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태어난 후 2, 3개월까지는 눈의 위치가 불안정해 사시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나서도 눈의 위치에 이상이 있어 보이면 안과를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간혹 아이가 크면 괜찮아진다는 주변의 이야기를 듣고 치료 시기를 놓치고 내원하는 경우가 있다. 생후 6개월 이전부터 발생하는 영아 내사시는 치료 시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필수적이다.
보통 영아 내사시는 일반인들도 쉽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눈이 몰려 있는 정도가 심하다. 꽤 많은 수에서 해리 사시, 하사근 기능항진 등과 같이 눈이 위로 올라가는 상사시가 동반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얼굴 돌림과 같은 이상 두위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안경을 착용해도 시력이 잘 나오지 않는 약시가 동반되기도 한다.
영아 내사시는 수술 없이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수술 목적은 눈 위치를 바르게 하여 양눈을 동시에 같이 쓸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영아 내사시 아이는 비로소 양안시와 입체시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수술 시기는 늦어도 만 2세 전에 하는 것이 좋다. 늦어질 경우 입체시와 같은 양안 시기능을 획득할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수술은 보통 양쪽 눈의 내직근을 부착부에서 뒤로 옮기는 후전술을 많이 하나 경우에 따라서는 한쪽 눈의 두 근육을 수술할 수도 있다.
영아 내사시와 착각하기 쉬운 질환으로 가성 내사시와 조절 내사시가 있다. 가성 내사시는 미간이 넓고 콧대가 낮으며, 안쪽 눈꺼풀 피부가 발달하여 실제 사시가 아니지만 내사시처럼 보이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가성 내사시는 실제 사시가 아니므로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성 내사시로 보였던 아이가 성장하면서 실제 내사시가 발생하는 경우도 간혹 있어 만 3, 4세까지는 정기 검사가 필요하다. 대부분은 사시 발생 없이 크면서 정상 눈처럼 보이게 되지만 또래에 비해 원시 정도가 심할 경우 특히 내사시 발생 여부에 주의가 필요하다.
조절 내사시는 원시가 있는 아기에게서 만 1~3세쯤 나타난다. 원시가 있는 아이가 물체를 잘 보려할 때 과도한 조절을 하게 되고 이와 동시에 눈모음이 발생하면서 생기는 내사시이다. 조절을 마비시키는 안약을 점안한 후 굴절검사를 통해 원시 안경으로 교정하면 내사시가 교정된다. 만약 원시 안경을 착용하고도 내사시가 어느 정도 이상 남게 된다면 원시 안경을 착용하고 남은 부분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아기가 눈이 몰려 보이는 경우 영아 내사시, 가성 내사시, 조절 내사시의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기의 눈검사는 아기를 다루기가 어려워 다소 힘들 수 있지만 치료 시기가 중요한 만큼 의심될 경우 가까운 안과를 우선 찾는 것이 중요하다.
류원열 동아대병원 안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