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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9일 일본 후쿠오카시 미즈호 PayPay돔에서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닛폰햄을 꺾은 뒤 ‘승리의 불꽃’이 연출되고 있다. 이유경 기자 |
- 1993년 개장 日 첫 개폐식 돔
- 불펜·더그아웃·그라운드 포함
- 구단 역사 콘텐츠화 오전 투어
- 저녁엔 4만 관객 들어찬 경기
- 돔 바로 옆 엔터테인먼트 시설
- 경기 중에도 오가며 즐기게 해
지난달 9일 오전 11시 일본 후쿠오카시 주오구 미즈호 PayPay돔. 저녁 프로야구 경기 시작까지 7시간가량 남은 시각 해외 각지에서 온 참가자 20명과 함께 돔투어에 나섰다. 투어는 원정팀 불펜에서 출발해 선수 전용통로와 더그아웃을 거쳐 그라운드로 이어졌다. 평소 관람객의 출입이 제한된 선수 공간과 경기 시설을 직접 둘러보는 프로그램이다.
불펜 벽면에는 투구할 때 발생하는 불필요한 울림을 줄이는 회색 흡음매트가 설치돼 있었다. 한쪽 카메라는 투수의 준비 상황을 벤치 모니터로 전달하고 코칭스태프는 내선전화로 등판할 선수를 부른다. 투어 관계자는 “불펜이 더그아웃과 가까워 준비를 마친 투수가 마운드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며 “별도의 불펜카도 운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선수 전용통로에는 난카이 호크스 시절부터 현재까지 구단 연표와 일본시리즈 우승 장면, 우승 페넌트, 역대 선수들의 친필 사인이 전시돼 있었다. 이어 더그아웃 벤치에 앉아 선수들과 비슷한 높이에서 마운드와 외야를 바라봤다. 투어 마지막에는 그라운드로 내려가 지난 2월 교체한 인조잔디를 직접 밟았다. 잔디 아래에는 약 4㎝ 두께로 모래와 고무칩을 채워 충격을 흡수하고 선수의 다리와 허리 부담을 줄이도록 설계했다.
오후 6시 경기 시작을 앞두고 관중석은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 유니폼과 응원용품을 든 관람객들로 가득찼다. 이날 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스전에는 3만9894명이 입장했다. 경기장 밖의 강풍이 무색하게 돔 안에서는 경기가 예정대로 시작됐다.
7회말 호크스 공격을 앞두고는 구단 응원가에 맞춰 팀 상징색인 노란 풍선을 날리는 ‘럭키 세븐’ 응원도 펼쳐졌다. 호크스가 닛폰햄을 5 대 4로 꺾자 경기 종료 뒤 돔 안에서는 ‘승리의 불꽃’이 펼쳐졌다. 오전 투어 참가자에게 불펜과 더그아웃, 그라운드를 개방했던 경기장은 저녁이 되자 4만 명에 가까운 관중이 야구와 응원, 불꽃 연출을 즐기는 공간으로 변했다. 호크스는 이날 승리로 퍼시픽리그 선두를 지켰으며, 정규시즌도 91승 49패 3무로 1위를 차지했다.
■날씨 따라 움직이는 개폐식 지붕미즈호 PayPay돔은 1993년 4월 문을 연 일본 최초의 개폐식 돔구장이다.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소유하고 운영한다. 돔의 직경은 222m이며 그라운드에서 지붕 최고점까지 높이는 68m다. 프로야구 경기 때는 약 4만 명을 수용한다.
돔 지붕은 3개의 대형 패널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2개가 좌우로 움직이며 약 20분 만에 지붕을 열고 닫는다. 구단은 날씨가 좋은 일부 경기에서 지붕을 개방한다. 홈경기에서 승리하면 돔 내부에 ‘승리의 불꽃’을 쏘아 올리고, 기상 여건이 맞을 때는 경기 뒤 지붕을 여는 연출도 선보인다. 지난달 9일에는 강풍이 불어 지붕을 닫은 채 경기를 치렀다. 강수확률과 풍속, 경기 일정 등을 종합해 개방 여부를 결정한다.
돔은 프로야구 일정에만 맞춰 운영하지 않는다. 호크스가 원정경기를 치르는 주말에는 콘서트와 이벤트를 열고 행사 전후로 무대와 장비를 설치하거나 철거한다. 야구 일정이 없는 날을 공연과 행사 준비에 배분해 대형 공간이 비는 시간을 줄인다.
돔투어는 경기 시작 전 빈 시간을 관광 콘텐츠로 바꾼다. 선수 공간의 구조와 구단 역사를 해설하고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해 경기 관람만으로는 접하기 어려운 구장 운영의 이면까지 상품화했다.
■경기 중에도 오가는 돔과 체험시설PayPay돔 바로 옆에는 2020년 문을 연 복합엔터테인먼트 시설 ‘BOSS E·ZO FUKUOKA’가 있다. 이곳에는 ▷디지털아트 ▷베이스볼뮤지엄 ▷가상현실 체험시설 ▷푸드홀 ▷옥상 어트랙션 등을 배치해 경기장 밖에서도 다양한 체험과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베이스볼뮤지엄에는 선수와 감독으로 활약한 오 사다하루의 기록과 사진 및 관련 물품이 전시돼 있다. 현재는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을 맡고 있다. 호크스의 역사와 주요 선수도 함께 소개한다. 별도 체험공간에서는 캐치볼과 타격, 투구 동작을 직접 해볼 수 있다. 관람객이 야구 역사를 살펴보는 데 그치지 않고 몸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야구와 무관한 즐길거리도 다양하다. 현장에서는 경기 전 식사하려는 방문객들로 푸드홀이 붐볐고, 체험시설에도 가족과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현장 관계자는 “야구경기가 없는 날에도 사람들이 찾아오는 장소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며 “야구 이외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담을 별도 공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E·ZO 는 경기 관람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데만 목적을 두지 않는다. 야구박물관은 구단 팬을, 디지털아트와 가상현실 시설은 가족과 외국인 관광객을, 푸드홀은 야구와 공연 관람객을 각각 끌어들인다. 경기 일정이나 야구에 대한 관심 여부와 관계없이 방문 목적이 다른 이용객을 한곳으로 모은다.
E·ZO는 음식점과 특별전, 기간 한정 매장 등을 주기적으로 바꾼다. 관계자는 “방문객의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새로운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인다”고 전했다. 경기장 부속시설을 넘어 연중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엔터테인먼트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부산 북항 돔은 경기와 공연장 기능에 더해 비경기일 운영계획까지 구체화해야 한다. ▷선수 공간을 활용한 경기장 투어 ▷부산 야구사를 담은 상설 전시 ▷가족과 외국인 관광객 대상 체험시설 ▷식음·상업 콘텐츠를 용도별로 마련하고 이를 하나의 운영체계로 묶는 방안이 중요하다. 준공 뒤 콘텐츠를 덧붙이기보다 초기 설계 단계에서 공간별 활용방식과 운영주체, 콘텐츠 교체 계획까지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경기일뿐만 아니라 비경기일과 비시즌에도 돔과 부대시설을 지속해서 운영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