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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도로침하 긴급진단 <상> 침하 왜 일어났나

차수벽(물이 새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한 벽) 부실해 지하수·흙 무너져 내려

  •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
  •  |   입력 : 2020-03-17 20:13:50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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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경남 양산시 중앙동 옛 시외버스 터미널 일대 A대형 고층 건물 신축 공사장 맞은편에서 발생한 도로침하는 여러 면에서 충격을 던져 주고 있다. 중앙동 원도심의 최고 번화가가 도로침하로 한 달 이상 교통이 통제될 것으로 보여 주민통행 불편은 물론 주변 상가도 손님이 크게 줄어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본지는 이번 도로침하와 관련해 원인과 문제점, 대책 등을 짚어보는 연속 기획 기사를 마련했다.
양산시 중앙동 원도심 최대 번화가인 옛 시외버스터미널 앞 도로가 지난달 28일부터 지반침하로 차량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 맞은편 건물 지하 터파기 공사
- 지반 자갈이라 히빙현상 발생
- 현 공법 계속 땐 침하 재발 위험
- 전문가 “첨단 공법 재시공 필요”

이번 도로침하와 관련, 양산시는 사고현장 맞은편 A건물 지하 터파기 공사과정에서 발생한 히빙(HEAVING·바깥의 흙이 안으로 들어와 굴착 바닥면이 솟아오르는 현상)을 원인으로 꼽는다.

이 건물은 지하 4층 굴착공사에 앞서 공사장 지하수가 바깥으로 빠지거나 외부 지하수가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지하 20m 깊이에 차수벽을 설치했다. 그런데 수압으로 인해 차수벽에 공극(틈 벌어짐)이 생기면서 이 틈새로 외부의 지하수와 흙이 지하 공사장으로 유입돼 도로가 침하됐다는 것이다. A건물 시공업체도 이러한 점을 인정하고 업체 부담으로 보수공사를 진행 중이다.

시공업체 관계자는 “지하 바닥이 자갈이어서 흙과 시멘트를 직접 혼합해 만든 콘크리트 파일을 연속해 박아 지중 연속벽을 완성시키는 SCW공법으로는 파일을 지하암반까지 밀착해 완벽하게 박을 수 없어 지반침하가 일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각에서는 이보다 더 완벽한 스러리(SLURRY)공법(안정액을 사용해 굴착한 뒤 지중에 연속된 철근 콘크리트 벽을 형성하는 현장 타설 말뚝 공법)을 처음부터 적용하지 않았느냐고 하지만 도로가 협소한 공사장 여건상 장비를 들이기 어려워 달리 방법이 없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지금의 차수벽으로는 이러한 도로침하가 계속해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8년 5월 지하 터파기 과정에서 피압수(점토 지반사이에 높은 압력을 갖는 지하수) 유출로 인해 차수벽에 문제가 생겨 외부 지하수가 지하 공사장 안으로 다량 유입돼 공사가 5개월 가량 중단됐다.올해 들어서도 지난달 10일과 28일 두 차례나 차수벽 이상에 의한 히빙현상이 발생했다.

더 큰 문제는 차수벽의 이러한 문제점을 방치하면 도로침하는 물론 주변건물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문제점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도로침하 현장 주변 일부 상가와 아파트 등에서는 지반침하 등에 의한 건물균열이 심각한 상태다. 이들 건물은 A건물 지하 터파기 공사에 따른 급격한 지하수위 변동도 건물균열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도 A건물 차수벽 문제에 대한 납득할 만한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우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산시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토목 전문가들은 SLURRY 공법 등 외부 지하수 유입을 차단할 수 있는 고강도 차수공법으로의 재시공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양산시 관계자는 “도로침하로 인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진 상태에서 시도 주민을 설득할 대안을 내놓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점에서 A건물 공사장에서 완벽한 지하 차수벽 공사가 이뤄져 더 이상 지반침하 걱정을 안해도 된다는 점을 주민에게 인식시켜 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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