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큰 탓에 실망도 큰지 모르겠다. 하지만 기대를 버리지는 않겠다. 국정불안상황을 하루빨리 수습해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다.”
김성철(43·회사원)씨는 자신이 지지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기대와 달리 여론에 휩쓸리며 표류하는 듯해 안타깝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대선 과정에서 노 후보를 지지해줄 것을 당부했던 일부 친지 지인들까지 “자~알 하네”라며 비아냥대기도 해 왠지 마치 자신이 큰 실수라도 한 것처럼 마음이 무겁다.
4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노 대통령의 참여정부에 대한 성적표는 낙제점에 가깝다.
국제신문이 부산 울산 경남지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노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잘 했다’고 평가한 비율이 27.3%에 그쳤다.같은 시기 한국갤럽조사의 설문(전국 성인 1천38명 대상)에서도 노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지지한 국민은 40.2%에 불과했다. 이는 취임 100일 당시 김영삼(83.4%) 김대중(62.2%) 전 대통령의 지지도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신당 논란의 늪’에 빠져 새로운 정치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데다 북핵 여파로 촉발된 경제 불안이 경기침체로 이어진 것이 민심이반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화물연대 사태 등에서 보듯 노조를 비롯한 각종 이익집단들의 요구가 집단행동으로 분출되고 있으나, 정부의 대응은 원칙없이 오락가락하며 혼선을 초래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청와대는 2일 참여정부 출범 100일의 성과와 관련, 노사문제 등 각종 사회갈등에 대한 정부대응은 미흡했다고 자평했다. 청와대 정책실은 ‘참여정부 100일 성과와 향후 중점과제’라는 정책자료집에서 ‘반성·비판이 제기되는 정책’으로 두산중공업 분규, 철도 파업, 화물연대 집단행동,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시행혼선 등을 꼽았다. 또 지속된 경기침체, 서민경제 어려움 가중, 부동산 가격상승에 따른 주택시장 불안정 등을 들면서 “중산층 및 서민생활 안정대책이 미흡했다”고 분석했다.
노 대통령도 이날 ‘100일 기자회견’에서 “저와 정부의 잘못도 적지 않았음을 솔직히 인정하겠다”면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전환과정에서 빚어졌던 일부의 혼선과 시행착오는 빠른 시일내 고쳐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동의대 서영조 교수는 “노 대통령이 참여와 여론이라는 용어가 가진 이데올로기에 빠지면서 결국 ‘자기그물에 자기가 걸리는 꼴’이 됐다”며 “참여정부의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과 ‘여론독재’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 김경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