며 신호를 보냈다는 고동산이다. |
한산도는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 승리로 널리 알려졌다. 그러다 보니 제승당 선착장에서 오르는 망산 산길은 ‘한려해상 바다백리길’ 6구간 중 2구간에 ‘한산도 역사길’로 이름을 올렸다.
한산도는 임진왜란과 이순신 장군에 관계된 지명이 대부분이다. 패한 왜군이 도망갈 길을 물었다는 ‘문어포(問語浦)’ 군량미 창고가 있었다는 ‘창동(倉洞)’ 패한 왜군 머리가 억수로 떨어졌다는 ‘두억개(頭億浦)’ 병기창이 있었다는 ‘야소(冶所)’ 군복을 짓거나 빨래하고 옷을 널어 말렸다는 ‘옷바위’ 등 전란 당시 상황을 잘 보여준다. 일부 지명은 망산 산행에서도 확인된다.
산행 뒤 당시 해군 사령부 역할을 했던 ‘제승당(사적 제113호)’을 둘러보자. 충무공 영정을 모신 ‘충무사’와 참모들과 작전회의를 열었던 집무실인 제승당,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로 시작하는 ‘한산도가(閑山島歌)’의 ‘수루(戍樓)’에도 가보자. 수루에 올라 이순신 장군의 마음을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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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산 정상에서 진두마을 하산 길에 만나는 소사나무. |
한산도(閑山島)와 주위 섬은 모두 한려해상국립공원에 포함되며, 한려(閑麗)의 ‘한(閑)자’와 ‘여(麗)자’는 한산도와 여수의 첫 글자에서 따왔다. 한산도를 옛날에는 큰 섬이라 해서 ‘한섬’ ‘한뫼섬’으로 불렀다.
산행경로를 보면 제승당 선착장~바다백리길(한산도 역사길) 입구~한산도 역사길 출입문~대촌 삼거리~망골재(망산교)~망산 정상~팔각정~사각정자 쉼터~망산 입구 차단기로 이어진다. 망산 입구 차단기에서 내려선 뒤 도로에서 왼쪽으로 꺾어 진두마을 정류장에 도착한다. 산행거리는 약 7.5㎞이며 3시간30분 안팎 걸린다.
통영항여객선터미널을 출발한 배가 죽도를 스치듯 지나가면 정면에 원추형인 고동산(高銅山)이 막아선다. 고동산은 임진왜란 때 우리 수군이 ‘소라고동’을 불어 연락을 취한 데서 유래한다. 산 아래 작은 섬은 해갑도(解甲島)이며, 이순신 장군이 한산해전에서 승리하고 이 섬에서 갑옷을 벗었다고 한다. 취재팀이 탄 페리는 30분 걸려 제승당 선착장에 도착했다. 첫배로 들어오다 보니 제승당 관람은 할 수 없었다. 바다백리길 2구간인 한산도 역사길을 먼저 걷고 나서 둘러보기로 하고 선착장을 출발한다.
■‘학익진’이 펼쳐진 한산만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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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봉도 봉암 마을 몽돌해수욕장. |
탐방지원센터 앞에서 왼쪽 한산도 역사길(0.15㎞) 이정표를 보고 도로를 걷는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입간판을 지나 4분이면 바다백리길 갈림길 입구에 도착한다. 오른쪽 야소(7.5㎞)·진두(7.2㎞)·망산(4.7㎞) 방향으로 하늘색 선이 그어진 콘크리트 길을 올라가면 거북등대 전망대와 바다백리길 2구간인 ‘한산도 역사길’ 출입문이 나온다. 발아래는 왜군 시체가 바다를 뒤덮었다는 ‘덮을개(더풀개)’인데, 그날의 광경을 기억하는지 고요하다 못해 적막했다. 물위로 솟은 거북등대 뒤로 한산대첩기념비와 미륵산이 우뚝하다. 출입문을 빠져나간다.
해송 숲길을 가다 침목계단을 올라가면 산길은 평탄해지며 학익진전망대가 나온다. 학익진이 펼쳐졌다는 한산만 조망은 일부 가리지만 해송 숲이 뿜어내는 싱그러운 아침 공기는 갯내음과 어울려 더욱 상쾌하다. ‘한려 01-01 현위치 번호’ 표지목이 나오며, 이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진두마을로 내려가는 내내 표지목은 함께한다. 아름드리 편백과 소나무는 삼림욕장을 떠올릴 만큼 울창한 데다 완만한 흙길 능선은 비단길처럼 부드럽다. 심호흡을 크게 해 피톤치드를 들이마시며 걷는다. 망산(3.6㎞)·진두(6.1㎞) 이정표를 지나 침목 계단을 올라 평탄한 봉우리에 선다. 보라색 각시붓꽃이 눈인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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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한산도가’로 유명한 제승당의 ‘수루’. |
산길은 안부로 다시 내려섰다가 깔딱 고개 같은 오르막을 잠시 오른다. 바다백리길 들머리에서 약 50분이면 대촌삼거리에 도착한다. 망산(2.4㎞)은 오른쪽으로 꺾는다. 왼쪽은 소고포에서 올라오는 길. 완만한 능선은 166봉을 지나 20여 분이면 두억리와 창좌리를 잇는 망골재에 닿는다. 도로가 나면서 절개지로 끊어진 능선을 나무다리로 연결했는데 ‘망산교’다. 다리를 건너면 왼쪽 망골재에서 올라오는 갈림길과 만난다. 망산은 직진한다. 산길은 정상까지 가파르게 올라간다. 약 25분, 등줄기에 땀이 밸 즘 망산 정상에 선다.
정상에는 일제강점기 일본군의 대공포 진지와 초소가 있었다는 2m 깊이의 사각 웅덩이 정상석 삼각점 덱 전망대가 있다. 현재 흔적조차 찾을 수 없지만 남해로 들어오던 왜구의 동태를 살피던 별망봉수대도 있었다 한다. 남쪽 경관판 뒤로 발아래 추봉도가 보이며 멀리 왼쪽 거제도 망산에서 시계방향으로 쪽빛 바다에 점점이 떠 있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장사도 가왕도 죽도 대·소매물도 용초도 비진도가, 덱 전망대에서 북쪽으로 미륵산 벽방산 거류산 구절산 견내량 산방산 계룡산 선자산 북병산 노자산 가라산 왕조산 등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미륵산 앞으로는 이순신 장군이 학익진을 펼치며 한산대첩을 승리로 이끈 한산만의 전경도 보인다.
하산은 정상석 앞을 지나 진두(2.5㎞) 마을로 내려간다. 오른쪽은 야소 방향. 연둣빛 새잎이 돋아난 소사나무 숲길이다. 곧 달이 쉬어 간다는 ‘휴월정’을 지난다. 바위 전망대 한 곳을 지나 덱 계단에서 거제도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다도해 조망이 더욱 넓게 열린다. 정상에서 25분이면 다시 조망이 열리는 사각정자 쉼터를 지나 가파르게 고도를 낮춘다. 20분이면 한산초·중학교 후문 옆 망산 등산로 차단기를 지나 진두마을 도로에 내려선다. 진두버스정류장은 왼쪽으로 꺾어 2분이면 도착한다.
수군이 진을 치고 추봉도와 사이에 좁은 해협을 연결하는 나루터에서 유래한다는 진두마을은 한산면 소재지로 선착장에 광장을 넓게 조성했다. 남쪽에 보이는 작은 마을은 1419년(세종 1) 이종무 장군이 대마도 정벌을 나섰던 추봉도 봉암 마을이다. 몽돌해수욕장이 알려졌다.
# 교통편
- 대중교통편 환승 불편해
- 통영항까지 자차 이용을
대중교통은 여러 번 환승해야 해 불편하니 승용차 이용이 낫다. 승용차 이용 때는 경남 통영시 통영해안로 234 ‘통영항여객선터미널’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면 된다.
대중교통은 부산 사상구 서부 터미널에서 통영종합터미널로 간 뒤 터미널 정류장에서 시내버스로 환승한다. 많은 시내버스가 통영항여객선터미널 방향으로 간다.
서부터미널에서 통영행은 첫차 오전 6시부터 10분~30분 간격으로 다닌다. 마산 진동 배둔 고성을 거쳐 간다. 2시간30분 소요. 통영항여객선터미널에서 한산도(제승당) 배편은 유성해운(055-645-3329)은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시 정각에 떠나며, 한산농협카페리(055-641-5366)는 오전 7시15분 9시30분 10시40분·11시50분(주말·공휴일만 운항) 등에 출발한다. 약 30분 소요. 신분증 지참.
산행 뒤 진두마을에서 제승당선착장으로 가는 1번 버스를 탄다. 오후 1시 1시35분 2시5분 2시50분 3시35분 4시5분 등에 있다. 약 30분 소요. 제승당선착장에서 통영항으로 나가는 배편은 우성해운은 오후 2시35분 3시35분 4시35분 5시35분이며, 한산농협카페리는 오후 2시5분 4시5분 5시20분 6시50분에 있다. 통영종합터미널에서 부산행은 막차 오후 8시16분이며 심야버스(밤 10시)도 있다.
경남 거제시 둔덕면 법동어구로 533 한산도행카페리터미널에서도 한산도 소고포선착장으로 여객선이 다닌다. 오전 7시10분 8시 9시 등 매시 정각에 있다. 소고포에서 거제도 막배는 오후 6시30분이며 매시 30분에 뜬다. 소고포에서는 제승당을 거치지 않고 바로 망산을 오르는 등산로가 따로 있다.
맛집 한 곳 추천한다. 우리은행 통영지점 건너편 강구안 거리 골목에 3대 70년 된 산양식당(055-645-2152)이 괜찮다. 곰탕 전통비빔밥 멍게비빔밥이 잘 알려졌다. 멍게와 채소를 참기름에 비벼 먹는 통영 향토음식인 멍게비빔밥은 멍게 특유의 향이 나며 고소하다. 멍게비빔밥(사진) 1만5000원, 소머리곰탕·전통비빔밥 각 1만2000원.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