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활 복귀·연습경기 활약 등
- 박진형 구승민 정태승 트리오
- 빈약한 불펜 메울 필승조 부상
- 마무리엔 김원중·박시영 물망
지난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마운드는 전 구단을 통틀어 가장 낮았다. 팀 평균자책점 4.83으로 최하위, 그중 리그 최다 볼넷(546개) 기록은 유독 뼈아프다. 투수들이 정면승부를 못 하니 상대 타자들은 배트를 휘두를 필요도 없이 1루로 걸어 나갔다. 마운드가 약한 롯데로서는 리그 최하위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 수밖에 없었다.
특히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팀에 악영향을 미쳤다. 롯데 불펜은 지난 시즌 총 556.2이닝을 던지며 리그 최다 이닝을 기록했다. 고효준 진명호 등 7명의 선수가 40이닝 이상씩 책임졌다. 선발 투수가 일찍 무너지면서 두텁지 않은 불펜이 조기에 투입됐고 피로도가 증가하다 보니 성적이 좋을 리 없었다. 결국 불펜 평균자책점(ERA) 4.67로 9위를 기록했고 홀드도 47개로 9위에 그쳤다. 그리고 세이브는 겨우 16개만 얻으며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롯데 불펜은 올 시즌도 녹록하지 않을 전망이다. 마무리 손승락이 은퇴하면서 공백이 생겼기 때문. 하지만 롯데는 호주 애들레이드 스프링캠프(전지훈련)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필승조를 박진형 구승민 정태승 트리오로 구성하고, 김원중 박시영 등엔 뒷문을 맡길 계획이다. ‘집단 마무리’ 체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여기에 베테랑 고효준이 자유계약선수(FA) 잔류로 힘을 실어준다면 금상첨화. 허문회 감독은 “전지훈련에서 2, 3이닝은 충분히 던져줄 젊은 투수를 많이 발굴한 게 큰 성과로 꼽힌다”고 평가했다.
2013년 육성선수로 입단, 2015시즌에 처음 1군에 진입한 박진형은 이듬해 생애 첫 선발로 등판한 두산전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2017시즌 9월 10경기 ERA ‘0’을 기록하는 등 후반기 31경기에서 3승 1패 2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2.17로 활약해 5년 만의 가을야구를 이끌었다. 하지만 2018시즌 중에 어깨 통증으로 재활에 매진해야 했고 1년 가까이 1군에서 자리를 비웠다. 꾸준한 재활로 통증에서 벗어난 박진형은 롱릴리프(경기 전반에 투입돼 여러 이닝을 던지는 구원 투수)뿐만 아니라 마무리 역할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다.
구승민은 지난 시즌을 마치기 직전 동료 박시영과 함께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구승민은 상무에서 제대한 후 첫 시즌인 2018시즌 64경기에서 73.2이닝을 소화하며 7승 4패 14홀드 평균자책점 3.67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봤지만 지난 시즌 피로 누적으로 다소 주춤했다. 그는 “수술 이후 필리핀에서 몸을 잘 만들었고 호주 전지훈련에선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와 실전 경기를 통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실제 구승민은 전지훈련에서 총 네 경기에 출전해 1실점만 내주며 ‘믿을맨’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태승도 큰 기대를 받는다. 그는 호주 리그 질롱코리아에서 몰라보게 좋아진 구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겨울 질롱코리아에 합류해 20경기에서 22.1이닝을 던져 1홀드 평균자책점 3.22로 안정적인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그는 “예전에는 볼넷을 많이 허용하는 등 제구력이 좋지 못했다”며 “하지만 빠른 승부를 통해 아웃카운트가 늘면서 자신감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마무리다. 허문회 감독은 전지훈련 기간 불펜 투수들을 마무리로 실험했다. 강력한 후보는 김원중이지만 최근 박시영 등 일부 선수들이 눈에 띄게 성장해 단언하기 어렵다.
김원중은 지난 시즌 불펜투수로 나선 후반기 11경기에서 14.2이닝을 던져 1승 1패 1홀드 ERA 2.45를 찍으며 희망을 안겼다. 지난 8일 호주 청백전에서는 마무리로 나와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재활 훈련에 매진해 온 박시영도 전지훈련 막판 라이브 피칭으로 부활의 기지개를 켰고 같은 날 청백전에 선발로 나서 1이닝 완벽투를 선보였다.
호주 전지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두 선수는 24일 구단 청백전에서 나란히 청팀 불펜으로 나와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성민규 단장은 “박시영은 현재 구속도 좋고 공 회전 수가 많아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된 모습”이라면서 “김원중 역시 구속이 올라온다면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고 평가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