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체포 후 첫 조사를 마무리했다. 이 전 위원장 측은 경찰의 체포가 부당하다면 체포적부심사 청구를 예고했다

이 전 위원장의 변호인 임무영 변호사는 2일 오후 9시 15분께 영등포경찰서에서 취재진에 이 전 위원장이 오후 6시 전후부터 오후 9시까지 조사를 마치고 유치장에 입감됐다고 밝혔다. 오는 3일 오전 10시 경찰 조사가 재개된다고 전했다.

임 변호사는 “시간이 별로 없어 구체적인 범죄 사실보다는 실질적인 출석 요구가 있었는지 사실관계를 따졌다”며 “출석 협의가 됐음에도 불응했다고 한 것(체포영장)은 검사와 판사를 기망한 허위 공문서다. 오는 3일 바로 체포적부심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임 변호사는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경우, 검찰에서 현명한 판단을 통해 기각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체포·구속의 적부심사는 수사기관에 의한 피의자 체포나 구속이 적법한지 여부와 체포 또는 구속의 계속이 필요한지 여부를 법원이 심사해 부적법하거나 부당한 경우에 석방하는 제도다. 체포영장을 발부한 법관은 체포적부심사의 심문에 관여하지 못한다.

청구서가 접수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법원은 피의자를 심문해야 한다. 심문기일은 가능한 한 빠른 일시로 지정하게 된다. 결정은 심문 절차가 종료된 때로부터 24시간 이내에 해야 한다.

한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이 전 위원장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오후 8시 30분께 이 전 위원장 측의 ‘불법구금’ 주장을 반박하겠다며 언론 공지를 냈다.

경찰은 “피의자에 대해 8월 12일부터 9월 19일까지 6차례에 걸쳐 서면으로 출석요구서를 발송했다”며 “그럼에도 출석에 불응해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로서는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원활한 조사를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아 강제수단까지 동원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경찰이 피의자를 체포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사실 밖 장외 공방을 벌이는 것은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