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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선 등 500척 함선 통영 집결, 조선 후기 수군 편제 모습 생생히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24> 수군조련도 병풍

  • 김진태 국립해양박물관 전시기획팀 선임학예사
  •  |   입력 : 2024-05-08 18:26:59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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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깃발로 삼도 선단 효과적 통제
- 임진왜란 후 체계적 훈련 짐작

지난 4월 28일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신 479년이 되는 날이다. 국립해양박물관에서는 지난달 30일부터 충무공 이순신 장군 탄신 기념 테마 전시 ‘조선 바다를 지켜내다’가 열리고 있다.
국립해양박물관은 수군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소장품으로 ‘수군조련도’(사진)를 꼽을 수 있다. 수군조련도는 조선 후기 수군 훈련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우리 박물관이 소장한 수군조련도는 총 2점인데, 현재 ‘조선 바다를 지켜내다’가 열리는 기획전시실과 4층 상설전시실에서 실물을 확인 할 수 있다.

임진왜란을 계기로 조선은 새로운 전술 체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대규모 선단을 운용하는 기동항해전술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삼도수군통제영(三道水軍統制營, 현 경상남도 통영시)은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3도의 수군을 통솔하는 통제사가 있는 본진으로, 봄과 가을에 정기적으로 대규모 훈련을 했다. 이때에는 3도 수군이 모두 집결하였는데, 특히 봄 훈련인 춘조(春操)에는 판옥선과 거북선 등 500여 척 함선이 동원되었으며 군사 3만여 명이 통영에 집결했다.

수군조련도를 자세히 보면 조선 후기 수군의 편제를 이해할 수 있다. 편대 중앙에 삼도주사도독사령선(三島舟師都督司令船), 삼도대중군사령선(三島大中軍司令船), 부선(副船), 좌·우탐선(左右探船), 좌·우한선(左右翰船) 및 소속 편대, 그리고 중영(中營)·전영(前營)·좌영(左營)·우영(右營)·후영(後營) 등 오영(五營)에 소속된 전선들이 그려져 있다.

또한 세부적으로 묘사된 각 전선은 저마다 수군 깃발을 앞뒤로 갖추었으며, 깃발에는 선단 체제에서 위치와 소속 지명이 명기되어 있다. 전선의 앞 선두(船頭) 부분은 수군 깃발을 통해 이 전선의 수군 편제 예하 어느 지역 소속 전선임을 알 수 있고, 선미(船尾) 부분은 흑색 바탕에 구분이 가능한 글자가 함께 표시되어 있다. 특히, 선두 부분 깃발을 적색(前), 황색(中), 흑색(後), 녹색(左), 백색(右)으로 묘사해 수군 편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좌영장경상좌수사(左營將慶尙左水使)’라는 깃발 명을 통해 수군 편제의 왼쪽을 책임지는 경상좌수사(관직명) 임을 알 수 있고, ‘후초관기장(後哨官機長)’이라는 깃발에서 왼편 중에서 편대의 후방을 감시하는 직책을 갖고 기장에서 온 전선이란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이처럼 수군조련도를 통해 임진왜란 이후 조선 수군은 여러 선단을 통제하고 효과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체계적으로 훈련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역별로 편대를 구성하고, 도별로 선단을 편성하여 명령이 있을 때는 지정된 해역으로 집결함과 동시에 사전에 임무와 위치를 정하고, 정기적인 훈련을 통해 조선 수군의 능력을 끌어올렸다. 그림 속 체계적인 진영을 보고 있자면 참혹한 전쟁 후, 외침에 대비하고자 하는 결연한 의지가 느껴지는 듯하다.


※ 국립해양박물관·국제신문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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