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부산 김해공항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와 관련해 기내반입물품에 해당하는 보조배터리 등 전자장비가 화재원인으로 추정돼 관계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29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소방당국, 공항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현장을 보고 있다.연합뉴스

29일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전날 밤 10시15분께 김해국제공항 주기장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BX391(A321-200기종) 항공기 내 맨 뒷줄 3~4번째 좌석 위 선반 내부에서 연기와 불꽃이 발생한 뒤 화재로 번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등 176명이 비상 탈출했고 7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관계 당국은 화재 당시 후미 갤러리에서 대기하던 승무원이 닫힌 선반 내부에서 연기와 불꽃을 목격했다는 증언을 토대로 선반 내부 물체에서 최초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국내 항공사에서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보조배터리로 인한 화재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됨에 따라 사고원인 규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아시아나항공 김포발 제주행 OZ8913편 항공기의 기내 선반 안에 있던 가방 속 보조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사무장이 승객의 가방을 꺼내 화재를 진압했고, 부사무장이 이 가방을 소화 전용 용기에 넣어 피해 확산을 막았다.

현재 국내 공항당국과 항공업계는 리튬배터리가 장착된 전자장비(카메라, 휴대전화, 노트북 등)인 경우 배터리의 리튬 함량이 2g 이하이거나 리튬이온배터리가 100Wh 이하면 위탁수하물로 부치거나 기내 휴대가 가능하다. 또 보조 리튬배터리의 리튬 함량이 2g 이하이거나 리튬이온배터리가 100Wh 이하인 경우 1인당 5개까지 소지할 수 있지만 위탁수하물로는 부칠 수 없으며 기내 휴대만 가능하다.

한편 국토부는 항공정책실장을 중심으로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하고, 사고 현장에 부산지방항공청장 산하 지역사고수습본부를 운영하며 사고 수습에 나섰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사고 발생 직후 항공사고조사관 3명을 사고 현장에 급파했고, 29일 추가 파견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항철위는 우선 화재가 발생한 항공기에서 블랙박스인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를 회수해 내용을 분석할 계획이다. 또 탑승자들의 증언과 항공기 운항 기록 등을 종합해 비행기 꼬리쪽 내부에서 불이 시작된 정확한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