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무인의 혼 사람의 길을 묻다 <9> 선무도 세계화 앞장 설적운 스님

"중국 소림사에 소림무술 있다면 한국 골굴사에는 선무도가 있다"

  • 국제신문
  • 강춘진 기자 choonjin@kookje.co.kr
  •  |  입력 : 2010-10-14 21:17:43
  •  |  본지 24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20세 때 출가해 범어사 청련암서 선무도 대가 양익 큰스님에 사사
- 몸과 마음은 하나 '禪武不二' 무예

- 1992년 경주 골굴사 주지 취임 후 선무도와 결합한 템플스테이 개발
- 年 3만여 참가 … 외국인만 2000여명

- "소림무술공연이 대성공 거두었듯 우리 전통무예도 콘텐츠 개념 도입
- 세계적 문화상품 브랜드로 키워야"

   
'인터내셔널 로맨티스트'. 낭만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 용어를 선뜻 입에 올리는 설적운(56) 스님은 외국에서 여성이 춤을 추자고 손을 내밀면 마다하지 않고 '댄스'를 함께한다. 영어에 능통한 이 스님은 1990년 조계종의 국제포교사 자격증을 획득하고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40여 나라를 돌아다닌 낭만주의자.

이 낭만주의자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석굴사원인 경북 경주 함월산의 골굴사 주지다. 골굴사는 현재 '조계종 선무도 총본산'으로 명성이 더 높다. 그 중심에는 삼국시대부터 내려온 전통 무예를 현대에 맞게 재구성하고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킨 설적운 스님이 자리 잡고 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고찰의 주지이자 무예인인 스님은 연예 기획사 등에서 흔히 쓰는 '엔터테인먼트'를 자주 거론했다. 이 용어에 대해 일반인들은 통상 스님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낯선 말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그의 입에서는 오락적 요소가 강한 '엔터테인먼트'나 현대 문화산업계의 화두인 '콘텐츠 개발'과 같은 말이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무예의 콘텐츠 개발화에 대한 개념을 남들보다 먼저 깨우친 것뿐입니다." 이제 전통 무예도 세계 시장에 당당히 내놓을 문화상품이 될 수 있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브랜드로 육성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를 통해 관광산업적인 효과도 볼 수 있다는 말까지 이어갔다.

'포장만 된 것은 전통 무예가 아니다'. 전통 무예의 문화산업화를 선도하고 있는 스님의 논리는 현대를 추구한다.

■승가 전통수련법 계승 … 현대 생활무술로

   
신라시대부터 전해오는 승가의 전통 무예를 계승해 현대적으로 발전시킨 뒤 문화 콘텐츠로 육성하고 있는 설적운 스님이 선무도 수행 자세를 선보이고 있다. 이 스님은 현재 '조계종 선무도 총본산'인 골굴사 주지로 활동하고 있다.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먼저 선무도에 대해 알아보자. 신라시대 화랑들의 심신 수련과 고려시대 몽고군의 침입에 항거한 항마군, 조선시대 임진왜란의 승군들이 수련했던 승가의 전통 무예를 계승한 것이다. 갑오개혁 이후 승병 무예가 폐지된 19세기 말까지 기림사와 표충사 등 우리나라 주요 사찰에서 스님들의 동적수련법으로 전해져 왔다. 일제감정기를 지나 자취를 감췄지만 1960년대 부산 범어사의 양익 큰스님이 복원시켰다.

이를 전수받은 설적운 스님이 승려들의 고난도 수련을 현대인들이 따라 하기 쉽게 변형시켰고, 1985년부터 선무도라는 이름으로 세속에 공개했다. 동국대 대학원에서 체육학을 전공한 스님은 몸과 마음, 호흡의 조화를 통한 전통적인 수행법에다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한 것이다. 춤을 추듯 부드러운 움직임과 손가락 끝으로 흘러내리는 곡선, 여기에다 절도 있는 힘이 더해진다.

"25년 전 서울과 부산 등에서 도장을 열었을 때는 고난도 무술 수련에 집중했는데 오래가지 못하더군요." 처음 선무도가 세속에 모습을 드러낼 당시 낯선 데다 강한 힘이 있어 반응이 좋았지만 3년도 지나지 않아 일반인들의 호응도는 뚝 떨어졌다. 문득 스님은 현대인에게는 호신술이나 격투기 등 강한 무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이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편안하고 행복한 생활을 추구하는 무술을 떠올렸다.

"선요가와 선체조, 선기공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재구성하고 남녀노소 누구나가 생활 속에서 골고루 즐길 수 있는 무술을 만들었지요." 각종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는 현대인들이 수련과 운동을 통해 정서와 관련된 병을 치유하는 무술이다. 특히 수련 에너지를 통해 현대인의 만성병을 치유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했다. 결론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자'.

■전통무예에 엔터테인먼트 요소 가미

   
선무도는 짧은 기간에 대중화했으며, 한국의 전통 무예로서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전하고 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스님은 거듭 말한다. "콘텐츠 개념을 빨리 도입한 것이지요."

선무도를 세속에 내놓은 뒤 1986년부터 1990년까지 기림사를 거쳐 1992년 골굴사 주지로 취임한 스님은 '템플스테이'라는 콘텐츠를 개발했다. 여기에다 전통 무예를 바탕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접목시켰다. 조계종과 정부의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02년부터 정식 도입한 '템플스테이'는 지금은 일반화됐지만, 이 콘텐츠는 골굴사에서 먼저 시작된 것이다.

현재 전국의 109개 사찰에서 실시하는 '템플스테이'에 연간 14만여 명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 중 3만여 명이 골굴사에서 수행한다. 전통 무예를 결합시킨 골굴사의 '템플스테이'에는 외국인만 연간 2000명이 넘게 참여한다. 이는 곧 선무도의 대중화와 국제화로 연결된다. 당연히 세계 무대에 내세울 수 있는 브랜드다. 문화상품 전통 무예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금은 사찰과 선무도 발전에 재투자된다고. 여기서 선무도의 구체적인 프로그램 내용을 열거할 필요가 있을까. 대신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개념이 도입된 전통 무예에 주목하자.

"중국 소림사에서 먼저 콘텐츠 개념을 도입해 대성공을 거두었지요." 스님은 지난달 제자 12명을 동행하고 중국 소림사의 무술 공연을 벤치마킹한 적이 있다. "하루 공연에 5000여 명의 유료 관객이 몰렸어요. 이는 곧 관광산업과 연결되지요."

'엔터테인먼트' 골굴사도 내년 1월 1일부터 선무도를 바탕으로 우리 전통예술은 물론 연극 소리 등이 결합된 문화공연을 매일 두 차례(오전 11시 오후 3시) 상시 마련하기로 했다. 공연은 무료. 이 무예인의 무술은 미래를 지향한다.

■산업적 가치가 높은 전통 무예…"하기 나름"
   
스님은 1955년 경주에서 태어났다. 경찰검도 사범을 했던 부친의 영향으로 10세 때부터 태권도와 검도 등을 익히며 자연스럽게 무술 세계에 입문했다. '길을 찾기 위해서'. 20세 때 출가해 범어사 양익 큰스님 문하에서 수학했다. 수학한 곳은 당시 무예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범어사 청련암. 이곳에서 1970년대 차력무술인으로 명성을 떨치며 부산YMCA 체육부장 등으로 활동하던 오동석(현 부산사회체육센터 상임부회장) 씨 등 여러 무예인들과 연을 맺었다.

"청련암에서 양익 큰스님을 사부로 모시고 7년 동안 수학한 뒤 선원과 태백산 토굴 등에서 수행하면서 나름대로 이치를 깨닫게 된 것이지요." 그렇게 양익 큰스님으로부터 전수받은 전통 무예를 선무도로 현대화하고 1980년대에는 낯선 개념인 문화 콘텐츠로 개발했다. 일찍이 세계 문화의 흐름을 읽었기 때문에 과감히 실행할 수 있었을 터.

"520개가 넘는 우리나라 무술 단체들도 이제 무예의 문화산업적인 가치에 눈을 돌려야 합니다." 스님은 그렇다고 무예의 상업적인 요인을 강조하지 않았다. 단지 전통 무예가 문화상품으로 기여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자는 것이다.

   
"무술 단체들이 영리에만 치중하고 재투자를 하지 않으면 자멸할 수밖에 없어요." 스님은 전통 무예 발전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인 대책을 희망하면서도 스스로 무너지고 있는 많은 무예인들의 자성도 촉구했다.

이런 말에 공감이 간다. "사회체육처럼 일반인들의 호응이 뒤따르면 무예인들도 신명을 바쳐 종사할 수 있는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창출될 것이다."

현대인들은 정서질환을 많이 앓고 있다. 이는 "환경적인 요인도 있지만 탐욕과 집착이 빚은 결과"라고 스님은 설파했다. 그래서 "마음을 비워라"고 한다.


# '전통무예와 음악의 만남'… 24일 골굴사서 산사예술제

오는 24일 경북 경주 골굴사 경내에서는 전통무예대회 및 산사예술제가 열린다. 전통 무예와 음악이 조화를 이뤄 가을 함월산 자락을 축제의 마당을 꾸미는 행사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하는 이 행사는 선무도를 문화상품화한 '엔터테인먼트' 골굴사의 특성을 잘 드러낸다.

9개 전통 무예단체가 참여해 '무술과 음악의 조화'라는 특별한 콘셉트에 부합하는 문화의 향연을 펼친다. 선무도 대금강문 문주이자 한국전통무예총연맹의 총재로 활동하는 설적운 스님은 "골굴사 전통무예대회는 상호 간의 자웅을 겨루는 경기가 아니라 삶을 복되게 하는 예방의학과 치유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인연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예술제에는 택견, 무의단공, 기천, 회전무술, 24반무예 등의 전통 무예가 등장한다. 또 풍류선도를 비롯해 한무도, 영가무도, 선무도 등이 시연된다. 여기에다 가수 김태곤과 설운도 등이 출연해 산사에서 무예와 음악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를 보여준다.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busan momfair 2017 부산 맘페어10.20(금)~22(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농협
2017일루와페스티벌
s&t 모티브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경남개발공사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