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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98> 부산 강서구 미음동 분절유적 출토 간돌검

청동기 시대 무덤서 나온 ‘지배자의 상징’ 간돌검

  • 김유정 부산박물관 문화재조사팀 학예연구사
  •  |   입력 : 2024-04-22 19:46:33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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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력을 가늠하기도 어려운 수많은 최첨단 무기가 출현한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검(劍)’을 위협적인 무기로 떠올린다. 화학무기가 등장하면서 과거 위상은 잃어버렸지만, 인류에게 무기 그 이상의 특별한 의미로 인식된다.

인류가 검을 숭상한 건 매우 오래전부터다. 최초의 검은 누군가를 살상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됐지만, 어느 때부터 전사와 권력자를 상징하는 것으로 전환되어 무기를 초월한 상징물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검을 숭상한 인식은 세계사 흐름과 같은 맥락으로 확인된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검이 등장한 것은 언제일까? 우리나라 검은 청동기시대에 처음으로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히 ‘찌르거나 베는 도구’를 검이라고 한다면, 신석기시대나 심지어 구석기시대에도 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확인된다. 그러나 우리가 검을 떠올렸을 때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일반적인 모습은 청동기시대에 처음 등장한 간돌검이다.

부산박물관 동래관에는 부산 강서구 미음동 분절유적에서 출토된 간돌검(사진)이 전시돼 있다. 미음동 분절유적은 청동기시대 무덤군이 확인된 유적인데, 돌검은 무덤 부장품으로 모두 3점이 출토되었다. 분절유적의 돌검은 모두 손잡이가 있는 자루식이며, 상하 구분 홈이 없는 맨자루식(일단병식)이다. 청동기시대 돌검은 손잡이 형태에 따라 상하 구분 홈이 있는 홈자루식(이단병식)과 맨자루식으로 구분되는데, 대개 홈자루식 돌검이 먼저 등장하고 맨자루식 돌검이 뒤에 출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분절유적에서 출토된 돌검은 유적 형성 시기를 고려하면 기원전 4세기 이후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분절유적의 무덤이 구획묘라는 점 또한 중요하다. 구획묘란 돌이나 도랑으로 무덤 주위에 넓은 묘역을 조성한 무덤을 말한다. 즉, 무덤에 묻힌 1인을 위해 넓은 공간을 묘역으로 조성한 특별한 무덤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묘역이 조성된 무덤은 김해 구산동 지석묘로 길이 85m, 너비 19m에 달한다. 이 같은 무덤은 청동기시대 지배자의 무덤으로 본다.

분절유적에서도 청동기시대 지배자의 상징물인 간돌검이 출토된 점, 특히 넓은 묘역을 조성한 구획묘에서 돌검이 나온 점은 부산지역에서도 청동기시대에 상당한 권력을 가진 지배자가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부산지역은 인근 김해나 창원과 비교하면 청동기시대 유적의 수가 적어 청동기시대 사회 모습을 선명하게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청동기시대의 핵심적인 상징물인 간돌검이 출토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부산지역 또한 상당히 높은 수준의 사회가 이미 형성되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적극적인 유적 조사로 많은 간돌검이 출토되어 부산지역 청동기시대 모습을 더욱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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