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영상에세이 뷰-파인더> 서구 대신공원의 만추

뒷다리로 버티고 서 도토리 오물오물, 겨울 채비 여념없는 앙증맞은 다람쥐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산골짝에 다람쥐 아기 다람쥐/도토리 점심 가지고 소풍을 간다/다람쥐야 다람쥐야 재주나 한 번 넘으렴/팔닥 팔닥 팔닥 날도 참말 좋구나'.

대신공원 편의점 주변 숲 나무토막 위에서 다람쥐가 도토리를 먹고 있다.
가을이 되면 흔히 볼 수 있는 다람쥐의 도토리 줍기 행동은 한가롭게 소풍을 하는 모습이 아니다. 월동 준비를 위해 숲 속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열매 줍기에 한창 바쁜 것이다.

부산 서구 대신공원 산책길. 편백나무 군락지를 거닐면서 마음껏 경치를 즐기고 맑은 공기를 마시던 중 한 마리 동물을 발견했다. 바로 다람쥐였다. 처음에는 가던 길을 멈춰 신기하게 쳐다봤다. 그런데 나중에는 그냥 지나쳐 갈 수 없을 정도로 귀여워 눈을 뗄 수가 없다.

다람쥐는 약 15㎝의 주먹만한 크기에 몸은 연한 갈색이고, 머리에서부터 꼬리까지 줄무늬 갈색이었다. 책에서 보는 그대로 였다. 두 다리로 서서 앞다리를 번쩍 들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예쁘던지. 만화영화에서도 항상 부지런하고 꾀 많은 동물로 나온다. 이런 다람쥐가 우리 주변 산과 들에 살고 있다.

다람쥐가 따뜻한 숲속 나뭇가지 위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다.
10월은 겨울 채비를 해야 하는 다람쥐에게 한창 바쁜 계절이다. 이때 만나는 다람쥐는 양 볼이 불룩하다. 뺨 주머니에 주운 나무 열매를 잔뜩 물고 보금자리로 돌아가서 겨울 채비를 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만난 녀석 역시 유난히 볼이 불룩하다. 도토리나 밤을 넣어 옮기느라 볼 주머니가 불룩했다. 다람쥐는 나뭇잎 속에서 움직이더니 산책로로 나와 두 발을 들고 요리조리 두리번거리다 산책로를 건너 나무숲 사이 땅 속 구멍으로 들어갔다. 이제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도 그 구멍을 계속 바라보았다. '혹시 또 나올까'. 5분쯤 지나자 '앵콜 공연'을 해주는 가수처럼 다람쥐가 다시 나왔다. 나온 다람쥐는 쏜살같이 나무를 빙글빙글 타며 꼭대기로 올라갔다.

편백나무 군락지 사이로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다람쥐들에게 요즘은 겨울 동안 사용할 땅굴 파기 작업을 해야 한다. 야생의 생명들은 저마다 주어진 자연조건을 이용해 삶의 지혜를 가지고 있다. 다람쥐는 먹이 구하기가 쉬운 도토리나무 밑에 앞발로 야트막하게 땅굴을 판다. 도토리나무 쓰러진 아래 또는 돌 밑에 땅굴을 파고 그 속에 보금자리를 만든다. 다람쥐 굴은 좁고 긴 지하터널을 따라 1m쯤 아래로 내려가면 막다른 곳에 두 개의 각기 다른 방이 나온다. 그 중 하나는 침실을 겸한 저장 창고. 옆에 따로 마련된 방이 화장실이다. 이렇게 따로따로 굴을 파 놓고 한겨울엔 겨울잠을 즐긴다. 그러고 보면 다람쥐는 매우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겨울잠을 자기 때문에 미리 월동 준비를 해야 하는 다람쥐에게 가을은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만큼 빠르게 흘러간다. 먹성 좋은 다람쥐에게 양쪽 볼은 일종의 장바구니이다. 뺨 안쪽에 볼 주머니가 잘 발달돼 있는 덕분에 먹이를 담고 나르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볼 주머니는 한 번에 도토리 6~8개는 무리없이 모아둘 수 있을 만큼 큼직한 장바구니인 셈이다.

대신공원 편백나무 숲 속에서 사람들이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걷고 있다.
다람쥐는 수시로 두 다리로 서서 앞다리를 이용해 도토리나 밤 등 열매를 번쩍 들고 앞발로 돌리면서 볼 속의 주머니에 집어넣어 집으로 부지런히 나른다. 이 가을은 다람쥐에게도 풍요롭다.

가을이 끝나면 곧 추운 겨울이 불어 닥친다. 녀석은 날이 추워지면 열매를 하나씩 꺼내 먹지만, 날이 몹시 추워지면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체온을 낮추고 땅 속에서 잠을 잔다.
그러나 다람쥐는 겨울 동안에도 수시로 주린 배를 채우기 때문에 진정한 겨울잠을 잔다고는 할 수 없다. 가수면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다람쥐의 겨울 채비는 지혜가 가득 넘쳐 무척이나 신기했다. 취재 협조 조류사진가 이길용 박용수

먹성 좋은 다람쥐가 나무 위에서 무언가 먹고 있다.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 분양가상한제 부산 전셋값 하락 우려
  2. 2‘남천 더샵’ 30일 분양 예정…하반기 부산 분양시장 최대어 부상
  3. 3지역주택조합원 모집 위법성 논란…극단적 선택까지 불렀다
  4. 4가을의 길목, 클래식 전설의 선율 들어보세요
  5. 5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 12월 31일 폐업 공식화
  6. 6부산 사하구 감천2동 행정복지센터, ‘감내 클린 히어로즈’ 발대식
  7. 7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2382> 제6회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8. 8[서상균 그림창] 늘어나는 '강치'
  9. 9걷고 싶은 길 <76> 통영 만지도 몬당길
  10. 10신축 해운대경찰서, 지상 9층 규모 2022년 준공
  1. 1박태수 총선 출마 움직임...오거돈 서병수 대리전 북강서을 혈투 예고
  2. 2변상욱 YTV 앵커는 누구? 조국 비난한 청년에 ‘패드립’에 父 조롱까지…
  3. 3조국, 자녀문제 사과…"文정부 개혁임무 완수 위해 심기일전"
  4. 4軍, '지소미아 종료' 사흘 만에 독도방어훈련 전격 돌입
  5. 5변상욱 “수꼴 마이크 잡았다” 모욕 발언 일파만파…‘수꼴’ 뜻은?
  6. 6홍준표 "내가 검사라면 조국 의혹 한 시간 내 모두 자백받아"
  7. 7'조국 딸 장학금' 규정 논란…"의전원 입학전 제정"vs"입학 후"
  8. 8'조국 법무장관' 부적합 48% vs 적합 18%…34%는 판단유보
  9. 9이외수, 조국 논란 언급하며 “이명박·박근혜 시절 찍 소리도 못하더니…”
  10. 10UN군참전기념탑에 UN군 영문을 ‘십자군’으로 표기 논란
  1. 1 분양가상한제 부산 전셋값 하락 우려
  2. 2‘남천 더샵’ 30일 분양 예정…하반기 부산 분양시장 최대어 부상
  3. 3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 12월 31일 폐업 공식화
  4. 4변동·준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연 1%대 저금리로 갈아타세요
  5. 5‘부산진역 협성휴포레’ 2·3층 상가 분양
  6. 6애플 ‘18금 게임’ 빗장 풀자 고스톱·포커 출시 봇물
  7. 7똘똘한 한 채 집중…청약가점 평균 60점(최고점 84점) 훌쩍 ‘고공행진’
  8. 8SM그룹 극일운동 앞장…소재 100% 국산화 추진 선언
  9. 9호텔가 ‘秋캉스족’ 잡기 분주
  10. 10일본, 추가 경제보복 나서나 우려 고조…홍남기 “향후 상황 예단하기 어렵다”
  1. 1 청주 전자제품 공장서 화재, 하늘 뒤덮은 검은 연기
  2. 2지방공무원이 출장비 부당수령하면 최대 5배 가산금
  3. 3文대통령이 반환 약속한 '저도' 뱃길 열린다…유람선사 선정
  4. 4연제구 연산터널 입구 지름0.8m 싱크홀,차량 정체 예상
  5. 5'조국 의혹' 부산대 촛불집회…대표성 논란에 갈팡질팡
  6. 6피서철 고생하는 공무원들...“무단 상행위 단속하다 고소 당하고, 밤까지 치안 걱정으로 뜬눈 밤샘”
  7. 7韓 부실논문 '최다'…'조국 딸 논문'으로 드러난 연구윤리 실태
  8. 8독성 노무라입깃해파리떼 해운대해수욕장 출현, 피서객 대피
  9. 9마사지 업소 외국 여성 단속피해 3층 건물서 뛰어 내려 부상
  10. 10병원 카드 받아 유흥업소 출입…복지부 前간부 징역8년 확정
  1. 1리버풀-아스날, 살라 2골 활약...3-1 리버풀 승리, ‘리버풀전 징크스’ 깨지 못했다
  2. 2'출장정지'풀리는 '슈퍼손' 손흥민...매치데이 매거진 표지 장식
  3. 3권창훈, 분데스리가 이적 후 첫 출전 5분만에 첫 골... ‘성공적 데뷔전’
  4. 4맨유-크리스탈팰리스, 1-2 맨유 3경기만 첫패배... 출발점 이후 하락세로
  5. 5황의조, 연속 3경기 출전 끝에 데뷔골 폭발, 경기 리드
  6. 6“나도 루키 챔피언”…임희정 KLPGA 네 번째 신인 우승
  7. 7롯데 ‘신인 잔혹사’ 이번엔 끊을까
  8. 8가을야구 앞두고…다저스 ‘류현진 관리’ 돌입
  9. 9‘탁구천재’ 조대성-신유빈, 일본 꺾고 체코오픈 혼복 정상
  10. 10권순우·정현, US오픈 1회전 대진 좋네
우리은행
아하! 일상 속 과학
숨으로 예방하다
아하! 일상 속 과학
달로 가는 길
  • 2019 ATC 부산 성공기원 시민대회
  • 2019아시아 트레일즈 컨퍼런스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제5회 극지 해양 도서 독후감 공모전
  • 부산관광영상전국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