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정발급 일당·의뢰자 31명 입건

국내 체류 중인 베트남인에게 불법으로 한국 운전면허증을 발급받도록 알선해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도로교통공단은 이 과정에서 위조 면허증을 걸러내지 못했고, 이 때문에 베트남인이 대거 무면허 운전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SNS에 ‘베트남 면허증, 한국 면허증으로 교체’ 등 내용으로 글을 올린 뒤 부정한 방법으로 한국 운전면허증을 발급받게 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및 사문서 위조)로 베트남인 A(28) 씨를 구속하고, 공범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또 위조 면허증을 받아 사용한 B(28) 씨 등 베트남인 26명도 입건했다.

A 씨 등은 2014년 9월부터 최근까지 한국에 사는 베트남인 가운데 자국 운전면허가 없으면서 한국에서도 면허를 따기 어려운 B 씨 등에게 접근해 1인당 70만~100만 원을 받고, 베트남 현지에서 만든 가짜 운전면허증을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B 씨 등은 국제우편으로 받은 가짜 베트남 운전면허증을 운전면허시험장에 맡기고 한국 면허증을 발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베트남은 ‘국내 면허 상호 인정국가’로, 베트남 운전면허가 있으면 국내에서 별다른 시험이나 절차 없이 한국 면허증을 받을 수 있다.

B 씨 등은 이후 베트남으로 돌아가는 가짜 항공권을 운전면허시험장에 제시하고 베트남 운전면허증을 돌려받아 폐기하는 수법으로 증거를 없앴다.

운전면허시험장은 위조된 베트남 면허증을 걸러내지 못했고, 교체 발급한 한국 면허증도 회수하지 않아 B 씨 등은 버젓이 무면허 운전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베트남에 있는 다른 일당을 지명수배하거나 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또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외국 운전면허증 교체 발급제도의 문제점을 고치도록 도로교통공단에 권고했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