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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라노] 친구 따라 도박 중독… 청소년 온라인 도박 중독 ‘심각’

청소년 10명 중 4명 온라인도박 경험 있어

청소년 사이에서 쉽게 확산되는 경향 보여

도박사이트 총책, 청소년 타깃 삼아 마케팅

한 명만 중독돼도 순식간에 주변으로 번져

"도박 근절 위해선 계좌 묶는 것이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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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도박’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죠. 테이블에 둘러앉아 눈이 벌게지도록 도박에 집중하는 사람들, 어두운 실내를 겨우 밝히는 전등,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담배 연기 같은 것들이죠. 그런데 요즘은 ‘고전적인 도박’의 이미지에서 많이 벗어난 새로운 도박이 유행하고 있어요. 스마트폰만 있어도 도박을 할 수 있게 됐는데요. 인터넷만 연결된다면 누구나 손쉽게 접속이 가능한 온라인에서 도박이 이뤄지기 때문에 도박을 접하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어요. 중·고등학생이 도박에 중독돼 헤어나지 못하고 있죠.

“고등학교 1학년 때 친구들을 따라 온라인 도박을 시작했어요. 친구들 사이에서 온라인 도박은 일종의 ‘문화’이고 ‘놀이’였거든요. 고등학생 때는 부모님께 용돈을 받기도 하고, 중고마켓에서 물건을 팔아서 도박 자금을 충당했어요. 항상 돈이 없었지만 그때는 딱히 심각하게 중독됐다고 생각하지도 않았어요. 하지만 도박 문제는 성인이 된 후에도 이어지며 점점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죠. 성인은 대출을 받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신용이 없어도 대출이 가능한 상품을 찾아서 돈을 빌려 도박을 했어요. 빚이 순식간에 수백만 원으로 불어나더라고요. 빚을 더 늘리지 않으려고 하는데, 대출 받은 돈은 아직 한 푼도 갚지 못했어요. 돈이 생기면 계속 온라인 도박에 탕진해버리니까요.”

온라인 도박에 빠진 지 3년이 된 이 씨는 고등학생 때 시작된 도박이 성인이 된 후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 발표한 ‘2022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 중 돈내기 게임 경험률이 38.8%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청소년 10명 중 4명은 온라인 도박 경험이 있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처음 돈내기 게임을 경험한 평균 연령이 11.3세로 조사되면서 도박 문제가 점점 더 저연령화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온라인 도박은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청소년의 접근성이 매우 높은 불법 OTT 스트리밍 사이트, 불법 웹툰 사이트 등은 주요한 도박 유입 경로로 볼 수 있습니다. 사이버 도박은 모바일 게임과 유사해 경계심 없이 접근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청소년 사이에서 쉽게 확산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청소년 도박중독 진료 현황’ 자료를 보면 19세 이하 도박 중독 치료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18년 68명 ▷2019년 96명 ▷2020년 104명 ▷2021년 130명 ▷2022년 114명 ▷2023년 7월 104명 등 도박 중독 청소년 수가 과거에 비해 늘어났죠.

이러한 청소년 도박 중독 문제는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총책들이 청소년을 타깃으로 삼기 때문에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도박 사이트를 처음 개설하면 우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벌입니다. 청소년이 많이 모여 있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이나 텔레그램 방을 찾아들어가 광고를 하기 시작하죠. 총책은 “처음 가입하면 게임 머니를 주겠다”라는 말로 홍보를 하는데, 최대한 많은 청소년을 도박으로 중독 시키는 것을 최종 목표로 잡습니다.

A라는 학생이 총책의 광고에 넘어가 도박을 하기 시작하면 곧 돈이 다 떨어지는 시기가 옵니다. 총책은 이 시기를 노려 A에게 “친구 추천하면 게임 머니 줄게” “우리 사이트 친구들한테 광고하면 게임 머니 줄게” 등의 말을 하며 꼬드깁니다. 게임 머니가 필요한 A는 친구들에게 도박 사이트를 추천하기 시작하죠. A를 따라 도박을 하게 된 B, C, D가 중독에 빠지면 B가 E, F를 불러들이고 C가 G, H에게 전파시킵니다. 도박 중독 청소년의 친구들이 가입을 하고, 친구들이 또 다른 친구를 불러오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는 것입니다. 청소년 한 명만 도박 중독에 빠져도 순식간에 주변으로 번져나갑니다. 청소년은 인터넷 활용률이 어른과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그 속도가 어마어마하다고 하죠.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기 위한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은행 계좌’입니다. 과거와 달리 은행 계좌를 여러 개 만들기 어려워지면서 계좌가 잠겨버리면 일을 유지할 수 없게 됐죠. 불법 계좌를 찾아 신고하고 정지시킨 후, 예금주에게 자금 출처의 증빙을 요구해 증명하지 못할 경우 국고로 귀속시킨다면 불법 도박은 사라질 것입니다.” 도박 없는 학교 조호연 교장은 온라인 도박 문제를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은행 계좌를 묶어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온라인 도박은 배팅 횟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돈을 잃을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도박이란 게 돈을 많이 잃어도 한 번만 더 하면 만회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심리에 빠지게 합니다. 이런 생각은 또 다른 범죄를 불러일으키죠.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도박비 마련’을 위해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이 무려 138명에 달했습니다. 이 중 사기 범죄가 78%로 가장 많았고 공갈, 폭력, 강도, 성매매를 저지른 청소년도 있었습니다. 범죄의 늪으로 빠져드는 것이죠. 청소년의 도박 문제가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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