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6·13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한나라당은 광역 16개 시·도지사 가운데 11개 지역에서 승리를 거둬 4개 지역과 1개 지역에서 승리한 민주당과 자민련을 일방적으로 따돌렸다.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 , 민주당 한화갑 대표,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13일 각당 선거상황실에서 6긿13 지방선거 개표방송을 지켜보며 선거결과에 따라 각기 다른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한나라당의 압승은 ‘부패정권 심판론’이 유권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씨가 구속기소되고 정권핵심부의 권력형 비리가 불거진데 따른 반감이 한나라당 지지를 가져온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이에 대해 “민주당이 잘못을 많이 했으니 국민들이 준엄하게 꾸짖은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수도권 선거에서 이같은 분위기가 두드러졌다. 한나라당은 지금까지 서울시장 선거에서 단 한차례도 이기지 못했다. 민주당은 서울지역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점을 감안해 젊은 후보를 통한 ‘변화’를 내세웠으나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실패했다.
경기지역 역시 선거 초반에는 팽팽한 접전을 벌였으나 권력형비리 등이 불거지면서 현정권에 대한 비판여론이 커져 한나라당 후보의 약진으로 이어졌다. 수도권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이 크게 승리해 현 정권에 대해 식상한 민심을 반영했다.
저조한 투표율도 한나라당에 유리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20~30대 유권자들의 투표불참이 투표율 하락을 가져왔고 상대적으로 젊은층의 지지를 받아온 민주당의 몰락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지역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들의 약진현상이 두드러져 현 정권에 대한 실망감을 반영했다. 특히 호남의 일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무소속 후보들이 선전해 ‘민주당 텃밭’을 무색케 했다.
또 자민련이 대전시장 선거에서 패하고 충남지사만 건져 충청지역 주민들이 자민련에 대한 기대를 상당부분 접었음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의 노풍(盧風)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거품이 많았음을 보여 주고 있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의 민주당 참패는 노 후보의 대선가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열기도 투표결과에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감에 월드컵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겹쳐 투표율이 더욱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 하지만 월드컵 경기의 성적이나 국민적 열기가 투표결과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초 비리정국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월드컵으로 희석되면서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있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 김경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