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농·어촌의 ‘일손 부족’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체류 기간과 업무 범위를 확대한다.

외국인 계절근로는 파종기·수확기 등 일손이 필요한 시기 농·어업 분야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한시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외국인 근로자가 일하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DB

법무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는 26일 농·어업 계절근로 제도의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이런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선 정부는 농협이 고용해 농가에 일일 단위로 공급하는 공공형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전체 근로시간의 30% 범위 내에서 농협 등 공공형 운영 사업장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허용 업무는 농산물 선별·세척·포장 및 1차 가공, 육묘 관리 등이다.

아울러 정부는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연장 절차 없이 최대 8개월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체류자격 상한을 현재 5개월에서 8개월로 연장한다.

두 가지로 나눠 운영해오던 계절근로 외국인 비자는 체류 기간과 관계 없이 단일 체류 자격(E-8)으로 통합한다.

농어촌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고용할 때 지켜야 하는 기준도 ‘체류 일수의 75% 이상 고용 보장’에서 ‘주당 35시간 임금 보장’으로 바뀐다.

지금까지 고용주는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체류하는 기간의 75% 이상을 고용해 그에 상응하는 임금을 지급해야 했다. 가령 체류 기간이 90일인 C-4 자격 근로자의 경우 68일 이상 고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날씨 때문에 일을 할 수 없는 날에도 고용을 보장해야 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농가의 부담이 커지면서 이런 목소리가 더 커졌다.

의무 고용 기준이 ‘체류 기간 주당 35시간 이상 임금 보장’으로 바뀌면 농번기에 주당 48시간 일하고 폭염·장마가 예상되는 7~8월에는 주당 35시간 일하는 등의 방식으로 유연한 근로계약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정부는 결혼이민자가 초청할 수 있는 계절근로자의 범위를 4촌 이내 친척과 배우자 최대 20명에서 형제·자매와 그 배우자 최대 10명으로 변경한다. 허위·과다 초청에 따른 불법 취업 알선을 막기 위한 조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