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남 양산시에서 개최된 양산월드힙합어벤져스 힙합 경연대회 축제가 서울 예술인 잔치에다 예산 집행 과정도 불투명한 등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양산시의회의 강한 질타를 받았다.

양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행정사무감사 장면. 양산시의회 제공

양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정숙남, 국민의힘·물금읍 원동면)는 13일 양산시를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책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석규(덕계·평산동)의원은 “행사 출연진 68명 중 거주지가 서울 45명, 경기 9명 등 수도권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양산 사람은 겨우 2명이다. 이에 따른 인건비도 1억1000만 원 중 양산은 겨우 200만 원만 수령했다. 지역을 배제한 서울만의 행사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정성훈(물금읍 범어) 의원은 주최 측의 투명하지 않은 예산 집행 문제를 집중해서 거론했다.

정 의원은 “시가 제출한 행사비 정산서를 보면 ‘SNS 프로그램 1000만 원’ ‘제작 지원팀 운영 1000만 원’ ‘출연진 섭외 1250만 원’ 등 항목만 있고 세부 집행내역이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기획사 등지에서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의 출연료를 받고는 출연자별 지출 내역이 첨부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실제 출연료가 개인에게 지급됐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고 꼬집었다.

정숙남 위원장은 “인쇄물과 홍보물 출판을 비롯해 각종 장비 대여 등도 대부분 서울 등 외지 업체가 담당하고 양산 지역 업체는 의자 렌탈 등 소수에 그쳐 지역업체는 철저히 배제됐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지난해 5월 당시 웅상 지역 ‘회야제’ 축제는 ‘코로나 19’ 등 문제로 취소됐는데 황산공원 힙합축제는 열렸다. 형평성 문제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양산시 관계자는 “브레이크댄스가 2024년 파리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힙합이 다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데다 트로트 일색의 행사에 변화를 주고, 젊은 층을 겨냥한 행사도 필요하다는 생각에 당시 코로나19로 인한 위험도가 높은 상황이었지만 큰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 힙합이 익숙하지 않은 데다 첫 행사라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는 점도 고려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이어 “일부 정산서류가 미비한 점은 인정한다. 그런데 개최된 지 1년이 넘은 데다 담당자도 바뀌어 감사 준비 과정에서 영수증 등 관련 증빙서류를 첨부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시의회 지적사항을 챙기고 미비한 서류도 다시 찾는 등 재점검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2022 양산월드힙합 어벤져스’ 힙합 경연대회는 지난해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황산공원 특설무대에서 개최됐다. 시비 2억5000만 원과 주최 측 자부담 5000만 원 등 3억여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