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아대 박물관에 보관 중인 금조총 유물의 양산 반환을 요구하는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양산 금조충 유물 지역 반환을 위한 학술대회에 앞서 참석자들이 단체 사진 촬영을 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반환을 위한 단체 결성에 이어 학술대회를 개최해 여론 형성에 나서고 있다. 국회의원과 양산시의회 등 지역 정치권도 힘을 보태는 등 조직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문화유산회복재단 경남본부(본부장 박극수)와 양산시는 지난 14일 오후 양산문화원에서 ‘양산금조총 유물의 역사적 가치와 반환 및 활용을 위한 학술대회’를 열었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학술대회는 정승안 부산 동명대 선명상유치학과 교수의 사회로 윤광민(삼강문화재연구원)의 ‘양산지역 고분군의 발굴성과와 고대양산’, 박미정(김해시청)의 ‘금조총 출토 금공품의 성격과 특징 검토’, 조성원(부경대 박물관)의 ‘토기를 통해 본 금조총과 양산지역 문화의 성격 검토’, 이상근(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의 ‘국내 유물의 반환사례 검토 및 금조총 유물 반환방안 연구’ 등 주제발표와 토론 등 순서로 진행됐다.

문화유산회복재단 경남본부는 지난해 4월 ‘양산 성황산 부부총 및 금조총 문화유산회복 추진위원회(위원장 박극수)’ 발족식을 갖고 금조총 유물 반환에 시동을 건데이어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본격적인 반환운동에 나섰다.

양산 금조총 출토 귀걸이.

박극수 본부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양산 금조총 유물의 역사적·문화재적 가치를 조명하고 여론환기를 통해 조속한 지역 반환을 위한 취지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앞으로 학생 및 시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 및 강연은 물론 시민서명도 추진하는 등 금조총 반환운동을 범시민운동 차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윤영석(양산갑·국민의힘) 김두관(민주당·양산을) 국회의원, 이종희 양산시의회 의장도 양산 금조총과 일본 동경 박물관에 있는 ‘부부총 유물’의 양산 반환을 지원하기로 했다.

동아대 석당박물관에 보관 중인 양산 금조총 유물은 금제 새다리와 금동관, 은제 허리띠 등 화려한 유물이 포함된 39건 124점이다. 동아대 박물관은 1990년 4월 양산 북정동 고분군에서 이들 유물을 발굴한 이후 지금껏 보관 중이다. 금제조족(새다리) 1쌍 2점 등 6건 40점이 2016년 국가지정문화재(보물 1921호)로 지정됐다. 양산 금조총의 역사적·문화재적 가치는 빼어나다. 금으로 만든 새다리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출토됐다. 표면에 좁쌀보다 작은 금 알갱이 수백개를 붙여 만든 금귀걸이는 신라 최고의 금속 공예품으로 평가 받는다. 양산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신라 삽량주 시대(5세기말~ 6세기초)의 유일한 유물이다.

신용철 양산시립박물관장은 “금귀걸이의 화려한 누금세공기술은 그리스·로마 시대에 전파된 것으로, 실크로드의 종착지가 경주가 아닌 양산임을 일깨워 주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된다. 왕릉급 무덤구조로 보아 주인공인 당시 삽량주 지배층이 신라 수도 경주의 지배층에 버금가는 지위자인 걸로 학계에서는 보고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동아대 박물관 측이 양산 금조총 유물의 국가귀속시기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동아대 박물관 측은 2017년 2월 양산시립박물관 측에 2023년 하반기 국가귀속 계획을 밝힌바 있다. 하지만 지금은 양산 금조총의 보고서 작성 등 발굴품 정리작업이 아직 안됐다는 등 이유로 국가귀속 시기를 특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산 금조총에서 출토된 금제 새다리.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발굴됐으며 국가지정 보물로 지정됐다.

양산시는 동아대가 국가귀속 시기를 결정하면 국립김해박물관측과 협의해 국가귀속문화재 보관청으로 지정된 양산시립박물관으로 양산 금조총 유물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준비 중이다.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