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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의 선수촌 일기] 해발 1330m 태백은 '지옥 선수촌'

대부분 "힘들다" 말 입에 달고 훈련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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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0-11-01 20:42:01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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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복싱 선수는 많이 뛴다고 했다. 이유는 간단한다. 체력의 중요성 때문이다. 복싱은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체력이 떨어지면 경기에서 승리할 수 없다. 실제로 복싱을 해보면 그 뜻을 뼈저리게 알 것이다. 심폐지구력과 폐활량을 크게 하는 것이 복싱 선수들에게는 필수적이다. 부산체고 다닐 때는 방학 내내 400m 트랙을 매일 40~50바퀴씩 뛰었을 정도였다.

아시안게임 개막을 10일 앞두고 나는 지금 태백선수촌에 와 있다. 마지막 체력 훈련을 위해서다. 이쯤되면 더 이상 왜 뛰는지 설명이 필요없을 듯하다. 지난달 25일 태백선수촌으로 들어왔는데 끔찍하다. 선수들은 태백선수촌을 '지옥'이라고 부른다. "가면 죽는다"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다.

태백선수촌은 해발 1330m의 고지에 위치해 가만히 있어도 숨이 가프다. 그런데도 태릉에서 하던 것과 똑같은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 새벽에 일어나서 400m 트랙을 12~15바퀴씩 돌고 오전, 오후, 야간 훈련까지 모두 소화한다. 여기서는 선수들 대부분이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나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전국체전 직전에 태백에서 이미 한 차례 전지훈련을 실시했다.
태백선수촌 훈련의 하이라이트는 이틀에 한 번꼴로 하는 산악 구보다. 선수촌에서 해발 1573m의 함백산 정상까지 7.9㎞ 정도의 코스를 뛰는 것이다. 얼마나 힘든지는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궁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직접 뛰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ㅋㅋ) 그래도 호기심이 생긴다면 예를 들겠다. 산악 구보 코스 옆에 도로가 있다. 코스를 뛸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저 도로로 나가서 집에 가고 싶다'. 그러나 그때 뿐이다. 완주하고 나면 해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하다. 당장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같은 기분마저 든다.

태백선수촌 훈련은 오는 5일까지 한다. 6일 태릉선수촌으로 이동해 마무리 훈련을 한 뒤 9일 결전의 땅인 광저우로 떠난다. 나는 16일부터 경기를 시작한다. 일주일동안 현지에서 적응 훈련도 하고 체중 조절도 할 것이다. 그리고 결승까지 간다면 폐막 하루 전인 26일까지 경기를 해야 한다. 복싱은 경기를 할 때마다 체중을 잰다. 한 경기 끝났다고 마음놓고 먹지를 못한다. 그렇게 대회 내내 피를 말려야 한다. 유도같은 종목은 같은 체급 경기라고 해도 하루에 끝내고 훌훌 털면 된다. 뿐만 아니다. 일찍 경기를 마감한 선수들은 관광도 가고 쇼핑도 한다. 그러나 복싱 선수들에게는 그럴 여유가 없다.

광저우AG 복싱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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