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피고인 국선변호 청구 소홀히 한 법원…이례적 원심 파기

보이스피싱 협력한 혐의로 재판 넘겨진 50대 피고인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20-05-19 22:02:37
  •  |   본지 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빈곤 이유로 국선 신청 불구
- 원심, 변호인 없이 심리 진행
- 항소심서 방어권 부실 드러나
- 징역 3월서 벌금형으로 감형

보이스피싱 조직에 체크카드를 팔아넘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방어권을 충실히 보장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기초수급자인 피고인이 ‘빈곤’을 이유로 국선변호인 선정을 청구했음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의 판단이 위법하다는 취지로 피고인의 권리 보장에 경종을 울렸다.

부산지법 형사2부(황현찬 부장판사)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1) 씨에게 징역 3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 판결에 직권파기 사유가 있어 피고인의 양형 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한다”고 판시했다.

판결문을 보면 A 씨는 지난해 5월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체크카드를 빌려주면 건당 100만 원, 3일간 300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자신의 명의로 된 은행 체크카드 3장을 택배로 발송했다. 부산지법 형사11단독 신형철 부장판사는 지난 2월 A 씨에게 징역 3월을 선고했다. A 씨는 성범죄로 2017년 9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당시 집행유예 기간이었다.

집행유예 기간에 금고형 이상의 실형이 확정되면 집행이 유예된 형까지 모두 복역해야 하기에 A 씨는 총 2년9개월간 수감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원심이 A 씨의 방어권을 충실히 보장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감형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법원에 ‘빈곤 기타 사유’를 이유로 국선변호인 선정을 청구하면서 기초생활수급자·장애인 증명서를 소명자료로 제출했다. 그러나 원심은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지 않았고, A 씨는 변호인 없이 재판을 받았다. 형사소송법은 ‘법원은 피고인이 빈곤 그 밖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에 피고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변호인을 선정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피고인이 미성년자, 70세 이상, 청각·언어장애인 등이 아닌 경우 법원 판단에 따라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지 않을 수 있다.

원심은 지난 2월 판결을 선고하면서 A 씨가 구속되자 국선변호인 선정을 명했다. 구속된 피고인에게 변호인이 없으면 법원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피고인은 빈곤으로 인해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할 여지가 충분하다. 원심은 국선변호인을 선정해 그 변호인이 공판심리에 참여하도록 해야 했으나 국선변호인 없이 공판심리를 진행했다”며 “원심 판결이 국선변호인 선정에 관한 형사소송법 규정을 위반해 피고인이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지 못했고 효과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원심 판결에 위법이 있어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피해자와의 합의 등 유리한 정상이 더해지면서 A 씨는 벌금형으로 감형돼 구치소에서 풀려났다.

국선전담변호인으로 활동해온 최해영 변호사는 “피고인이 양형부당만 주장하고 원심 절차의 법령 위반을 주장하지 않았는데도 항소심 재판부가 직권으로 살펴 원심의 법령 위반을 찾아냈다.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더욱 두텁게 보호한 판결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도, '걸으면서 느끼는 단풍 여행지' 4곳 소개
  2. 2한화 김승연 회장 “한화DNA로 난관 뚫어내자”
  3. 3[속보]임은정 광주중수청장 “중수청 1호 감찰 대상 돼 안타깝고 서글퍼”
  4. 4“농지 전수조사 내용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세요”
  5. 5[속보]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칼리드 공항, 또 피격 12명 사망 309명 부상
  6. 6찬바람 부는 건설업…'비자발적 이직' 35개월來 30만명 돌파
  7. 7[속보]'가평 계곡살인' 이은해, 남편 유족연금 2년넘게 1300만 원 챙겨… 환수 0원
  8. 8주진우 "대구 천장 붕괴사고 때 이 대통령 골프, 참사때마다 벌써 세 번째"
  9. 9[속보]외교부, 사우디 전역에 ‘출국 권고’…중동 재외국민 안전대책 점검
  10. 10경기 안성 한 국도서 승용차 비탈길 추락, 30대 운전자 사망
  1. 1주진우 "대구 천장 붕괴사고 때 이 대통령 골프, 참사때마다 벌써 세 번째"
  2. 2[속보]외교부, 사우디 전역에 ‘출국 권고’…중동 재외국민 안전대책 점검
  3. 3울산 북구, 내년 구의원 월정수당 15% 인상안 주민 의견 듣는다
  4. 4이 대통령 "팬스타아크로호 귀항 축하, 이번 성과 바탕으로 북극항로 시대 준비"
  5. 5우크라 갈등에 한미 정보협력 난기류까지…靑 고심
  6. 6노무현·박원순 소환한 이 대통령 "품격없다 비난해도 SNS 소통 계속할 것"
  7. 7국힘 이소희 의원, 첫 국정감사서 ‘일일 우수의원’
  8. 8與 김용민 “자리 탐하려 정치한것 아냐”…李 대통령에 반박 해석
  9. 9[2026 국감 브리핑] 정진욱 “이전지역인재 의무채용, 꼼수 방지 위해 예외 조항 재검토해야”
  10. 10與 “한동훈 딸 수사 덮었나”…법무장관 당시 수사개입 의혹 공세
  1. 1한화 김승연 회장 “한화DNA로 난관 뚫어내자”
  2. 2“농지 전수조사 내용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세요”
  3. 3찬바람 부는 건설업…'비자발적 이직' 35개월來 30만명 돌파
  4. 42030년엔 로봇용 D램, 20배 증가 전망…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호재’
  5. 5극지해양미래포럼, 오륙도 조간대 체험·플로깅 행사 개최
  6. 6배달 문화 자리 잡으면서 불만도 급증… 5년여 간 소비자 상담 9430건
  7. 7삼양사, 최근 3년 반 동안 공정위 과징금 가장 많이 매겨져
  8. 8"국세 체납액 116조원 돌파…미납에 따른 가산세 급증"(종합)
  9. 9동남권 액셀러레이터 시리즈벤처스, 부울경 스타트업 11곳 IR 데모데이
  10. 10‘개 식용 종식’ 순조롭게 진행… 농가 1537곳 중 1339곳 문 닫아
  1. 1경남도, '걸으면서 느끼는 단풍 여행지' 4곳 소개
  2. 2[속보]임은정 광주중수청장 “중수청 1호 감찰 대상 돼 안타깝고 서글퍼”
  3. 3[속보]'가평 계곡살인' 이은해, 남편 유족연금 2년넘게 1300만 원 챙겨… 환수 0원
  4. 4경기 안성 한 국도서 승용차 비탈길 추락, 30대 운전자 사망
  5. 5551명에게 고금리 대출 불법 대부업자 2명 실형
  6. 6윤호중 행안부장관, 임은정 광주 중수청장 감찰 지시
  7. 72027학년도 대입 수시, 지역인재·지역의사제 전형 전년대비 40% 지원 증가
  8. 811일 부울경, 구름많고 경남 서부내륙엔 소나기 소식도
  9. 9울산마라톤대회 참가자 열 탈진 등 증세로 무더기로 병원 이송
  10. 10'대구 상가 천장 마감재 붕괴사고', 경찰 합동감식 진행
  1. 1유현조, 여자골프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 정상…시즌 2승
  2. 2허훈·킹 47점 합작에도…KCC, KT에 접전 끝 패배
  3. 3한화 김경문 감독·손혁 단장 동반 퇴진…후임 인선 착수
  4. 4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5. 5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6. 6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7. 7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8. 8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9. 9“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10. 10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