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남의 사인을 VX 중독 사망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가 VX에 대한 불쾌감을 나타내며 북한이 은밀하게 추진했던 북미대화도 물거품이 됐다.

26일 말레이시아 보건부 장관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VX에 중독된 이후 15분에서 20분 안에 사망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은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여성 용의자 2명의 습격을 받고 사망했다.

수브라마니암 장관은 화학국이 확인한 사실이 병원 부검 결과와 일치한다며 이는 VX가 매우 심각한 마비를 일으켜 김정남을 단기간에 사망에 이르게 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식 발표의 여파로 다음 달 초 미국 뉴욕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미국과 북한의 반관반민(트랙 1.5) 대화도 몇 시간 만에 무산됐다.

이번 비공식 대화는 북한 측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접촉을 시도한 끝에 도널드 자고리아 미국 외교정책위원회 부회장의 주선으로 기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도널드 트럼프. AP연합. (아래)24일 김정남 암살에 쓰인 화학물질을 분석해 VX신경가스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말레이시아 화학청 전경. 연합뉴스

북한에서는 최선희 외무성 미주국장을 비롯한 정부 측 인사가, 미국에서는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와 빅터 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무부의 태도는 돌변했고, 비자 발급은 거부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에 대량살상무기 VX가 사용됐다는 말레이시아 당국의 발표가 나와 북미 대화를 진행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권진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