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명이인 게시물은 무관 주장도
- 강경 김민수 “용서받지 못할 일”
- 친한 “감사 조작” 계파갈등 양상

국민의힘이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된 것으로 밝혀진 ‘당원 게시판(당게)’ 감사 결과를 둘러싸고 또다시 깊은 내홍에 휩싸였다. 한 전 대표가 해당 의혹 당시에는 “몰랐다”면서도 제기 1년여 만에 일부 사실을 인정하자, 당내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무처 종무식에 참석해 정희용 사무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장 당 지도부에서도 짚을 건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강경파 김민수 최고위원은 31일 YTN라디오에서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며 “익명 뒤에 숨어서 수위가 넘는 발언들로 내부를 분열하려고 했다면 그 대상이 누구였다 해도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같이 가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강명구 조직부총장도 이날 SBS 라디오에서 “지금 이재명 정부와 싸우기도 바쁜데 언제까지 분열과 갈등을 가져갈 거냐”며 “(한 전 대표가) 인정할 건 인정하시고, 해명할 건 해명하시고, 사과할 게 있으면 빨리 사과하고 털고 가시면 된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이날 SNS에 “가족 전원이 유치한 욕설과 비방에 동원됐다는데 본인은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매일 집에 가지 않고 그때는 딴살림 차렸었나”고 저격했다.

다만 한 전 대표는 감사 결과와 관련, 일부는 허위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그는 이날 SNS에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 발표했다”며 “저는 당원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도 않아 동명이인 명의 글과 무관하다.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친한(친한동훈)계도 당무감사위의 조치가 ‘한동훈 죽이기’라며 날을 세웠다. 박정하 의원은 이날 SNS에 “그저 적개와 분노에 적셔진 조작과 모순만 강조된 꼴”이라며 “차라리 ‘그저 총으로 쏴 (죽이)겠다’는 그 분(윤석열 전 대통령)의 말로 발표를 대신하는 게 솔직했을 듯 싶다”고 밝혔다. 박정훈 의원도 “감사 내용을 조작까지 한 건 정치적 목적에 과도하게 몰입해 기본적 도덕성마저 저버린 것”이라고 이호선 위원장의 경질을 촉구했다. 배현진 의원은 “당무감사위원장이란 자가 감사 내용을 위조하고 꽁무니를 빼는 중인가 본데, 지엄한 법의 처분을 받게 될 듯하다”고 적었다.

향후 당무감사위가 한 전 대표 징계 여부를 윤리위로 넘기면서 징계 절차에도 착수할 것으로 보여 징계 결과에 따라 또 한 차례 갈등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장동혁 대표가 공석인 윤리위원장에 누구를 인선하느냐에 따라 계파 갈등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