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30일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대해 검찰 수뇌부가 사퇴 움직임을 보이면서 반발한 것과 관련, 김준규 검찰총장에게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검찰총장회의에 참석, 영접을 나온 김 총장에게 이같이 당부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총장은 "알겠습니다"라며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당부는 검찰 수뇌부가 집단 반발하는 모양새를 보일 경우 국민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변인은 "검찰은 굉장히 중요한 최고 엘리트 조직 중 하나인데, 이런 것도 일종의 변화라고 한다면 거기에 맞춰 엘리트 조직답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성숙하게 대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검찰총장회의 축사를 통해서도 "갈수록 검찰에 대한 시민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요구의 기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검찰의 자중을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도 "이해를 달리하는 계층 간 마찰이 일어나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힘을 가진 사람들이 싸운다고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밤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부터 검찰의 집단 반발 동향을 보고받고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검찰이 집단행동을 하는 것처럼 비쳐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