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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혜 무용단. |
문득 본 하늘에 그리운 얼굴 하나 방긋 웃는다. 수십 년 전 그 소녀. 세월이 흘렀어도 소녀는 늘 앳된 모습으로만 우리 가슴 속에 산다. 소녀는 추억을 먹고 살지만 자라지는 않고, 여린 그 모습으로 남아 우리와 함께 영원히 동행한다. 그 소녀는 '소년의 소녀'이면서 동시에 '소녀의 소녀'이기도 하다.
피천득의 수필 '인연'과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 속 소녀는 아련한 그리움의 대명사다. 마침내 이 소녀들이 아름다운 춤으로 무대에서 활짝 피어나 하늘로 날아오른다. 정신혜무용단이 '인연'과 '소나기' 두 작품을 1, 2부로 엮은 창작춤 '소녀'를 오는 22일과 23일 오후 7시30분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공연한다. '소녀'는 창단 16년을 맞은 정신혜무용단이 의욕적으로 기획하는 '춤으로 읽는 문학 시리즈' 첫 번째 작품. 정신혜 이태상 김예리 배강원 등 수준급 무용가 4인을 비롯한 무용수 30여 명과 설치미술(손몽주), 라이브연주(Eumnori), 의상, 조명, 분장 등 스태프를 포함한 70여 명이 대거 참여해 종합예술인 무용의 신명과 화려함을 선사한다.
20대 때 이미 자신의 이름을 건 무용단을 만들어 십여 년간 국내 각종 무용제에서 상을 받은 정신혜(신라대) 교수는 작품의 안무자이면서도 특히 이번 공연에서 '인연'의 주역 소녀(아사코)로 나서 관심을 끈다. 상대역인 이태상 신라대 초빙교수는 국제적으로 명성을 쌓은 현대무용가다.
'소나기'의 여자 주역 김예리(예명 한예리)는 정 교수로부터 한국춤을 배우고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나온 뛰어난 춤꾼이다. 지난해 영화 '코리아'에 출연, 2013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받은 영화배우이기도 하다. 소나기의 남자 주역 배강원은 젊은 남성 한국무용가를 대표하는 실력파 춤꾼으로 인정받고 있다.
정 교수는 "두 작품 속 '소녀'는 아련한 옛 추억이고, 향수이며, 품고 살 수밖에 없는 시간이다. 그 추억과 향수와 시간을 버무려 몸짓으로 꾸몄다. 이번 공연을 통해 그간 잊고 있었던 그리움을 되돌아볼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은 BS금융지주 부산은행, 부산경남경마공원, KB국민카드 등이 협찬했다. 연출 조주현, 작곡 임진영. 예매 인터파크, 영화의전당 홈페이지. R석 5만 원 S석 3만 원. 문의 (051) 999-5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