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의 구제금융안이 부결되자 정부는 30일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했고, 국회도 상임위원회를 열어 금융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또 당초 2일 열릴 예정이었던 당정회의를 1일로 앞당겨 개최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 의장, 김기현 제4정조위원장과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긴급 당정회의에서는 국내 가용외환 보유현황을 점검하고 중소기업 금융지원 문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국제공조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임 정책위 의장은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구제금융 법안이 (미국)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아 국내 금융시장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지난주 정부에 어떤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준비 체제를 갖추면서 가용외환 규모를 점검하고 금융기관들이 외환 부족으로 겪는 애로점을 점검하도록 촉구했다"고 밝혔다.

임 의장은 "이제 대한민국의 경제규모로 볼 때 우리 혼자서 세계경제의 변화 여건을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다른 나라들과 국제금융시장에서 공조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한승수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제금융시장이 매우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미국의 상황 변화로 금융시장이 예상보다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내각은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면서 외환 낭비요인이 없는지 점검하고, 금융 당국은 시장 불안이 확산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국회 지식경제위는 임채민 지경부 1차관과 홍석우 중소기업청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키코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대책 수립을 여야가 한목소리로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