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의 애매한 행정으로 초·중학생들이 사실상 대중교통 이용이 불가능한 학교로 배정받거나 다니던 학교를 강제로 옮겨야 하는 등 억울한 처지에 놓였다.

9일 부산 동부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부산 연제구 연산동 부일여중이 사상구 덕포동으로 이전함에 따라 연산동과 부산진구 양정동의 중학교 신입생들을 인근 부산진구 초읍동 초연·초읍중과 부산진구 전포동 부산진여중으로 분산배정하고 있다.

해당 학생들은 원래 부일여중으로 가야 하지만, 부일여중이 같은 법인 소속인 신라대학교와 함께 덕포동으로 옮기면서 할 수 없이 먼 곳까지 통학하게 됐다. 하지만 이들 중 부산진여중에 배정된 학생들은 대중교통편이 21번 시내버스밖에 없고, 이마저도 배차간격이 12~30분으로 길어 바쁜 등교시간에 이용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이때문에 연산동과 양정동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은 사설학원이나 개인이 운영하는 승합차를 월 3만5000원가량의 돈을 내고 사용하고 있으며, 만약 사고가 나면 보험혜택도 받기 어렵다.

<약도 참조>

특히 유일한 교통편인 21번 버스마저 지난달 회사가 적자 누적으로 부산시청에 노선 폐지를 신청한 상태여서, 학생들의 통학 여건은 훨씬 더 열악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또 부일여중 자리 인근에는 현재 양동중이 신설되고 있지만, 소음 분진 등의 민원으로 공사진행 속도가 계속 늦어져 언제쯤 개교될는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부산진여중 학무보 김모(45·부산 부산진구 양정동)씨는 "아이들의 교통편의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거리만을 기준으로 학교를 배정한 교육청을 이해할 수 없다"며 "2년씩이나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어 하루 빨리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 동래교육청도 지난 5일 부산 동래구 안락2동 안남초등학교 학생들을 내년 3월 신설 예정인 안락1동 안진초등학교로 전학시키겠다고 밝혀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전학 대상자들은 안락2동 동부산아이존빌 아파트와 인근에 사는 초등학생 200여명으로 새로 생기는 뜨란채 1·2차 아파트 입주자 자녀들이 거리가 가까운 안남초교에 배정받게 돼, 이 학생들은 900여m나 떨어진 안진초교로 밀려난 것이다. 동래교육청은 "동부산아이존빌 입주 당시 입주자들과 초등학생 전학 문제를 합의했으며, 현재 입주자들이 당시 입주자와 달라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해명했지만, 첫 입주 때부터 지금까지 거주 중인 학부모들은 "입주 때 교육청으로부터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맞서고 있다.

권혁범 송진영기자 pear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