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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50> ‘깊은산속옹달샘’ 고도원 이사장

일에 지쳤던 대통령 연설비서관, 명상·치유의 공간 열다

  • 고영삼 인생이모작포럼 공동대표
  •  |   입력 : 2024-04-30 19:22:18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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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거쳐 DJ 모시던 중 쓰러져
- 번아웃 뒤 명상센터 필요성 느껴
- 매일 짧은 위로의 글 ‘아침편지’
- 독자 크고 작은 후원·응원 덕에
- 충주 7만여 평에 센터 부지 마련

- 요가·명상·독서 등 프로그램 다채
- 호연지기 펼칠 청소년 양성 꿈꿔


◇ 고도원의 이모작 귀띔

- 절벽에도 길은 있다
고도원 이사장이 생일날 깊은산속옹달샘의 아침지기들과 함께 단체 사진을 찍었다. 사진 중앙에 케이크를 앞에 둔 이가 고 이사장이다.
꿈은 은퇴기의 사람들도 꾸어야 한다. 열차같이 질주하던 삶을 멈추고 돌아앉은 사람들도 꿈은 소중하다. 이번에는 초긴장의 인생일모작기를 보낸 사람으로서 인생의 방향을 바꾸어 ‘꿈너머꿈’을 꾸며 세상에 없던 길을 낸 사람을 만났다.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깊은산속옹달샘’ 고도원(72) 이사장이다. 그의 인생이모작은 꿈과 땀과 눈물과 기도의 세월이었는데, 그 덕분에 이제 그는 한국인에게 꿈과 희망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 충북 충추시 노은면의 너른 계곡, 그를 방문한 날 옹달샘에는 연초록 봄기운이 가득했다.



-여기를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여기는 ‘깊은산속옹달샘’입니다. 쉼과 회복 치유의 공간입니다. 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요가와 치유 음식과 명상 프로그램을 통해 몸과 마음을 치유해 주는 곳입니다.



고도원 이사장은 ‘고도원의 아침편지’로 유명한 사람이다. 그는 이곳에서 23년째 아침편지를 보내고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필자는 인터뷰를 하기 전 먼저 와서 1박 2일 동안 진행되는 요가 명상 프로그램을 체험하고서 그를 만났다.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니 심신이 회복 받는 느낌이 들더군요.

▶저희 아침지기들은 품성과 재능뿐만 아니라 좋은 주파수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최근 우리는 ‘하토마이 명상’을 개발했습니다. ‘하토마이’는 그리스어로 ‘손을 대다’는 뜻입니다. 하토마이 명상은 내 안에 잠든 신성한 에너지를 깨우는 시간입니다. 우리가 개발한 ‘하따사(하늘과 땅과 사람) 학춤’ 동작을 하며 하늘과 땅의 기운을 내 안으로 받아들여 내 안의 우주를 깨우고 있지요.

-‘깊은산속옹달샘’은 ‘고도원의 아침편지’가 확장된 것이죠? 이사장님은 젊은 시절 어떤 일을 하셨나요?

고도원 이사장이 김대중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으로 활동하던 시절 한 행사장에서 김 대통령과 악수하는 모습.
▶저는 젊은 시절 신문기자를 거쳐 김대중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으로 활동했습니다. 기자 생활을 통해 저는 세상을 보는 안목과 빠른 글쓰기로 단련되어 있었는데, 아놀드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라는 인생의 책이 인연이 되어 김대중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으로 발탁되었어요. 대통령 연설비서관은 제가 20대 시절부터 매우 염원하던 꿈이었기에 무척 보람되고 명예로운 자리였지요.

-그럼 연설비서관을 마치고 ‘아침편지’를 시작한 건가요?

▶시간적 순서로는 그렇지만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특별한 사연요?) 네. 대통령 연설비서관 자리는 날마다 온몸에 쥐가 나게 한다고 할까, 극도의 초긴장을 유발하는 자리입니다. 아시겠지만 정치 행위에는 언어 메시지가 매우 중요하죠. 그런데 대통령의 메시지를 적기 적시에 딱 알맞은 수준으로 작성하려면 정치사회 상황에 대해 늘 깨어있어야 해요. 또한 품격 있는 글을 써야 해요. 이런 글을 한 달에 이삼십 개씩 만들어 내다보니 긴장의 연속이었고 지독한 피로가 쌓였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제가 완전 쓰러져 버렸어요. 의식이 끊어져 버린 거죠.



어느 날 그는 연설문 초안을 작성하고 일어서다가 의식을 잃었고,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세상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때의 번 아웃은 인생의 변곡점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침편지를 시작하신 건가요?

▶목사의 아내였던 저의 어머니는 ‘하나님이 저를 다른 방식으로 쓰기 위해’ 고꾸라뜨린 것이라 위로하셨지만 저에게 아침편지는 바늘구멍 같은 탈출구였습니다. 어쨌든 49세인 2001년 8월 1일 시작한 첫 아침편지에 반응이 엄청났어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는 위로와 응원이 필요했던 거죠.

-그때 옹달샘도 함께 시작하신 건가요?

▶그렇진 않았어요. 비서관 임기를 마치고 휴식을 위해 동유럽·지중해 배낭여행을 떠났는데, 여행 중 제 머릿속에는 지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휴식하거나 온전히 치유받는 명상센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스며들더군요. 특히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쇤부른 궁전에 갔을 때는 ‘깊은산속옹달샘’이란 명상센터 이름까지 지어버렸습니다. 돌아와서 그 꿈을 아침편지에 올렸는데, 좋은 반응도 있었지만 “황당하다” “약을 잘 못 먹었다”는 비아냥도 받았죠.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저는 저의 마음소리를 충분히 듣고 결정했기에 개의치 않고 추진했습니다. 그러던 중 이곳 충주시의 한창희 시장의 제안을 받았어요. 와보니 이곳 69만 평의 충주시 휴양림 속에 있는 사유지 7만 평 규모인데 땅 기운이 예사롭지 않더군요. 그래서 이곳을 우리 재단에서 매입하고서 영험한 명상 공간을 만들기 위해 오쇼 라즈니쉬의 명상센터, 인도의 오로빌 마을, 프랑스의 플럼 빌리지, 미국의 롱우드 가든 등을 벤치마킹하며 영원을 지향하는 센터를 구상했습니다.

-사업자금 등 여러 난제를 어떻게 뚫어내셨나요?

▶일단 저의 집을 기부하여 재단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침편지로 사람들에게 알리니 며칠 사이에 13억 원이 모이더군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54세쯤이었습니다. 없던 새로운 깃발을 들면 상당수가 반감을 보이는 중에 대개 10~20% 정도는 찬성합니다. 그리고 그중의 10~20%가 물적 참여까지 하는 것 같아요. 없던 길을 만들기는 쉽지 않죠. 저는 당초 이 정도의 시설과 시스템을 만드는데 20년 동안 8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현재 아침편지 수신자가 400만 명, 옹달샘 방문자가 일 년에 10만 명입니다. 이를 400억 원 예산으로 10년 만에 이루었으니 엄청나게 단축한 겁니다.



물론 이렇게 섭리가 있었던 듯 자리 잡기까지 많은 동행자가 있었다. 허순영 김정국 최재홍 유영아 김홍도 김미성 등과 같은 분들의 크고 작은 기부와 응원, 그리고 더 나은 명상센터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80명의 아침지기들의 헌신은 사람으로부터 얻는 에너지가 가장 강력한 것임을 느끼게 해주었다.



-지금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나요?

▶매우 다양합니다. 크게는 요가 명상 단식 독서 청소년 교육인데요. 각 종목 안에는 다양한 스타일의 프로그램이 또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명상만 해도 호흡명상 아침명상 소리명상 비채명상 통나무명상 등으로 전문화해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다시 개인 혹은 가족별로 맞춤형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는 치유를 넘어 몸과 마음을 바로 세우고 생명성을 되찾아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운영 중인 ‘고도원TV’(https://www.youtube.com/@godowondream6389)에는 163개의 동영상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홈페이지(https://godowoncenter.com/)도 방문해 주세요.

-어려움도 많았지요?

▶코로나19로 힘들기도 했지만, 저를 관리하는 일이 늘 어렵죠. 남이 가지 않았던 길을 가다 보니 지칠 수 있죠. 그러면 피곤하고 무거워지고 잠 못 자게 되는 상황. 그래서 몇 년 전에 ‘절대고독’이란 책을 냈고, 근래에는 ‘고도원 정신’이란 책을 내기도 했어요. 사람은 자기만의 고독의 강을 건너는 법을 익혀야 해요.

-삶에 힘들어하는 인생이모작 출발점의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다시 꿈을 꾸라고 하고 싶습니다. 꿈을 글로 적고 누군가에게 말하면 길이 열립니다. 이때 휴식과 자기성찰이 있는 여행을 하면 더 좋지요. 그리고 고난을 해석하는 힘을 가져야 합니다. 고난으로 보이던 현상의 뒷면에는 행복이 숨겨져 있기도 하죠. 힘들 땐 자신에게 들이닥친 상황을 달리 보는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몸 마음 생각의 방향을 바꾸면 맞바람이 나를 밀어주는 바람으로 바뀝니다.

-‘꿈너머꿈’은 ‘고도원’의 상징어인데, 이사장님의 ‘꿈너머꿈’은 무엇인가요?

▶얼마 전 제1회 세계한인청소년포럼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해외에 거주하는 200만 명의 한국인 청소년들의 정체성을 키우고, 글로벌 리더로 성장시킬 방안을 모색하는 장이었습니다. 저는 ‘K-디아스포라 세계연대’의 이사장으로서 행사를 공동 주관했습니다. 사실 저는 요즘 청소년에 꽂혀있습니다. 그래서 2만5000명이 다녀간 ‘깊은산속 링컨학교’를 ‘꿈너머꿈 국제 대안학교’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글로벌 규모로 호연지기를 펼치는 청소년을 양성하고 싶습니다. 현재 옹달샘에 건립 중인 ‘청소년미래센터’도 기대해 주십시오. 저의 꿈너머꿈은 좋은 교육가입니다.



위인과 범인 차이는 무엇일까? 위인은 새 길을 내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보다는 대중의 아픔을 먼저 챙긴다. 그리고 번뜩 떠오른 영감을 잡아채 현실화시킨다. 청소년 시절 신학을 공부했던 고도원은 번 아웃으로 쓰러진 후 맞이한 인생의 전환점에서 사람들에게 보낼 위로가 되는 글귀를 떠올렸다. 그리고 시대의 격랑 속에서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더 근원적 치유의 기회를 주는 명상센터를 건립했다. 숱한 절벽의 세월이었다. 함께 걷고 같이 이루며 더 먼 곳을 바라보는 그 특유의 정신이 아니면 어찌 가능했을까? 어쨌든 이제 그는 일상을 살아가는 대중들에게 초희망(Beyond hope)의 깃발이 되고 있으니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라며 초인을 설한 니체를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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