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위자료 2000만 원 지급”
- 업체 측 항소 … “노선 바꿔 달라”
- 시, 주민 의견 수렴 뒤 조정 검토
부산 북구 만덕동의 시내버스 회차지 갈등(국제신문 지난 1월 29일 자 13면 보도)과 관련, 법원이 소음 피해를 호소한 주민의 손을 들어줬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는 회차지를 옮겨달라는 주민과 버스업체의 요청을 수용하고 노선 변경 논의에 착수했다.
부산지법 민사4단독 박주영 부장판사는 북구 주민 A 씨가 버스회사 한창여객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한창여객은 A 씨에게 2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3일 밝혔다.
2013년 이곳으로 이사 온 A 씨는 133번 시내버스 회차에 따른 소음, 진동 등으로 건물에 균열이 발생하고 수면 장애를 앓는 등 피해를 호소했다. A 씨는 “버스는 승용차가 없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대중교통이라는 것을 안다. 다만 이 소음에 따른 고통을 다수를 위해 희생하라는 것은 옳지 않다”며 “회차지 변경 등으로 고통받는 주민의 삶을 개선해달라”고 주장했다. 국제신문 취재 결과 왕복 1차로로 좁은 도로에 경사까지 있어 버스가 회전할 때 굉장한 소음이 생겼다. 다만 인근 주민 723명은 버스 노선 변경에 따른 불편을 이유로 북구에 해당 회차지 이전 반대 진정서를 제출했다.
박 부장판사는 “버스 회차 때 발생하는 소음으로 A 씨가 가장 보호돼야 할 주거의 평안이란 생활이익을 침해당하는 등 정신적 고통을 입었음이 명백하다. 버스회사가 A 씨에게 정신적 고통을 금전적으로나마 위로할 의무가 있다”면서 “비록 20~30초 동안 발생하는 소음이긴 하나 매일 새벽부터 자정까지 10분 간격으로 소음이 울리고 관련 법령에서 정한 소음 관리기준도 초과한다. A 씨의 민원 제기로 여러 차례 협의 절차가 진행됐고 대안도 제시됐지만, 여전히 똑같은 운행이 이뤄진다”고 판시했다.
한창여객은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한창여객은 A 씨가 이사 오기 전인 1989년부터 이곳을 회차지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30년 전부터 쓰던 회차지인데 A 씨가 이를 제대로 알아보고 이사 왔어야 한다”면서 “시가 버스노선을 변경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A 씨 측도 1심 판결이 나온 뒤 “매일 집 앞 회차지에서 생기는 소음·진동 등 때문에 정상적으로 생활하기 어렵다. 회차지만 다른 곳으로 바꾸면 손해배상을 안 받아도 된다”며 “버스회사나 시가 나서서 회차지를 제발 옮겨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따라 시는 133번 시내버스 회차지를 바꾸기 위한 노선 변경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북구를 통해 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한 뒤 해당 노선의 일부 조정이 가능한지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