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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환경에서 관찰되는 요정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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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이끼 군락에 나타나는 고리 모양의 식생 구조인 ‘요정고리(fairy ring)’에서 식물 성장을 돕는 유익한 미생물이 일반 이끼 군락보다 4배 이상 집중적으로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극한의 남극 환경에서 미생물이 새로운 식물의 정착과 생태계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극지연구소는 남극세종과학기지 인근 바톤반도의 이끼 군락을 분석한 결과, 요정고리에서 식물 성장을 촉진하는 미생물이 선택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요정고리는 땅속에서 퍼져 나가는 곰팡이의 영향으로 식물 주변에 둥근 고리 모양이 형성되는 자연현상이다. 세계 각지의 초원과 산지는 물론 남극의 이끼 군락에서도 관찰된다.
극지연구소 이정은 박사 연구팀은 바톤반도에 서식하는 남극낫깃털이끼를 대상으로 요정고리 안쪽과 경계선, 일반 이끼 군락의 미생물 분포를 비교 분석했다. 또 요정고리에서 세균을 직접 분리해 식물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했다.
분석 결과, 식물 성장에 유익한 스핑고모나스와 리조비움 등의 세균이 요정고리 영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핑고모나달레스 목에 속하는 세균은 요정고리 내부 미생물 군집의 평균 58.2%를 차지했다. 일반 이끼 군락의 14.1%와 비교하면 약 4.1배 높은 수준이다.
요정고리에서 분리한 세균들은 식물 성장 호르몬인 옥신을 생성하고, 토양 속 인산을 식물이 흡수하기 쉬운 형태로 바꾸는 능력을 보였다. 식물의 철분 흡수를 돕는 물질인 사이드로포어도 분비했다.
연구팀이 이들 세균을 실험용 식물인 애기장대에 적용한 결과, 식물의 전체 무게가 늘고 뿌리 발달도 뚜렷하게 촉진됐다.
이번 연구는 요정고리가 단순한 식생의 공간적 특징을 넘어 식물과 곰팡이, 미생물이 상호작용하며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공간일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식물 생존이 어려운 남극에서 유익균이 새로운 식물의 정착과 초기 식생천이를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정은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식물과 곰팡이가 함께 만든 요정고리 안에서 식물 성장을 돕는 유익균이 늘어나는 현상을 확인했다”며 “극한 환경에서 식물이 새롭게 뿌리내리고 생태계가 확장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MC Plant Bi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