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상가 건물 관리업체가 최근 시설 내 부착한 관리비 관련 안내문. 독자 제공

부산 초고층 주상복합시설 엘시티의 상가 시설 상인들과 시행사 간의 갈등이 소송전으로까지 번졌다. 갈등 과정에서 시행사 등이 시설 내 업체에 저지른 영업방해 행위까지 인정됐는데, 1년이 넘는 갈등 기간 단전·단수 등 관리 문제도 장기화면서 입점 상인들은 피해를 호소한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 제1민사부는 지난 18일 ㈜엘시티PFV(엘시티 건물 시행사)와 ㈜썬앤문(엘시티PFV 관리 용역업체)에게 영업방해 등 혐의의 위반행위 총 3건에 대해 A 업체에 1건당 300만 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엘시티PFV와 썬앤문이 A 업체에 행한 단전·단수 예고문 등 각종 조치가 법령 또는 규약상에 명시적 근거가 없는 등에 비춰 적법하다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엘시티PFV는 엘시티 상가 건물의 시행사이고, 썬앤문은 이곳의 관리 업무 등을 맡고 있다. A 업체는 이곳에서 워터파크 등 시설로 영업 중인 곳인데, 지난해 7월부터 관리비 납부 등 문제로 분쟁이 시작됐다. 당시 앞선 관리용역업체 때부터 관리비 등을 두고 갈등이 있었던 A 업체는 지난해 7월부터 단전·단수 예고와 승강기 주차장 계단 등 공용부분 사용을 중지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받은 끝에 지난 1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처럼 엘시티 상가 건물의 관리비 관련 갈등은 1년이 넘었다. 시행사는 A 업체뿐 아니라 건물 내 일부 상인과도 계속해서 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상가연합회는 시행사 측의 관리비 과다와 비위 행위 등이 있다며 손해배상 등을 촉구하는 집회(국제신문 지난해 11월 18일 10면 보도)를 열기도 했다.

이후 갈등이 지속되자 이곳 상인과 구분소유자 등 80~90명은 이도포디움관리협의회㈜를 조직해 관리권 대응에 나섰다. 협의회와 시행사는 지난 9월 각각 상대에게 상가 건물 관리단의 관리인으로서의 직무를 집행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신청까지 했으나, 지난 10일 양측 모두 기각당했다. 법원은 관리인 권한 등 문제를 본안에서 따져봐야 한다고 봤다.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입점 상인들은 피해를 호소한다. 이미 1년 넘게 수차례나 단전 예고문이 상가 건물에 붙는가 하면, 지난 상반기부터 과도한 주차 요금까지 발생했다는 것이다. 실제 한전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엘시티 상가 건물의 전기요금 체납액은 4억5000만 원으로, 단전 조치 수준(체납 3개월) 전까지만 납부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이곳은 300여 개 점포 중 약 100곳이 입점한 상태다. 상인 A 씨는 “특히 단전·단수에 치명적인 음식점들은 하루하루가 불안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시행사는 구분소유자 중 하나일 뿐이라 관리비 징수 권한도 없는데 징수한 예산의 내역조차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다”며 “상가 전체의 단전 위기가 있을 때는 관리업체에 자금을 대여해 이를 막고 있다고 해명하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상인 피해가 계속되고 있어 앞으로도 법적 조치 등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