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10일에 달하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야는 명절 밥상머리 민심으로 내란청산과 민생회복 등을 각각 내세우며 여론전에 나섰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인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연휴 기간 선거 이슈 선점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청산이라는 큰 그림 아래 검찰개혁 완수를 핵심 의제로 내놓았다. 반면 국민의힘은 검찰청 해체의 부당성과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등 사법부 압박 등을 앞세워 검찰개혁의 문제점과 함께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논란 등을 고리로 맹공을 퍼부었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일 부산 동구 부산역에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고향을 찾은 아들 부부와 손주들을 반기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추석 귀향길 라디오 뉴스에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드리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게 돼서 저 개인적으로도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의 마무리 작업, 사법개혁안, 가짜조작정보로부터 국민 피해를 구제하는 개혁도 추석 이후 발표하겠다”고 했다. 검찰개혁의 목표가 내란청산이란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특검 파견 검사들이 검찰청 폐지에 반대하며 원대 복귀를 요청한 것과 관련해 “검찰들이 집단 반발하며 검찰개혁에 저항하고 있다. 자중자애하길 바란다”고 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보석 신청을 정조준하며 비판했다. 그는 “내란수괴가 감당해야 할 것은 밥투정 같은 불편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배신한 죗값”이라며 “사법부는 더 이상 국민 분노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신속하고 단호한 심판을 오늘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관세협상 교착 및 환율 상승, 물가상승, 확장재정 등을 비판했다. 그는 “지금 민주당이 펴고 있는 에너지 정책은 전기료 상승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민주당이 관세 협상에는 나 몰라라 하고, 반미 감정만 선동하는 쪽으로 전략을 편다면 경제 불안, 물가 상승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를 보는 국민의 시각은 3불”이라며 관세협상과 안보에 대한 ‘불안’, 조희대 회동설 녹취록 등 ‘불법’, 경기 불안 등에 따른 ‘불편’을 지적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하고 “관세협상 실패, 국가 전산망 먹통, 만사현통(모든 일이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통한다는 의미), 수도권 집값 급등, 조희대 대법원장 탄압 등등 민생과 국가가 무너지고 있다는 온갖 나쁜 소식들로 추석 밥상이 가득 찰 예정”이라며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가 일어난 지 일주일이 다 돼 가는데 아직 원인 규명조차 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 대통령과 국무총리는 도대체 뭐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