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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창녕비봉리패총전시관 일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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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8000년 전 한반도 신석기인들의 삶을 경남 창녕에서 엿볼 수 있다.
창녕비봉리패총전시관은 2027년 3월 17일까지 상설전시실에서 특별전 ‘비봉리패총, 땅속의 시간을 꺼내다’를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창녕 부곡면 비봉리패총(조개더미) 발굴 당시의 사진과 자료, 발굴 장비 등을 통해 발굴 과정과 현장성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체험형 전시로 기획됐다. 발굴 현장 사진 40여 점을 비롯해 발굴 장비와 고고학자의 이야기, 발굴 현장 체험 공간 등을 선보인다. 관람객은 패총이 발굴되는 과정을 따라가며 현장의 분위기와 고고학 조사 과정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비봉리패총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배와 똥화석이 출토된 곳이다. 또 망태기와 동물무늬토기인 멧돼지토기 등이 발견돼 사적 제486호로 지정됐다.
비봉리패총전시관은 과거 양배수장을 전시공간으로 조성한 곳이다. 현재 잔디광장은 2005년 유물이 출토된 발굴현장이다. 비봉리는 현재 바다와 수십 ㎞ 떨어진 내륙이지만, 신석기시대에는 낙동강 하구를 통해 바닷물 드나들던 기수(汽水) 지역이었음을 패총의 존재로 추정할 수 있다. 기후 온난화로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바닷물이 낙동강 지류를 타고 이곳까지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국립김해박물관 송현경 학예연구사는 경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창녕 비봉리 일대는 밀물 때는 바닷물이 들어왔다가 썰물 때는 강물이 흘러 다시 민물로 바뀌는 경계 지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완전히 열린 바다는 아니었지만, 해양 환경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는 의미다. 비봉리패총은 해안가 유적인 부산 영도구 동삼동패총 등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다른 신석기패총은 바다에서 캔 굴 껍데기가 대부분이지만, 비봉리패총은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에 사는 재첩 껍데기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왔다. 섬진강과 남해가 만나는 하동의 특산물로 유명한 바로 그 재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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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통나무배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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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산성 토양이 많은 한반도에서는 목재나 편물 같은 유기물 유물은 쉽게 부식돼 소실된다. 하지만 비봉리 유적은 수분으로 가득 찬 진흙층(저습지)과 조개껍데기에서 나온 탄산칼슘이 천연 보존막 역할을 하여, 목재 유물과 유기물들이 거의 완전한 형태로 보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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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봉리 출토 통나무배 재현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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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토된 통나무배 2척 중 제1호는 200년 된 소나무의 속을 파내어 U자 모양으로 만들었으며 불에 그을려 가공한 흔적이 확인된다. 신석기 초기인 약 7700년 전에 만든 것으로, 비봉리패총 가장 아래층인 제5층에서 발견됐다. 잔존 길이 310㎝ 최대 폭 62㎝ 두께 2~5㎝로 보아 4m 이상의 배로 추정한다. 일본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배보다도 최소 1000~2000년 이상 앞서는,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신석기시대 선박 유물이다. 엮어서 만든 망태기(편물)도 출토돼 신석기인들의 정교한 짚·풀 공예 및 수공예 기술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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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석기시대 도토리 저장고 재현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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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에 날이 서 있는 칼 모양 목기(木劍)와 목제 자루, 노 등 다양한 목공품이 함께 출토됐다.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연안 저습지 지형을 활용하여 조성된 90여 개의 도토리 저장 구덩이(저장공)도 확인됐다. 도토리의 떫은맛(타닌)을 수용성 성질을 이용해 냇물이나 갯벌 물에 우려내어 장기 보관하던 신석기인들의 지혜를 보여 준다.
비봉리 유적은 유물이 드문 신석기시대 연구를 위한 박물관 같은 역할을 한다. 신석기시대 생활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국내 고고학 연구에서도 높은 학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