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뒤 산불 피해 현장 방문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재민이 내리친 외투에 맞는 일이 발생했다. 민주당은 정치인을 향한 테러 근절을 촉구하고 경찰에 경호 강화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오후 정영철 산청군 부군수 안내를 받으며 경남 산청군 시천면 산청 산불 이재민 대피소인 한국선비문화연구원을 방문하고 있다.연합뉴스

28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27일 오후 4시께 경북 영양군 산불 피해 이재민 대피소인 영양군문화체육센터를 찾은 뒤 건물 밖으로 나오던 과정에서 한 남성이 휘두른 겉옷에 상체와 얼굴을 맞았다. 이후 이 남성은 옆에 있던 경호원들에게 즉각 제지당했다.

이 대표는 공격을 받은 뒤에도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자원봉사자들과 악수를 나눈 뒤 차량에 탑승했다. 현장에서는 이를 지켜본 다른 시민이 “뭐하는 거야 지금”이라며 해당 남성을 향해 큰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대표 측은 언론 공지로 “오늘(27일) 경북 영양군 현장에서 외투를 사용한 분은 이재민으로 파악됐다”라며 “화마에 집이 피해를 입고 주변 사람들도 희생되면서 감정이 격앙됐을 것으로 이해한다. 할아버지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경찰에도 선처를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치인을 향한 폭력 근절을 촉구했다. 민주당 정치테러대책위원회는 “이 대표가 산불피해 현장을 찾은 것은 국회 다수당 대표로서 피해 주민과 봉사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신속하고 효과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폭력행위와 협박이 지속된다면 향후 정치인의 현장 방문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어떠한 폭력행위도 삼가주실 것을 강력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을 향해 “이 대표는 정치 테러로 목숨을 잃을뻔한 피해자이며 현재도 암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만약 가해자가 휘두른 것이 외투가 아닌 흉기였다면 상상하기조차 힘든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철저한 원인 분석과 경호 체계 강화를 통해 경호 대상자의 안전을 확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