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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근무 종료를 앞둔 한 직장인이 후배 동료에게 뜻밖의 책 한 권을 선물을 받고 지나온 직장생활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평소 직장을 떠나는 동료에게 작은 선물을 건네며 마음을 전해왔지만, 이번에는 자신이 감사의 마음을 받는 입장이 됐다. 계약 종료를 앞둔 A 씨에게 후배 B 씨가 건넨 책에는 함께 일하며 쌓은 신뢰와 고마움이 담겨 있었다.
먼저 입사한 A 씨는 B 씨에게 업무에 필요한 내용을 알려줬다. B 씨는 새로운 일을 빠르게 익혀 맡은 업무를 성실하게 해냈고, 직장 내 기본적인 예의와 업무 기준도 잘 지켰다.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며 일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좋은 동료관계가 만들어졌다.
B 씨가 건넨 책은 스즈키 유이의 소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였다. 작품은 괴테 연구자가 우연히 접한 출처를 알 수 없는 한 문장에서 시작된다. 익숙하다고 믿었던 말의 진위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언어와 기억, 사람 사이의 관계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다.
퇴사를 앞두고 책을 받아든 A 씨에게 작품의 이야기는 남다르게 다가왔다. 직장에서는 매일 반복되는 업무가 이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오래 남는 것은 그곳에서 만난 사람과 주고받은 마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뜻밖의 선물은 자신의 역할도 돌아보게 했다. 업무를 알려주는 선배로서 잘했는지, 후배에게 어떤 동료로 기억될지 생각하게 된 것이다. 늘 떠나는 사람을 배웅하던 A 씨가 이번에는 동료의 마음을 받으며 자신의 직장생활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직장에서는 근무가 끝나면 관계도 자연스럽게 멀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함께 일하며 쌓은 신뢰는 고용 형태나 근무 기간이 끝난 뒤에도 남을 수 있다. 이번 책 한 권은 업무를 통해 맺어진 인연이 단순히 일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좋은 기억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A 씨에게 책은 단순한 이별 선물이 아니었다. 함께 일한 시간이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기억으로 남았다는 것을 확인하게 해준 마음이었다. 떠나는 순간까지 좋은 동료로 기억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마지막 출근길에 책을 품에 안았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서로의 삶에 잠시 머물렀더라도 진심을 나누고 좋은 기억 하나를 남길 수 있다면, 아직 살 만한 세상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