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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입는 로봇 시대가 온다 /김영도

영화속 아이언맨 상용화 멀지 않아… 악용되지 않도록 로봇윤리관 필요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0-11 21:15:55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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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인 토니 스타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게릴라군에게 납치된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그는 게릴라군을 위한 무기 대신, 탈출을 위한 무기가 장착된 철갑수트를 몰래 만드는 데 성공하고, 그의 첫 수트인 '마크1'을 입고 탈출에 성공한다.

미국으로 돌아온 토니 스타크는 '마크1'을 토대로 최강의 하이테크 수트 '마크3'을 완성하여 최강의 슈퍼히어로 아이언맨으로 거듭난다. 영화 아이언맨에서 등장하는 신무기는 갑옷 수트, 익스텐션, 웨어러블 컴퓨터를 합친 웨어러블 로봇으로 볼 수 있다. 웬만한 포탄을 맞아도 내부의 탑승자를 보호하는 수트, 착용자의 힘과 기능을 증폭시키는 익스텐션, 입을 수 있는 컴퓨터로 구성된 로봇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웨어러블 로봇의 기술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웨어러블 로봇은 사람의 몸에 착용해 팔다리의 힘을 키워주는 로봇이다. 몸이 불편한 사람의 보행이나 동작을 보조하고,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는 사람의 힘을 덜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입는 로봇을 제품화한 것은 일본 쓰쿠바대에서 개발한 노인이나 환자를 보조할 수 있는 다리로봇인 '할(HAL)'이다. 미국은 군사용으로 상용화 단계에 와 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의 군인용 로봇인 '블릭스(BLEEX)', 록히드마틴사의 '헐크(HULC) 등이 대표적인 웨어러블 로봇이다. '블릭스'의 자체 무게는 50kg 정도이고 일본의 '할'보다 더 큰 파워를 가진다. 80kg 정도의 성인 남자가 32kg의 짐을 싣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200kg의 무게를 통제할 수 있는 힘을 발휘한다. '헐크'는 컴퓨터 센서와 인공관절로 구성된 로봇으로 만약 병사가 헐크를 착용한다면 90㎏의 군장을 지고 시속 16㎞로 걸을 수 있고 포복 자세도 취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군사용 웨어러블 로봇 '하이퍼(HyPER)'를 개발하고 있다. 몸체는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었고 배터리 등을 합하면 무게가 100kg에 달하지만 자체 동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입고 있는 사람은 무게를 거의 느끼지 못하도록 설계되었다. '하이퍼'는 하체 강화 로봇으로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8개의 유압식 액추에이터를 동력원으로 쓰면서 성인 남자가 120kg의 짐을 지고 8~9시간 동안 이동할 수 있게 해준다.

앞으로 웨어러블 로봇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작고 가벼우면서 높은 출력을 내는 액추에이터 기술과 사람의 동작의도를 재빨리 파악하고 인체에 좀 더 가까운 동작이 가능하도록 하는 센서 메커니즘 기술이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웨어러블로봇을 비롯해 지금까지 개발된 로봇은 모두 보다 쉽고 편한 생활을 누리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에 기인하고 있다. 마티아스 호르크스는 '테크놀로지의 종말'에서 인간의 본능을 외면하는 기술은 도태될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인간의 본능은 무조건 편해지려는 본능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와 노력이 가미된 유형의 조작을 통해 피드백으로 전해져 오는 성취감에서 더욱 강력한 쾌감을 얻는다는 것이다. 즉, 인간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고 기계에 의지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근육을 직접 움직인 결과에 대한 성취감이 더 높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이 직접 착용해 로봇의 동작을 제어하는 웨어러블 로봇은 인간의 본능에도 부합되는 로봇이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의지가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다른 인공지능 로봇에서 요구되는 스스로 판단하고 생각해야 하는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따라서 로봇들 중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큰 힘을 필요로 하면서 모든 일을 지능형 로봇에게 맡길 수 없는 작업에 유용할 것이다. 그러나 영화에서처럼 초인이 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잘못된 결과를 가져오지 않도록 로봇개발에 앞서 사회적으로 로봇윤리관 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 로봇 기술의 급속한 발전 속에서 향후 몇 년 내에 인간이 초인으로 거듭날 시기가 도래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동의과학대 부총장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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