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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북극에서 부산의 기회를 보다 <3> 꿈의 항로에서 현실 항로로

‘기후변화 역설’ 겨울에도 열리는 북극항로 선점해야

  •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   입력 : 2022-09-22 19:06:50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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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 자원 운송 통로로 쓰였지만
- 모든 항로 열리는 2050년부턴
- 에너지·수산자원 주요 교역루트
- 기후변화로 어류도 북극해 이동
- 수산보고 되면 가치 더욱 상승

- 중·일 관련 정책 우리보다 앞서
- 북극항로 연구·활용 이미 본격화

북극항로는 지금까지 러시아의 자원 운송 통로로 쓰일 수밖에 없다(국제신문 지난 9일 자 10면 보도)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극지전문가들은 20, 30년 후 북극항로는 에너지는 물론 어획물까지 운송하는 주요 자원 운송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항로 개척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만큼 지금부터라도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북극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놨다.
지난달 31일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 북극해를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습. 얼음바다였던 이곳은 온난화로 대부분 녹아 선박운항이 가능해 보였다.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권용휘 기자
■늦어도 2050년 에너지·수산자원 주요 항로

북극항로는 북동항로(NSR·Northern Sea Route)와 북서항로(NWP·Northwest Passage)로 나뉜다. 북동항로는 우리나라에서 러시아와 미국 알래스카 사이의 바다인 베링해를 지나 러시아 북극해를 통과해 유럽으로 가는 바닷길이다. 러시아-중국 간 자원수송로로 사용된다. 북서항로는 베링해를 지나 미국 알래스카와 캐나다 북극 해안을 가로질러 유럽에 도달하는 길로, 해빙 감소가 적고 수심이 얕은데다 크고 작은 섬이 많아 항로가 매우 복잡하다. 이 길은 관광·물자보급·조사 목적으로 주로 쓰인다.

부작용이 큰 온난화가 역설적이게도 북극해를 녹여 경제적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쇄빙LNG 운반선 크리스토프 드 마르주리 호가 세계 최초로 겨울철 단독 북동항로 운항에 성공했다. 마르주리 호는 LNG를 싣고 지난해 1월 러시아 사베타항을 떠나 중국 장쑤성의 양커우항까지 다녀왔다. 북동항로는 겨울철 두꺼운 해빙으로 매년 7~11월 중에만 운항이 가능하고, 앞에서 바다얼음을 깨주는 지원 쇄빙선이 있어야만 한다. 그러나 기후 온난화와 항해기술이 발달하면서 겨울철 단독 운항이 가능해졌다.

전문가들은 늦어도 2050년께 북동·북서·중앙항로 모두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대기 중에 머무르는 탄소로 인한 온난화가 최소 100~200년은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동항로는 연중으로, 북서항로 역시 상업 항로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여름철에는 북극해 얼음 대부분이 녹아 중앙을 관통하는 항로가 뚫릴 수 있다. 부산항만공사(BPA) 이응혁 마케팅부장은 “북극항로는 중간기착지가 적어 컨테이너 항로로는 한계점이 명확하지만, 미래에 자원을 운송하는 항로로는 매우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온난화로 어류들이 북극해로 이동하는 상황도 주목해야 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18년 중앙 북극해를 비롯한 북극권 해역 어획량이 전 세계 어획량의 52%를 차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극지연구소 등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2050년께 북해와 미국 동부해의 어족자원은 각각 20%, 50% 감소하는 반면 노르웨이를 비롯한 북극 연안국의 어획 생산량은 5%에서 45%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극해 어장의 수산물 생산 비중이 현재보다 크게 높아져 북극해가 수산물 생산의 중심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본·중국보다 늦다…“미래 보고 준비해야”

북극에서 거둬들인 수산자원과 에너지는 북극항로를 이용해 운송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북동항로 대부분이 러시아 EEZ로, 이용 가능성에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다. 극지연구소 정책개발실 서현교 박사는 “불확실성이 있지만 북동항로에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한다. 러시아를 제외한 자원 개발 협력과 탐사·연구활동은 반쪽짜리다. 러시아와 북극항로 개척 파트너로 계속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북서항로를 점하고 있는 미국·캐나다와도 항로 공동조사를 벌이는 등 기회를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일본의 북극항로 관련 정책은 우리보다 앞서고 있다. 중국은 2018년 1월 ‘북극정책백서’를 발표해 자국을 근북극국가로 지칭하며 북동항로를 ‘빙상실크로드’로 명명했다. 중국과학원은 2020년부터 북동항로를 다니는 중국상선을 위해 해빙·해역 상황을 관찰·분석해 항로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일본은 러시아와의 자원 개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 및 아시아 LNG 운송 허브를 목표로 러시아 캄차카 반도 및 무르만스크항에 부유식 저장장치를 활용한 LNG 환적항만을 건설하겠다는 계획과 러시아 북극 LNG 개발 지분에도 참여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략적·종합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일본 중국과 비교해 추동력이 부족하다고 진단한 해양수산개발원(KMI) 김민수 경제전략연구본부장은 “북극항로를 이용하려면 극저온 등 극한 상황에서도 운항할 수 있는 선박과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부산은 조선업·수산업 등 지역 주력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상당한 기회를 얻게 되는 만큼 앞으로 무엇을 준비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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