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걷고 싶은 길 <77> 김해 진례 평지마을 둘레길

해발 250m 그림같이 푸른 저수지길… 백숙촌은 연 30만 명 찾는 명소

  •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
  •  |   입력 : 2019-09-08 18:52:46
  •  |   본지 1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비음산을 병풍처럼 두른 ‘보석’
- 작년 5억 원 들여 1.5㎞ 조성
- 큰박골 계곡 작은 교량 건너면
- 예쁜 벤치 설치된 휴식처 나와

- ‘촌닭’ 백숙 30년 역사 자랑
- 신안저수지까지 돌면 4.5㎞
- 아기자기한 다랑논 널려 있어
- 고즈넉한 농촌 풍경이 압권

경남 김해에 가면 30년 역사를 지닌 닭백숙 마을이 있다. 진례면 평지마을이 그곳이다. 마을 뒤쪽은 비음산이 병풍처럼 두르고 앞쪽으로는 투명한 저수지가 마을의 모습이 그림인 듯 담는다. 이런 마을 저수지에 지난해 명품 둘레길이 생겼다.

김해시가 저수지의 굴곡을 따라 조성한 둘레길은 1.5㎞다. 이곳과 아래 신안저수지를 연결하는 길을 한 바퀴 돌면 4.5㎞를 걷는다. 1시간 30분이면 왕복할 수 있다. 백숙을 한 그릇 뚝딱 비우고 둘레길을 걸으면 운동도 되고 기분도 상쾌해질 것이다.
   
경남 김해시 진례면 평지저수지길 제방 부근 전경. 푸른 저수지를 끼고 도는 길은 주변의 풍광과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박동필 기자
■초록 생명력 품은 평지 저수지길

부산에서 이곳을 찾으려면 남해고속도로 진례IC에서 내려 마을로 향하면 된다. 초행길이면 길이 다소 복잡하니 내비게이션에 ‘평지 저수지(김해)’를 치고 이용하기를 권한다. 공장지대를 지나면 산 마을로 향하는 도로가 나타난다. 산 마을 입구 주변에는 과거 영화 ‘달마야 놀자’의 촬영지였던 ‘향초 슈퍼’가 있어 잠시 눈길을 끈다.

여름 끝자락에 차를 타고 산촌을 향해 달리다 보면 가슴까지 뻥 뚫린다. 회색빛 공장이며 집들이 사라진 공간에는 초록의 숲자락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산 줄기를 오르기를 7, 8분.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제법 규모가 큰 저수지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평지 저수지다.

저수지 주차장에 차를 대면 비로소 ‘둘레길 걷기’가 시작된다. 저수지는 아랫마을 진례 들녘에 농업용수를 대려고 정부가 1979년 준공했다. 김해시가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해 5억 원을 들여 저수지 주변에 1.5㎞ 둘레길을 완성했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저수지를 끼고 도는 덱은 주변 자연의 풍광과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할 정도로 멋스럽다.

동행한 김인수 진례면장은 “마을 입구에는 공장들이 산재해 풍광이 그다지 좋지 않지만 평지 저수지에 도달하면 별세계에 와있는 느낌이 난다”며 “보석과도 같은 저수지 길을 많은 탐방객들이 찾아 마을 백숙도 먹고 힐링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발 250m, 도심 속 고원지대

   
취재에 동행한 김인수 진례 면장(오른쪽)과 주민들이 평지 저수지길을 걷고 있다. 박동필 기자
걸음을 재촉하자 샛노란 호박꽃이며 하늘로 기어 올라가는 더덕 넝쿨이 둘레길 담장 위에 도도한 자세로 걸터앉아있다. 길가에 도열한 쑥들도 진한 향기를 풍기며 탐방객의 코끝을 간지럽힌다. 자연이 마치 ‘이 땅은 내 구역’이라는 구호를 외치는 듯하다.

동행한 마을 주민 조강래(59) 씨는 “어릴 적부터 저수지에 마을 사람들이 붕어 등 많은 민물고기를 풀었다”며 “하지만 낚시꾼들에 의해 외래종인 배스가 유입돼 토종 어류를 잡아먹으면서 생태계 균형이 많이 깨졌다”고 털어놨다.

평지 저수지와 마을은 그림의 구도상 한 세트다. 41가구가 정겹게 사는 이 마을에 행여 티끌이라도 묻을세라 저수지는 1년 내내 마을을 거울처럼 비추고 있다.

마을주민 41가구 중 15가구가 닭·오리 백숙집을 운영 중이다. 조 씨는 “마을이 해발 250m 비음산 자락에 자리 잡아 공기가 좋고 여름에도 아랫마을보다 시원하다”며 “마을 뒤 비음산 자락에서 내려온 큰박골 수량이 워낙 풍부해 평소에도 저수지 물이 마르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해 가뭄 때 뜻하지 않게 저수지가 거의 바닥 수준까지 간 적 있다”고 들려줬다.

■독뱀이 많아 붙여진 독새골

   
둘레길을 따라가면 큰박골 계곡 위에 걸쳐있는 작은 교량을 건넌다. 계곡 저 멀리서 쏟아져 내려오는 물줄기와 귓전을 때리는 매미 소리가 합쳐지면서 멋진 화음을 만든다. 교량을 건너자 탁 트인 곳에 예쁜 벤치가 설치된 휴식처가 나온다. 멀리 저수지 제방 끝자락이 시야에 들어온다.

둘레길을 걷다 마을주민에게 저수지 깊이를 물으니 “옛날에는 수심이 100m였지만 이제는 토사가 쌓여 50m 정도 된다”고 일러줬다.

마을 주민들은 둘레길 오른쪽 산을 예부터 독뱀이 많다는 연유로 ‘독사골’로 불렀다고 전한다. 조심해서 접근하라는 경고의 의미가 담긴 작명인 셈이다.

독사골을 가슴팍에 품은 ‘건너산’은 거대한 삼각형 모양을 하며 아름다운 산세를 자랑하고 있었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가끔 패러글라이딩 동호인들이 산 정상에서 주변 야산 사이로 활강을 한다. 저수지 끝자락에 서니 멀찍한 풍광이 손에 잡힐 듯 다가왔다.

저수지 둘레길 끝에 아래쪽 신안 저수지로 향하는 둘레길이 있다. 아기자기한 다랑논이 널려 있어 고즈넉한 농촌풍경을 체험하고 싶다면 둘러보기를 권한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2. 2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3. 3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4. 4[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5. 5“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6. 6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7. 7[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8. 8[속보]돌아온 ‘부캉이’, 식지 않는 인기…누적 방문객 80만 넘어
  9. 9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10. 10[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1. 1[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2. 2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3. 3[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4. 4'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5. 5李대통령,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에 “철저 조사 지시”
  6. 6'광대극' 조소 이어 미사일로 응답한 北. 좁아진 청와대 입지
  7. 7영화 '암살자(들)' 논란 속 장동혁, 고(故) 육영수 생가 방문
  8. 8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9. 9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10. 10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1. 1“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2. 2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3. 3[속보]돌아온 ‘부캉이’, 식지 않는 인기…누적 방문객 80만 넘어
  4. 4"차명계좌 적발, 작년 이후 총 3471건…NH농협 가장 많아"
  5. 5"산업용 차등요금제, 기업의 지역이전 효과 극히 불투명"
  6. 6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둘러싼 한·미 불협화음 언제까지 이어지나
  7. 7정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 급증… 재정 부담 가중될 듯
  8. 8카카오 월4900원 멤버십 출시…네이버 쿠팡과 3파전
  9. 9SK지주 최태원 지분율 3% 하락…최 회장 재산분할 자금 충당
  10. 10미래대응기금, 국감 쟁점 부상…국회 "재원 지속가능 의문"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3. 3[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4. 4“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5. 5AI 성착취물 텔레그램방 ‘그놈’…잡고 보니 경찰관
  6. 6울산바위 배경으로 사진 찍다 추락한 70대 등산객 숨져
  7. 7부산·울산·경남 일부 비…낮 최고 23∼26도
  8. 8"친구가 총기 들고 탈영"…허위 신고한 20대 벌금 500만 원
  9. 9“차량 흔들린다” 술 취해 소화기로 버스기사 폭행한 60대
  10. 10ADHD 치료제 처방 2년 새 38% 급증…“공부 잘하는 약 없어”
  1. 1“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2. 2‘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3. 3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4. 4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5. 5[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6. 6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7. 7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8. 8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9. 9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10. 10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