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울산·경남권역에 등록된 선박 가운데 744척이 해상 사고로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672척)보다 72척이 늘었다. 철저한 원인 분석을 통한 예방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전복된 어선에서 구조 작업을 하고 있는 해양경찰.

14일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해양 사고가 발생한 선박은 3559척으로 집계됐다. 2023년의 3417척보다 142척(4.2%)이 늘었다. 선박 용도별로는 어선이 2352척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수상레저기구 637척, 비어선(화물선 등) 570척 등의 순이었다. 어선 사고는 전년에 비해 91척(4.0%), 수상레저기구는 42척(7.1%), 비어선은 9척(1.6%)이 각각 늘었다.

지난해 해상 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실종된 사람은 164명이었다. 2023년(94명)보다 70명이 증가했다. 어선 선원이 118명으로 전체의 72%를 차지했다. 이 중 외국인 선원은 35명이었다. 비어선에서는 40명, 수상레저기구에서는 6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했다.

어선의 업종별 선박 및 인명 피해 규모는 연안어업 1202척·33명, 근해어업 524척·67명, 낚시업 359척·1명, 기타 어업 214척·16명 등으로 조사됐다. 구획어업(일정하게 정해진 수면에서 김·굴·조개 등을 양식)에서는 43척이 피해를 봤으나 사망 및 실종자는 없었다.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근해어업의 사고 유형은 충돌, 전복, 침몰, 안전 사고 둥이었다. 세부 업종별로는 근해안강망업, 근해채낚기어업, 근해자망어업 등에서의 피해가 전년보다 늘었다. 최근에는 소형 선박 중심으로 하는 레저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낚시어선 사고도 지난해에는 2023년보다 30척이 증가했다.

부산권역 등록 선박의 해상 사고는 216척으로 파악됐다. 전체 척수(5519척) 대비 사고 발생률은 3.9%였다. 전년(211척·3.8%)보다 0.1% 포인트 높아졌다. 1만4353척이 등록된 경남권역에서는 441척이 피해를 봤다. 전남(559척)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울산권역의 피해 선박은 87척이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서 비롯된 조업 환경 변화로 인해 최근의 해양 사고가 단순한 양적 증가에서 벗어나 한 번 발생했을 때 대규모 피해를 불러온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봄철 성어기를 맞아 관계 기관이 적극적으로 사고 예방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에 공단은 예년에 비해 사고율이 높아진 곳과 업종별 피해 사례를 면밀하게 분석한 뒤 실효성이 높은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출발·도착 어항을 관할하는 지자체와 협력을 강화해 선박의 안전이 지켜질 수 있게 한다는 방침도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