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 12㎞ 안국사주차장 원점회귀
- 일반 등산객 발길 많지 않아 한적
- 잣나무와 참나무 빼곡한 능선길
- 기룡·보현·침곡·괴령·비학산 등
- 영천·청송·포항지역 산세 황홀
신록의 계절 5월, 산천은 푸르름이 한창 무르익어 등산동호인에게는 ‘딱 산 타기 좋은’ 계절이다. 이제 번잡했던 꽃놀이 산행도 끝나 가고, 춘심(春心)에 흔들렸던 마음을 다잡을 만한 산행지가 어디 없을까 찾아보았다. 그런 곳이 있었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새소리 바람소리를 친구 삼아 녹음 우거진 조용한 낙동정맥 능선을 타는 경북 포항 운주산(雲侏山·807.3m)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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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 기계면과 영천시 임고면·자양면을 경계 짓는 운주산은 정상이 낙동정맥 능선에서 영천 쪽으로 살짝 벗어 나 있다. 정상의 제천단에 올라 취재팀이 북쪽 조망을 즐기고 있다. 왼쪽 보현산부터 시계 방향으로 면봉산 베틀봉 자초산 등 영천 청송 포항의 산이 펼쳐진다. |
■녹음 우거진 한적한 낙동정맥 길
운주산 능선은 경북 포항과 영천을 경계 짓는 산이다. 정상은 영천시에 속해 있다. 또한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낙동정맥 종주팀과 지역 주민이 어느 정도 찾을 뿐 일반 등산객의 발길은 많지 않아 한적하다. 그러다 보니 환경부에서 2003년 전국자연환경조사를 실시했을 때, 제주 한라산(1950m) 울산 신불산(1159m) 강원 가리산(1050.9m)·사명산(1198.1m) 전남 상황봉(645.1m)과 함께 운주산이 자연생태계우수 지역으로 확인됐다. 561종의 식물과 멸종위기동물인 꼬치동자개·수달이 서식하는 청정의 산이다.
임진왜란 때는 김백암 장군이 성을 쌓고 항쟁했으며, 1910년께는 ‘산남의진(山南義陣)’ 의병이 일제에 항거했다. 산 중턱에는 박쥐구멍으로 불리는 굴이 있다고 한다. 한꺼번에 100여 명이 들어가는 크기로 임진왜란과 6·25 한국동란에 주민들이 피난해 목숨을 구했다.
운주산은 국립지리정보원 발행 지형도에는 ‘살 주(住)자’를, 현지에서는 ‘기둥 주(柱)자’를 쓴다. 구름을 받치는 기둥이나, 구름을 이고 사는 산이나 구름이 덮어썼다는 뜻은 같다.
산행은 보통 봉좌산(626m)과 사이에 있는 이리재와 운주산 북쪽의 불랫재, 포항 기계면의 안국사에서 오르며, 영천 자양면의 신방리와 임고면 수성리에서도 찾는다.
산행 이정표에 표시된 ‘불리재’는 ‘불랫재’ ‘불래재’ ‘화령현’이라 불린다. 고개 아래에 절이 있어 부처님이 오신다는 ‘불래(佛來)’, 고개에 도적이나 맹수의 공격에 목숨을 잃고 돌아오지 못한다는 ‘불래(不來)’라는 설과, 영천 쪽에서 불이 나면 불길이 고개를 넘어온다는 뜻에서 화령현(火嶺峴)이라 칭한다는 설도 있다.
산행경로를 보면 (하)안국사 주차장~상안국사~‘Y자’ 갈림길~낙동정맥 능선~현위치 번호 ‘운주산 가-13’ 표지목 갈림길~정장군 묘~운주산 정상·상안국사 갈림길~운주산 정상~운주산 정상·상안국사 갈림길~상안국사·불리재 갈림길~왕바위~421.2봉~불랫재(불래재·불리재)~남계저수지~남계리버스정류장~볼록거울 갈림길~(하)안국사 주차장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이다. 산행거리는 약 12㎞이며 5시간 30분 안팎 걸린다.
포항시 기계면 남계리 안국사에서 출발한다. 아래쪽에 있어 하안국사라 한다. 안국사를 지나 울창한 숲 그늘 콘크리트길은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독립가옥을 지나 약 35분이면 상안국사에 도착한다. 부도를 지나 대웅전 앞에서 본격적으로 산길을 오른다. 1분이면 아무 표시가 없는 ‘Y자’ 갈림길이 나온다. 취재팀 경로는 왼쪽이며, 계곡을 건넌 뒤 두 계곡 사이 능선을 타고 오른다. 오른쪽도 운주산으로 오르는 주 등산로인데, 취재팀의 불랫재 하산 계획과 맞지 않다. 현재는 발길이 뜸하나, 낙동정맥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뚜렷하게 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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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주산 정상에 만개한 연분홍 토종 철쭉. |
■토종 연분홍 철쭉 능선
잣나무·참나무가 빼곡한 된비알 길이다. 40분이면 낙동정맥 능선에 올라서는데 온통 철쭉나무이다. 그것도 토종인 연분홍 철쭉꽃이 아직 일부만 피었다. 포항 시 경계를 알리는 작은 팻말이 나무에 걸려 있다. 운주산은 오른쪽으로 꺾는다. 왼쪽은 이리재 방향이다. 완만한 철쭉 능선은 10분이면 현위치 번호 ‘운주산 가-13’ 표지목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간다.
오른쪽은 상안국사에서 올라오는 길. 1, 2분이면 나오는 갈림길에서 능선을 왼쪽으로 살짝 벗어난다. 이는 운주산 정상이 낙동정맥 능선에서 영천 쪽으로 살짝 비껴나 있기 때문이다. 직진 오르막은 운주산을 거치지 않고 797봉을 올라 불랫재로 바로 가는 길이다.
큰 봉분인 절충장군 정장군 묘를 지나 능선 갈림길에서 운주산 정상(0.2㎞)은 왼쪽이다. 헬기장을 지나 5분이면 정상석 삼각점 제천단이 놓인 정상에 올라선다. 햇볕이 잘 들어서 그런지 정상 주위에서는 만개한 철쭉이 반긴다. 조망은 주위 나무에 일부 가리지만, 북쪽으로 열린다. 왼쪽 기룡산에서 시계방향으로 보현산 면봉산 베틀봉 자초산 봉화봉 침곡산 향로봉 괴령산 비학산 등 영천 청송 포항의 산이 펼쳐진다. 취재팀은 앞서 갈림길로 되돌아가 상안국사(1.5㎞)로 직진한다. 제천단을 지나 직진하면 영천시 자양면 상신방으로 내려간다.
다시 나오는 갈림길에서 취재팀은 왼쪽으로 산비탈을 돌아 797봉에서 내려오는 능선 길과 만난다. 정상에서 약 15분이면 나오는 갈림길에서 불리재(불랫재·3.5㎞)로 직진한다. 오른쪽은 상안국사 방향이다. 짧게 원점회귀 산행을 한다면 이곳에서 하산한다. 5분이면 왼쪽에 왕바위 전망대가 나온다. 내려왔던 운주산 정상과 영천댐 뒤로 팔공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뚜렷한 산길은 조금씩 고도를 낮추다 살짝 봉우리에 올라서고, 배배 꼬인 큰 소나무를 만난다. 정맥 종주팀들 사이에서 ‘춤추는 소나무’로 불린다.
그런데 취재팀이 보기에는 ‘용용상박(龍龍相搏)’ 소나무로 두 마리 용이 먼저 승천하려 여의주를 두고 싸우는 모습이었다. 김씨 묘를 지나 걷기 좋은 소나무 숲 능선이 이어진다. 상안국사 갈림길에서 약 40분이면 421.2봉의 직전 갈림길에 도착한다. 불랫재는 직진하며, 근교산 리본을 묶어 길 표시를 해 놓았다. 오른쪽 3m 떨어진 봉우리에 삼각점과 준·희, 포항 시경계 산악구조대 팻말이 달려 있어 참고한다. 400m 대 능선은 첩첩산중에 들어온 듯 바람 소리만 요란하게 들렸다.
조망이 열리는 벌목지대를 지나 옛고개에서 직진해 산길은 작은 봉우리를 연신 오르내린다. 오른쪽은 운주산 정상부와 넘어온 능선이, 발아래는 내려가야 할 골짜기가 보인다. 삼각점을 지나 봉우리에서 급하게 떨어진다. 약 30분이면 덱 계단을 지나 불랫재(315m)에 내려선다. 오른쪽 남계리(3.5㎞) 방향 임도로 하산한다. 직진 덱 계단은 태백 삼수령으로 가며, 왼쪽은 영천 상도일 방향. 구불구불한 길을 돌아 남계저수지와 느티나무 아래 고인돌을 지나 50분이면 남계리버스정류장에 도착한다.
안국사는 직진해 4분이면 나오는 볼록거울 갈림길에서 오른쪽이다. 쭉 뻗은 콘크리트길은 안국사 주차장까지 10분이면 도착한다.
◆교통편
- 대중교통편 환승 불편, 안국사까지 자차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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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주산 들머리인 (하)안국사. |
대중교통은 여러 번 환승으로 불편해 승용차 이용이 낫다. 승용차 이용 때는 ‘경북 포항시 북구 기계면 가천남계길 55번길 116(하안국사)’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절 앞 주차 공간에 차를 두거나 (하)안국사를 지나면 2. 3대 차를 댈 공간이 나온다. 취재팀은 (하)안국사에서 출발했으나, 승용차 회수를 생각한다면 경북 포항시 북구 기계면 가천남계길 130 남계리경로당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가도 된다. 남계리버스정류장 주위에 버스 회전에 방해가 되지 않게 차를 둔다.
부산 도시철도 1호선 노포역 동부터미널에서 경주로 간 뒤 터미널을 나와 오른쪽 시내버스정류장에서 기계로 가는 200번 버스로 바꿔 탄다. 기계버스정류장에서는 남계리로 가는 버스를 탄다.
동부터미널에서 경주행은 첫차 오전 6시20분부터 20~30분 간격으로 다닌다. 경주에서 기계행 버스는 오전 6시35분 7시15분 9시25분 10시55분 등에 출발한다. 기계에서 남계리행은 오전 8시40분 10시45분에 출발한다. 기계에서 남계리행 시내버스는 경주터미널버스정류장에서 오전 7시15분 9시25분에 출발하는 버스와 연계된다. 산행 뒤 남계리에서 기계로 가는 버스는 오후 2시20분 6시에 있다. 기계에서 경주로 가는 버스는 오후 3시20분 5시25분 7시20분 8시45분에 출발한다. 경주에서 부산행은 밤 10시40분(막차)까지 있다.
남계리에서 기계로 나가는 버스 시간이 맞지 않는다면 약 1.7㎞ 떨어진 31번 국도의 구지리버스정류장까지 나가야 한다.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