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2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대화 재개 의사를 밝힌 지 6일 만의 공식 행보로 핵무력 강화 노선 관철 의지를 재확인하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 연구소를 현지 지도하면서 “핵대응태세를 한계를 모르게 진화시키는 것은 우리가 견지해야 할 확고한 정치군사적 입장”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현지지도에서 핵물질 생산에 관한 기술적 언급이 빠져 미국을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를 부각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이러한 반응으로 볼 때 북한은 현재 상태에서 당장 대화에 응하기보다는 당분간 핵 무력 강화 노선을 가속하며 대치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에 나서더라도 핵 군축이 아닌 비핵화 협상은 시작조차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통신은 김 위원장이 방문한 핵물질 생산기지의 구체적인 위치를 밝히지 않았는데, 북한 매체의 보도 사진을 보면 벽·바닥재 등 내부 시설이 지난해 9월 공개한 ‘핵물질 생산시설’과 달라 같은 시설 내 다른 건물이거나 아예 다른 단지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미 정보당국이 파악한 ‘영변 외 5곳의 핵시설’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에 김 위원장이 방문한 곳이 미국이 파악한 미공개 시설이라면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초과수행하고 나라의 핵방패를 강화”해야 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핵물질 증산에 가속도를 내겠다는 계획과 능력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